내가 출근준비를 하고 있을 때, 아그라페나가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는 홀로 살고 있는 내가 유일하게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치는 우리 집 가정부이자 요리사였다. 그런데 그녀는 지극히 말이 없는 평범한 여인으로 육여년 동안이나 나와합께 생활 하면서,
"식사는 무엇으로 할까요?"라는 말 이외에는 별로 해본 일이 없으며, 그 밖의 다른 이야기도 거의 꺼내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오늘 나에게 말문을 연 것이다.
"저...,잠깐 여쭐 말씀이 있는데요."
"......"
"저 작은 방을 빌려주는 게 어떨까 해서요."
"작은 방이라니 어느 방 말이오."
"부엌 옆에 딸린 방 있잖아요"
"아니, 그 방을 무엇 때문에...
"무엇 때문이라고요?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그런 방을 원하는 사람도 있나요?"
---p.106~107
나는 온힘을 다해 나를 소화시키려는 것을 막을 거야. 왜냐하면 모든 음식물이 변하듯 내가 이 속에서 변하고 싶지는 않아. 또 그렇게 되면 내가 너무 가치가 없는 꼴이 되니까 말이야. 그렇지만 한 가지 겁이 나는 게 있어. 러시아 제품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프록코트가 천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썩을 거란 말이야. 그렇게 되면 나는 옷도 없는 채로 남아서....내가 아무리 화를 낸다고 해도 결국은 소화되고 말 거란 말이지. 낮이라면야 내가 이런 것을 절대로 허용하거나 용서하지 않겠지만 밤에는...정신이 인간으로부터 날아가 버리는 수면시간에는 감자나 핫케익 그리고 쇠고기 따위같은 보잘 것 없는 운명으로 전락해 버릴 지도 모른다는 말이지. 그러한 생각이 나를 미치게 만들어.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관세율을 고쳐서 더 튼튼하고 악어속에 들어가는 일이 있더라도 더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영국 양복지의 도입을 장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정치인 그리고 또 우리들의 일간지인 '뻬쩨르부르그' 신문의 논평가들 중 누구를 만날 경우에 먼저 나의 이러한 생각을 알려야겠어. 이제 그들이 나에게서 이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알아가기를 나는 바라고 있단 말이야.
--- p.174-175
'...통나무처럼 누워서도인류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걸 내가 증명해 보일거야. 우리나라 신문과 잡지에 실리는 대부분 기사도 통나무처럼 누워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품이야....아무도없는 외진 구석이나 악어 뱃속으로 들어가서 눈을 감고 있으면 그만이야. 그렇게 하면 즉시 인류를 위한 완벽한 천년시대를 구상해 낼 수있어...'
--- p.
'...통나무처럼 누워서도인류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걸 내가 증명해 보일거야. 우리나라 신문과 잡지에 실리는 대부분 기사도 통나무처럼 누워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품이야....아무도없는 외진 구석이나 악어 뱃속으로 들어가서 눈을 감고 있으면 그만이야. 그렇게 하면 즉시 인류를 위한 완벽한 천년시대를 구상해 낼 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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