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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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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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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6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32*213*20mm
ISBN13 9791157833399
ISBN10 11578333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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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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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발전은 인터넷 밈으로 쓰이는 사진과 영상을 저장한 다음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그 밈을 찾아 상대에게 보낼 수 있게 해주었을뿐더러, 대화에 실시간성을 더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자신의 일부라 생각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인터넷 밈은 즉시 말할 수 있는 구어만
큼 구사하기 편한 언어가 되었다.
--- 「언어로 갈까요~ 이미지로 갈까요~ 차라리 텍스트로 갈까요」 중에서

우리는 매번 조회 수가 안 나올까, 혹은 ‘좋아요’가 안 눌릴까 하는 조바심에 떨면서 글을 올리기 마련이다. 남에게 정보를 알리는 글이든, 사적인 일기든 말이다. 서로 대화하는 듯하면서도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올리며 타인의 관심을 갈구하는 셈이다. 이 상황을 멀찍이서 볼 때 커뮤니티에 마구 올라오는 글은 각자 혼잣말하는, 즉 집단 독백으로 보인다.

발터 벤야민이 이야기한 산책자는 아무런 목적 없이 도시를 돌아다니는 이다. 그는 이를 정신분산적 수용이라고 칭했다. 마치 타임라인에 새로운 짤방이 나오기만 바라며 마구 넘기는 우리의 모습과도 비슷하다. 무한한 짤방의 우주 아래서 헤매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도시를 걷다가 군중의 한 명과 부딪힐 일이 가끔 있다. 타인과 어깨를 부딪힐 때 내가 군중 사이에 있다는 것이 문득 인식된다. 벤야민은 일상적 감각, 집중의 차단으로 생긴 충격에서 예술적인 경험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무수한 게시물이 올라오는 타임라인 속에서 우리가 마음에 드는 인터넷 밈을 발견하는 순간이 바로 벤야민이 말하는 충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텍스트가 계속되면 그게 책인 줄 알아요」 중에서

낚시는 유저가 커뮤니티 게시판의 목적에 따르는 게시물을 올려야 하며, 제목이 글의 내용을 함축해야 한다는 규칙을 전복한다. 나아가 그 규칙이 얼마나 경직된 것인지 낯설게 보게 만드는 방식을 택하며 자신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내려 한다. 짤방은 여기에서 한 단계 나아간다. 짤방은 제목으로 할 말을 다 한 뒤 만화나 웃긴 사진 등을 삽입한 채 내용은 텅 비우기 때문이다. 짤방은 커뮤니티에 반드시 의미 있는 내용을 적어야 한다는 강박을 벗어나게끔 도왔다.
--- 「이 몸은 합성 소스이다. 뜻은 아직 없다」 중에서

대중문화의 전형성에서 벗어나고자 욕설과 성적인 내용을 마음껏 쏟아붓는 병맛 콘텐츠가 걸러지지 않고 인터넷에 범람했다. 짤방보이의 주먹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병맛의 과잉된 폭력성이 겨냥한 희생양은 바로 장애인과 성소수자, 여성 등 사회적인 소수자들이었다.
--- 「나는 병든 병맛이다…… 나는 악한 병맛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병맛이다」

이러한 영상에 대한 고평가는 정말로 높은 퀄리티라서가 아닌, 제약 안에서 독창적인 재미를 만들었다는 점에 근거한다. 더 과장되고 초과된 스타일일수록 그 노고가 보이기 때문이다. 밈 제작자는 공공재인 합성 소스를 밈화하는 놀이문화로 공공적인 예술을 생산하고, 예술가로 승인되기에 이른다. 밈 제작자와 밈 소비자들은 대안적 공간에서는 아티스트와 창작자로 존재하므로 삶을 미학화할 수 있는 토대를 지닌다.
--- 「어서 와… 제 3의 장소는 처음이지」 중에서

전용을 사용한 인터넷 밈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부조리를 드러내고 고발하는 수단이 된다. 비판적 사유를 좌파라고 낙인찍고 억압하려는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 밈의 역할은 중요하다. 비판적 사유를 심되, 그것을 밈이라는 형식에 감출 수 있어서다. 인터넷 밈이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비판을 유머로 무마하듯이, 그 반대로 유머를 통해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것도 가능하다.
--- 「인터넷 밈은 아방가르드를 찢어」 중에서

잉여 문화는 언뜻 보기에 버려진 자들이 연대하는 공간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엔 악플이 가득했고 개념글에 오르려는 치열한 경쟁이 일어났다. 무한 경쟁을 피해 인터넷으로 달아난 잉여는 경쟁이 없는 세계를 상상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되려 현실에서 도태된 자신의
처지를 보상하고자 인터넷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에 임했다. 그들은 베댓이 되고자 더욱 자극적인 짤방과 혐오의 언어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만화 《베르세르크》의 대사처럼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던 것이다.
--- 「인기깨나 있는 합성 소스에게 합성할 잉여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진리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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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오랜세월 인터넷에 떠도는 밈을 향유하던 저자는, 자신에게 넘쳐 흐르는 밈을 비우고자 속세로 내려와 고행을 감행했다. "도킨스는 죽었다!" 다윈 이전에 종의 역사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종의 기원〉을 시작으로 생물들의 계보를 제대로 밝혀왔듯이, 저자는 생물학자 도킨스가 어설프게 시작한 밈의 계보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다시 풀어쓴다.
- 김도윤 (《만화로 배우는 멸종과 진화》 저자)
인터넷 밈은 유전자라기보다는 바이러스다. 유행하면 걷잡을 수 없이 증식되고, 잠복하고 있다가도 독성을 품은 변종들이 튀어나온다. 이미지를 자르고 변형하고 편집해 원본으로부터 탈구시켜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사용하는 세대에게, 인터넷 밈은 세상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인터넷 밈 놀이가 지각 체계를 흔들고 있기에 세상이 인터넷 밈이 되어간다고 주장한다. 한편 자조, 조롱과 분노 등 부정적 감정으로 가득 찬 인터넷 밈이 있으며 이에 대항해 인터넷 밈의 규칙에 참여해 부정적인 뉘앙스를 희석해 정화하자고 주장한다. 리믹스 정신의 자유뿐 아니라 한계도 감지해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소중한 책이다.
-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초빙조교수)
인터넷 밈에 수명이 있다는 거야말로 거기 생명력이 존재한다는 의미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밈은 유머이지 저항이며 다정한 연대다. 왜곡과 은폐의 수단이자 혐오 재생산의 도구이다. 모든 살아있는 게 그러하듯, 밈에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계보를 통해 그 면면을 비추는 것만큼이나, 과연 무엇이 밈을 살아 숨 쉬게 하는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타인을 웃기고자 하는 진심 말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 발굴해낸 것은 결국 우리가 타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진실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인터넷 밈으로 모여들고 또 흩어지고, 나는 그를 흥미롭게 지켜본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진실이 그 장면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데 놀라워하면서.
- 임지은 (《헤아림의 조각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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