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그날 밤 PTS(야간장외거래)에서 주가가 60엔이나 상승했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의 시세는 어땠을까? 8시 이후에는 PTS의 움직임에 맞춰 상한가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도세가 증가했다. 이를 본 투자자들이 전날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싶은 마음에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9시 개장 전에는 매도가 늘면서 상한가보다 낮은 주가로 매수와 매도세가 균형을 이루었다. 호재에 반응해 장이 시작하자마자 매수세가 밀려들면서 3분마다 호가가 올랐다. 장이 열린 지 21분 만에 겨우 매수세와 매도세가 맞아떨어져 거래가 체결되었다. 전날 주가는 318엔이었는데, 이날 장 초반은 377엔이었다. 즉, 59엔이나 주가가 뛰었다. PTS의 종가보다 1엔 낮게 시작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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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고 있는 지금, 반도체 종목은 대체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IT기술, 나아가 5G 시대를 맞아 당분간 이와 관련된 종목의 주가는 강세를 띨 것이다. 여기서는 반도체 제조장비에서 인기 종목인 어드반테스트(6857)의 주가를 살펴보겠다. 이날은 뉴욕 다우 시장이 약해서 이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전날 9,890엔으로 마감했지만, 이날의 주가는 9,740엔 부근이다. 인기 종목이 미국 시장의 하락으로 싸게 시작할 때는 반등을 노리며 아침 일찍 들어가는 것이 성공률이 높다. 우선, 시장가 주문으로 최소 주문 단위인 100주7만 매수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하락에 놀란 무리, 주로 개인의 급매물이겠지만 매도세가 쏟아져 주가는 낮은 가격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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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열리는 시간이 9시부터니까 전투는 9시에 시작된다고 생각하진 않는가? 실은 주식시장의 ‘시작’은 아침 8시다. 거래가 있는 날 아침의 ‘호가’는 아침 8시 정각부터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증권사 사이트와 앱으로 볼 수 있는 호가창에 표시된다. 각 종목이 ’강한지 약한지‘는 그날 아침 8시 호가창의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균형’으로 거의 예측할 수 있다. 시장가 매수 주문이 매도보다 훨씬 많으면, 그 종목은 아침 시초가에 크게 올라 주문이 체결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주식 거래는 상상하고 예측하는 것이다. 8시 정각에 표시되는 매매 호가는 지정가 주문, 시장가 주문은 전날 장 마감 후부터 다음 날 8시까지 나온 주문들이다. 그 시점에 투자자가 각 종목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주문하는지 알 수 있다. 전날 보도된 다양한 뉴스와 기업 실적을 알려주는 재무제표 수치, 여러 가지 리스크와 NY 주식시장 동향 등 이 모든 것이 엮여서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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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매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가격이 비싼 매수 주문과 가격이 싼 매도 주문이 맞물리면서 수량과 주가가 맞았을 때 이루어진다. 그러면 다음으로 두 번째로 ‘싼 매도 주문과 비싼 매수 주문’거래가 체결된다. 이런 식으로 연속하면서 호가창이 표시되고 주가와 주문 수량이 변동한다. 이것이 ‘호가창’의 움직임이며 체결된 기록은 ‘시간별 체결가’로 남는다. 주가가 갑자기 오르락내리락할 때는 지금 있는 주가 부근에서의 매매가 심해진다. 이처럼 주가는 항상 일정하지 않고 변동하면서 오르내린다. 호가창도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변한다. 마치 숨을 쉬듯이 변동성을 보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느 시점에 매매할 것인가다. 거래를 잘 체결시키고 싶을 때는 주가의 오르내리는 폭을 잘 생각해서 최대한 유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정가로 주문하는 편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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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종목이나 소형주는 매수세가 모이면 상한가, 매도세가 모이면 하한가를 쉽게 기록한다. 모든 종목은 하루 중에 움직일 수 있는 가격제한폭이 정해져 있다. 이 제한폭을 넘어버리면 더이상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다. 상한가인 호가창을 보면 가장 높은 매수 주문이 몰린 곳에 ‘S’자 마크가 붙는다. 텐버거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상한가 종목을 정말 좋아한다. 호가가 쭉쭉 오르면 ‘너도나도’사고 싶어진다. 상한가까지 주가가 오르면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군중심리가 작용해 매수세가 더욱 몰려든다. 상한가의 호가창을 보면 일반적으로는 ‘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져서 매수 주문이 쏟아진다. 그와 동시에 ‘지금 팔면 손해다’라고 주가 추가 상승을 예측하며 마음이 바뀌어서 매도 주문을 거둬들이므로 점차 상한가 종목의 호가창은 ‘매수 일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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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들 대부분은 일정한 주가를 유지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각자의 의도로 매수 주문을 내고 매도 가격을 생각한다. 본래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 호가다. 호가가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별 체결가도 멈춰 있다. 이런 종목은 소외되어서 아예 거래가 없거나 매수와 매도 호가의 괴리가 커서 거래가 체결되지 않는 것이다. 상한가와 하한가에 주문이 쏠려 있어 주문 수량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그 외의 종목은 항상 주가와 주문 수량이 계속 변한다. 어떤 요인으로 인기를 얻으면 순식간에 매수세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상승한다. 반대로 부정적 뉴스나 관련 정보로 인해 매도 호가가 증가하면 주가가 하락한다. 말 그대로 주가, 호가창은 생물이다. 투자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행동에 따라 주가는 위아래로 움직인다. 주문 수량의 동향도 변한다. 오늘은 이 종목, 내일은 저 종목. 이렇게 호가와 종목이 변한다. 강하게 상승한 종목은 다음 날이 되면 하락하면서 얌전해진다. 이것이 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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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별 체결가를 볼 때는 거래가 체결될 때의 주식 수량을 잘 살펴보자. 별로 인기가 없거나 소형주여서 원래 거래 수량이 적은 경우, 호가에 나오는 매매 주문이 100주나 200주, 많아 봐야 400주인 것이 많다. 그런 종목을 거래하려는 투자자는 원래부터 거의 없으므로 거래 참여자 대부분은 ‘지정가’ 주문을 하게 된다. 그러면 매도와 매수 주문 수량이 합치하여 신속하게 거래가 체결되지 않고 대형주나 소형주 중에서도 인기 종목은 1분에 수십 번 주문이 체결되는데, 이 종목은 1분에 한 번, 3분에 한 번꼴로 겨우 주문이 체결된다. 이런 종목은 주문을 내도 ‘신속하게 팔리지 않고’ ‘살 수도 없다.’ 어쩌다가 시장가로 매매 주문을 하면은 바로 그 주문이 주가를 크게 변동시킨다.
--- p.104
시장가 주문이 최우선시되어 체결된다고 앞에서 설명했다. 이것은 거래 시간의 매매에서도 마찬가지다. 호가창을 보고 있으면 대량의 매도 주문이 있을 때, 대량의 매수 주문 호가가 없음에도 그 주문들이 흡수되어 사라지는 일이 있다. 이것은 확실하게 시장가 매수 주문이 매도 물량을 삼켰다는 증거다. 또 매도 주문의 경우에도 곧바로 팔리는 것은 ‘시장가 매도 주문’이다. 재빨리 할 때는 시장가로 주문을 내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호가가 지나치게 얇은, 즉 주문 수량이 적고 호가가 뜨문뜨문 있는 종목에서 ‘시장가 주문’을 넣으면 그 주문이 주가를 변동시킨다.
--- p.138
큰손이 들어왔는지 아닌지는 체결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평소에는 100주, 200주, 400주와 같은 수량이 표시된 호가창에서 매도와 매수의 균형이 잡혀 있다. 그런데 갑자기 5,000주, 1만 주, 2만3,000주라는 이변이 체결가에 나타난다. 그동안 별다른 인기도 없었는데 갑자기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가 급등한다. 이것은 분명히 ‘재료가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그 재료가 이미 뉴스에 나왔다면 ‘이 재료가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거래가 치열해져 큰 단위의 거래가 위호가에서 체결될 때는 일단 100주, 300주 등을 매수하고 추적하면 된다. 그 나름의 큰 재료가 있음을 알아차렸다면 주가가 눌림목일 때 매수 수량을 늘리면 된다. 절대로 큰손이 위호가로 마구 사들일 때 편승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매수 주문의 가격이 더욱 높아질 뿐이다. 큰손이 들어와도 얼마 뒤에는 적당한 눌림목이 반드시 나타난다. 수익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큰손은 소폭이라도 수익을 실현한다.
--- p.176
호가창 읽는 법과 느끼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는데, 거래를 판단할 때 좀더 정확도를 높이려면 호가창의 움직임을 시각화한 캔들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캔들은 1분봉, 3분봉, 5분봉, 10분봉 등 다양하다. 호가창은 매수와 매도의 수량과 강도, 주가의 기세 변화 양상을 실시간으로 세세하게 알 수 있다. 그것으로 시세의 변동성을 직접 느낄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수치만 보고 있으면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시각화하여 보완해 주는 게 캔들이다. 따라서 호가창, 시간별 체결가, 캔들을 동시에 시야에 넣고 확률을 높여서 시세의 오르내림과 주가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나는 호가창을 우선시한다’ ‘뭐니 뭐니 해도 차트가 제일이다’라는 식의 고집은 아무 소용이 없으며 당연히 이점도 없다. 주식투자에서는 도움이 될 만한 데이터나 기법은 무엇이든 활용해 거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RSI라든가, 일목균형표 등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활용되지만, 반드시 그대로 된다는 법은 없다. 뉴스와 리스크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호가창과 5분봉 캔들을 확인하면 신속하게 주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지표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금의 주식시장에 훨씬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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