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연어야.'
눈맑은연어가 은빛연어를 부른다.
'너는 삶의 이유를 찾아냈니?'
'응, 조금. 삶이란건-'
은빛연어가 대답을 하려 하는 순간, 드디어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가 뛰어오를 차례가 된다.
'힘 내!'
하고 눈맑은연어가 짧게 말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때문에 은빛연어는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초록강을 타고 올라오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아직도 몸 속에는 에너지가 남아 있었다. 그 에너지 중의 절반쯤을 이제 써야 한다. 그리고 그 어느 때 보다도 꼬리지느러미를 빠르게 좌우로 움직여야한다. 온몸으로 뛰어올라야 한다, 온몸으로.
--- p. 110
'우리 연어들이 알을 낳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알아. 하지만 알을 낳고 못 낳고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고 좋을 알을 낳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쉬운 길을 택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새끼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할 것이고, 곧 거기에 익숙해지고 말 거야. 그러나 폭포를 뛰어넘는다면, 그 뛰어넘는 순간의 고통과 환희르 훗날 알을 깨고 나올 우리의 새끼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쉬운 길 대신에 폭포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뿐이야.'
--- p.106
연어...
연어라는 동물은 나에게는 단지 물고기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 심어줬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는 내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얼마나 좁은지 알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