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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에 피는 에델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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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에 피는 에델바이스

박상열 | 수문출판사 | 2000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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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0쪽 | 584g | 153*224*30mm
ISBN13 978897301073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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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상열
산악인으로 1959년 대구고등학교 1년부터 산악계에 뛰어들어 우리나라 최초로 8000미터급 로체 샬 첫 해외원정에 맹활약하였으며, 1977년에는 에베레스트 8,700미터에서이 전설같은 무산소 비박과 동료 셰르파를 구조하여 인간의 순수성, 용감성으로 산악인의 진면목을 보였다. 이로 국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고 자랑스런 대구시민상을 수상하였다. 1989년 초 오유 원정대장, 1992년 아콩카쿠아 원정 대장, 1999년 카첸중가 부단장을 역임하고 새천년 에베레스트원정 단장을 수행했다. 현재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대구시산악연맹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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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빛 유혹...
정상을 향한 길목에서
보랏빛 암벽을 위해 기도한다
긴 날을 두고 땀을 요구한 긴벽을 위해
오늘도 소년은 자일을 사린다
한치의 미소를 아껴 수줍은
한치의 미소에 인색하여 도사린 너
차가운 암벽은 소년의 한가닥 염원을
알고 있는가
당신의 식어버린 혈관을 위해
피톤을 두드리는 헤머는
님을 부르고
자일에 달린 소년은 운다.
너를 사랑한 난
너를 사랑한 죄로
너의 내가 될 것이려니
너의식어버린 뜨거운 피를
바치려니
정상을 향한 길목에서
보랏빛 베일속의 님을 위해
오늘도 소년은 피톤을 두드린다.
--- p.179
1977년 9월 9일 평생토록 잊지 못할 운명의 그날이었다. 절망이 상황, 비극의 순간, 제2의 생을 실감케 했다. 그것은 죽음과의 만남이었으나 다행히 죽음이 나를 비켜갔을 따름이었다. 심장이 찢어질 듯한 산소의 고갈, 칠흑 같은 밤에 영하30도 속에서의 허기짐, 거기에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잠이 유혹, 그것은 바로 생지옥이었다. 한국에베레스트의 원정대의 1차 공격조로 크라이밍 사다 앙 푸르바와 함께 정상 정복을 바로 눈 앞에 두고 악천후와 산소 부족으로 철수해야만 했다.

새벽 4시 30분 새벽의 찬 공기를 깨뜨리는 김 대장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려왔다. "아침 컨디션은 어떤가?", "간밤에 산소가 떨어져 그대로 잠들어 버렸기 때문에 약간 속이 메스꺼울 따름입니다", "도대체 무슨 소리야?"하는 김대장의 당황하는 목소리를 의식하면서 무전기를 꺼버렸다.

추운 날씨 탓으로 이중으로 된 천막 내피는 온통 성애가 하얗게 얼어붙어 바람이 불거나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눈가루가 얼굴에 떨어진다. 연료 냉각을 방지하기 위해 가스통을 침낭 안에 넣고 잤는데도 불구하고 산소부족과 기온의 급강하로 가스버너에 불을 붙여보니 화력은 마치 촛불 같다. 그래서 눈을 녹여 삼계탕을 끓이는데 한시간 이상을 소비했다.

행동이 둔해져 등산화를 신고 무전기 1대, 스틸 카메라 1대, 무비카메라 1대, 산소통 2개, 그리고 약간의 식량을 챙기는데 8,000미터가 넘은 고소에서는 상당한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pp.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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