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공부를 모두 할 수 있다. 두 콘텐츠 중 하나 또는 둘을 이미 학습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글쓰기 역량을 심화할 수 있다. 여기서는 ‘원문’과 ‘대안’을 비교하는, 이른바 오답노트 방식을 활용해 지침을 전한다. 글쓰기 방법은 지침만으로는 익히기 어렵다. 글쓰기에서 ‘지침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치는’ 학습자는, 단언컨대 없다. 각 지침은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오답과 함께 제시되어야 더 많은 학습자에게 온전히 터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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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은 대학에서 수필 쓰기를 강의한 적이 있다. 그는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에서 “두괄식으로 쓰지 않으면 독자는 주제로부터 벗어나 헤매게 된다”고 말했다. 수필도 두괄식으로 쓰면 좋은데, 하물며 그보다 더 현실적인 글인 보고서야 말할 것도 없다. 다만 킹의 설명에는 수정할 대목이 있다. 두괄식으로 쓰지 않은 글을 읽는 독자는 ‘주제로부터 벗어나’는 게 아니라 ‘주제를 모른 채’ 헤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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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문단 단위로 쓴다. 문단 단위 쓰기는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개별 내용을 범주에 따라 분류해 묶는다. 둘째, 각 묶음이 어떤 범주에 해당하는지, 그 범주의 명칭을 각 묶음의 위에 적는다. 서술형 보고서의 경우 문단의 범주에 비추어 그 문단에 담긴 사례가 적합한지 검검해야 한다. ‘범주’와 ‘사례’를 대응시키는 사고와 서술이 문단 단위 작성의 기본이다. ‘범주’와 ‘사례’는 ‘일반’과 ‘개별’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 p.73
앞서 개조식이 제각각으로 정의되고 활용되어왔다는 상황을 전했다. 그런 가운데 자리 잡은 오해 중 하나가 ‘개조식은 각 문장을 명사로 마쳐야 한다’는 지침이다. 물론 명사로 끝낼 수도 있지만, 각 문장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어도 부호와 들여쓰기로 구조를 시각화했다면 개조식이다.
--- p.88
MECE 개념이 특히 유용한 업무가 보고서 작성이다. 보고서는 중첩된 내용이 없고, 누락된 사항도 없게 써야 한다. MECE는 두괄식, 구조화와 함께 보고서 작성의 3가지 핵심 지침을 이룬다. 세 지침을 충족하는 보고서는 매우 높은 완성도에 이른다. 다만 ‘중첩 없이’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제목과 부제, 핵심요약문, 목차, 두괄식 문장, 안내문, 인트로 등이다. 이는 보고서를 읽는 이가 핵심을 보다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에 해당한다. 보고서 내용을 ‘중첩 없이’ 작성하는 것보다 우선 적용하는 지침이다.
--- p.123
육하원칙도 정보를 세트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육하원칙이란 사실을 전하는 기사에는 여섯 가지 정보, 즉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를 담아야 한다는 지침이다. 영어로는 Who, When, Where, What, How, Why의 머릿글자를 따 5W1H이라고 한다. 육하원칙은 기사 외에 업무용 문서를 작성할 때에도 기본으로 지켜야 한다. 문서를 쓰기 전에도 이 원칙을 ‘기본 그물’ 삼아 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해야 한다.
--- p.156
개선 방안 보고서의 두 덩어리는 ‘현재’와 ‘미래’다. ‘현재’는 대개 ‘현황’과 ‘문제점’으로 나뉜다. 문제점은 구성원 모두 알지만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서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다 컨설팅을 받아 원인이 밝혀지면 이제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는 ‘현황?문제점?원인 분석’으로 나뉜다.
--- p.203
첫머리가 중요하다. 매력적인 첫 문장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래서 글쟁이들은 첫 문장을 두고 머리를 싸맨다. 첫 문장에 버금가게 각 문장의 첫 단어나 첫 문구도 중요하다. 이를 활용한 수사법이 도치법이다. ‘눈물겹게도 푸른 하늘을 그는 한참 동안 올려다보았다’라는 도치문은 ‘그는 한참 동안 눈물겹게도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보다 대상에 투영된 ‘그’의 심리를 강조한다. 문장의 첫머리는 그래서 대충 쓸 대목이 아니다. 가능하면 주요 키워드가 앞에 배치돼야 한다.
--- p.249
긴 문장을 여러 문장으로 나누는 방법은 많다. 의미 단위로 잘라내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다. 수식하는 부분을 뒤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 계기도 뒤로 옮길 수 있다. 문장을 나누면서 앞에 안내 문장을 추가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문장 전체를 재구성하면 좋은 경우도 있다.
--- p.277
기업 보고서에서는 ‘불량률 전월 대비 0.02% 악화’라는 식의 구절이 간혹 보인다. 이런 정도의 변화는 수치로 나타낼 필요가 없다. ‘불량률 전월 수준’이다. 이런 내 판단에는 정황 근거가 있다. 저 구절을 쓴 담당자도 0.02% 악화에 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원인 파악 중’ 같은 서술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 p.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