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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실 고양이

당직실 고양이

리뷰 총점9.8 리뷰 13건 | 판매지수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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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56g | 120*190*22mm
ISBN13 9791189703790
ISBN10 1189703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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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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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
“아르륵! 아륵!”
“아악! 아악! ”

한낮 온도가 30도에 이를 정도로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5월 중순의 어느 날 밤, 날카로운 고양이 울음소리가 서울시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의 정적을 깨트렸다. 주민들은 야밤에 울리는 거친 고양이 울음소리가 거슬리기는 했지만, 곧 그치겠지 싶어 애써 외면했다. 그러나, TV 소리에 묻혀 잠시 잊혔던 울음소리는 잠자리에 들자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밤중에 고양이를 저렇게 울게 하는 인간들의 면상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사실 고양이 울음소리가 어디서 나는지는 잘 구분이 안 되었다. 아파트 안에서 우는지, 밖에서 우는지 아리송했다. 옆집에서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윗집에서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랫집에서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갑자기 몰아친 열대 고기압으로 기온이 급격히 올라간 탓에, 주민들은 에어컨 희망 온도를 최대한 낮추고 집에서 한 발짝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 직접 나서는 대신 아파트 경비실에 항의하는 것으로 매듭지으려는 생각이었다. 주민들의 거친 항의로 애꿎은 아파트 경비원들만 찜통더위 속으로 내몰렸다. 한 경비원은 바짓가랑이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슬리퍼를 신은 채, 툴툴거리며 경비실을 나서기도 했다. 이날만은 아무도 그의 복장을 지적하지 않았다. 경비원들이 구역을 나누어 확인해 보았지만, 고양이 소리의 진원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 pp.11~12

“휴우….”
자신도 모르게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고양이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화가 났지만, 기억에서 잊혀진 자신과 상관없이 잘만 돌아가는 인간 세계에 화가 났다. 가족이 보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애증 관계에 있던 한선민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져만 갔다.
“히앗! 히앗!”
날카로운 고양이 울음소리에 정작 놀란 건 고양이로 살고 있는 길건 자신이었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고양이 소리에 놀라 고양이로 살고 있는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그는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귀가 뒤로 젖혀진 상태에서 눈을 무섭게 뜨고, 송곳니를 드러냈다.
“하아악!”
“아이고, 우리 짜장이! 뭔 일 있냐? 집사가 갑자기 나가서 화났어? 왜 이렇게 심기가 불편해?”
얌전하던 길건이 갑자기 이유도 없이 화가 난 것을 본 김충길 팀장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 p.104

“에이, 뭐라고 쓰는 거야? 온통 오타네!”
“잠깐만! 조용히 좀 해 봐요!”
‘아! 쓰바! 뭐 이렇게 자판이 누르기가 힘들어! 자꾸 옆 자판이 쳐지네. 털 때문에 노트북 자판이 잘 먹히지도 않아!’
“캬! 칵!”
“얘도 지금 자기 뜻대로 자판이 안 눌러져서 골이 난 것 같은데? 그래도. 뭐라고 문장을 쓰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것 아니야?”
“그렇지. 짜장이 발을 봐! 우리처럼 자판을 누르게 되어 있지 않잖아? 데스크탑 키보드가 차라리 낫지 않겠어?”
“그래! 그래. 야! 막내야! 자판 좀 바꿔 봐!”
어느새 막내가 데스크탑 키보드를 들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문특이 문을 잠그는 것을 잊지 않은 것은 물론이었다. 길건은 데스크탑 키보드에 앞발을 올렸다.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문장을 만들어 나갔다. 노트북 자판보다는 훨씬 용이해 보였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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