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사에서처럼 많은 20대들이 서른이 되면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30대들이 스스로 굉장히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몇인데’, ‘서른인데 아직 이뤄놓은 것도 없고…’ 같은 말들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뱉는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이 노래가 언제 나왔는지 아는가? 바로 1994년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94년 우리나라 남녀 평균 기대수명은 73.1세였다. 반면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평균 기대수명이 83.3세다. 약 10년이나 늘어난 셈이다. 같은 조사에서 30세의 기대여명은 무려 53.9세로, 이 말은 2019년에 서른이 된 사람이 앞으로 53.9년을 더 산다는 뜻이다.
이렇게 우리는 〈서른 즈음에〉와는 맞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니 ‘내 청춘이 갔구나’라는 생각은 20년 뒤에 해도 충분하다(아니, 쉰도 빠르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전혀 기죽을 필요가 없다. 30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다.
--- p.7, 「프롤로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서른」 중에서
경제적 자유, 무자본 창업, 한 달 만에 연봉 두 배 같은 타이틀은 우리를 쉽게 현혹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보다 훨씬 거대한 책임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세상에 무자본으로 되는 일은 없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자본이 필요 없어 보인다면 내 시간과 노동이 바로 자본이라는 뜻이다.
경제적 자유라는 신기루를 좇느라 지불한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돈 때문에 지금 하는 일의 가치까지 잊어버린 것은 아닌가? 경제적 자유는 일의 목적이 아닌 일의 여러 결과물 중 하나다. 내 주변의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일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부자가 되기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해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보람을 얻는다.
--- p.22, 「첫 번째 조언: 부자가 되기 위해 일하지 말 것」 중에서
그 밖에 몇 가지 회사 문화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던 중 페이스북에 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이직자들이 입사 초반에 공통적으로 하는 실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IT 회사에 입사하는 유능한 사람들이, 그것도 10년 내외의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이 무슨 실수를 한다는 걸까?
그건 바로 오버 페이스였다. 페이스북으로 이직에 성공한 경력자들은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커리어를 쌓고 싶은 글로벌 기업, 약간은 베일에 가려진 멋진 회사에 왔으니 업무를 더 잘해내야겠다는 욕심과 빨리 조직에 적응해야겠다는 초조함으로 오버해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 p.63, 「여섯 번째 조언: 나만의 속도를 찾을 것」 중에서
남들이 주는 일만 하는 사람은 도태되지만 남들이 함께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성장한다. 그렇게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 일에 나만의 생각을 얼마나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월간서른〉을 만들어 매달 오프라인 강연을 진행할 때 어떤 사람을 섭외할지에 가장 주의를 기울였다. 오프라인 큐레이션 마켓 〈서른마켓〉을 운영할 때도 어떤 기준으로 셀러들을 선정할지를꽤 고민했다. 글을 쓰고 책을 펴낼 때도 어떤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할까를 가장 오랫동안 생각했다. 이렇게 늘 내가 하는 일에 내 생각을 녹여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역사에 남을 명경기에서 사용된 축구공일지라도 축구장 밖에서는 그저 평범한 공일 뿐이다. 그를 주목하는 조명도 관중도 없다. 마찬가지로 회사 밖에서는 나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도, 평가하는 사람도 없다. 모든 걸 직접 시작하고 결정해야 한다. 만약 내가 축구공처럼 타인에 의해 이리저리 치이고 차이며 회사를 다녔다면 독립할 수 있었을까? 지금처럼 스스로 뭔가를 만들며 살 수 있었을까?
--- p.99, 「열 번째 조언: 축구장에서는 축구공이 아닌 축구 선수가 될 것」 중에서
30대가 되면 이전보다 훨씬 제한적인 인간관계를 갖게 된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는 수백, 수천 명의 연락처가 있지만 그중 자주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마음 편하게 한잔하자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 역시 몇 없다. 아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실제로 교류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얼마 전 우연히 SNS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다. “먼저 연락 잘 안 하는 사람의 특징”이라는 글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으로는 ‘연락이라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안 둠’, ‘연락이 없어도 딱히 서운하거나 외롭지 않음’, ‘뭔가 일이 생기면 상대가 연락할 거라고 생각함’ 등이 있다고 했다. 왠지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인 줄’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20대에는 잠깐이라도 혼자 있으면 큰일이 날 것 같았는데 왜 30대에는 먼저 다른 사람들을 찾지 않는 게 당연해졌을까?
--- p.138, 「열어섯 번째 조언: 우직하게 내 자리를 지킬 것」 중에서
종종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에는 부모님과 의견이 달라 갈등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회사를 관두거나 옮기는 문제로 부모님과 불화를 겪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그들에게 내가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님의 의견은 반만 듣거나 아예 듣지 않아도 된다’가 그것이다.
부모님을 아예 무시하라거나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부모님 생각보다는 내 생각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의미다. 《밀레니얼의 반격》이라는 책에서는 “기성세대가 후진국에서 태어난 것과 달리 밀레니얼들은 선진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에 세대 차이가 일어난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님과 우리는 태어난 배경과 환경이 다르기에 성장 법칙 역시 다른 것이다.
--- p.178, 「스물두 번째 조언: 부모님의 의견에서 자유로울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