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해결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의 발생 여부를 놓고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그런데 보통 이와 거꾸로 행동하여 패배자로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부동산 기업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는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하였다.
“중요한 것은 위기나 실패 따위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식 성공 신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트럼프는 탁월한 거래 능력과 깔끔한 문제 해결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68년에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 비즈니스 스쿨(Wharton Business School)을 졸업한 트럼프는 1970년대부터 맨해튼에 있는 호텔과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을 발 빠르게 구입하기 시작했고, 그 지점에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트럼프 타워 등 수많은 고층 빌딩들과 함께 25,000채 이상의 임대주택 및 공동주택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승승장구하던 트럼프 제국도 1980년대 말 불경기가 시작되자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1990년 6월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지는 난관에 봉착했다. 간신히 파면은 면했지만, 20억 달러 남짓의 자산을 모두 잃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만의 특별한 문제 해결 능력으로 90년대 미국 경제의 안정과 더불어 역전의 기회를 손에 쥐었고, 마침내 제2의 도약기로 발돋움하였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성공에 대해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과감하고 신속하게 결단한 결과”라고 말하며, 그것이 바로 ‘사업가의 감각’이라고 밝혔다.
위기의 상황을 똑바로 파악하고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능력은 뛰어난 직관과 특유의 기술 혹은 지식보다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능력은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발휘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실패는 인간을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몰아넣는데, 이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하나의 경고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과거의 과정을 모두 점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상황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앞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사고방식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즉, 과거의 정책들이나 관습들을 재검토하고, 노선을 변경하는 것이다. 역경은 때에 따라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지나치게 확장될 수도 있다. 가령, 장기간 상황을 방치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통제력을 잃고 혼란에 빠지기 쉽다. 그러므로 이런 시기에는 차분하게 현실을 정리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위기를 거친 기업인들은 말한다. 역경은 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이라고. 어떠한 상황에 닥치건, 우선 그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나서 그 의미를 논리적으로 따져보아야 한다. 이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결과는 오류에서 그치고 말 것이다.
목표를 지향하는 한 우리는 모든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목표 의식은 성취욕을 부추기는 자극제로 작용한다. 이는 단순히 감정적인 대응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비록 상황은 절망적이어도 희망적인 의지를 굽혀서는 안 된다. 자기 비난이나 원망으로 스스로를 구속하지 않고 자신을 엄격하게 통제하다 보면 자연히 상황을 이해하는 시선을 갖게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통제란 모든 일을 조종하고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본질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내용들을 완벽하게 검토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위기의 흐름을 차근히 살펴본 후, 그것이 경험했던 내용인지 아닌지 판가름해야 한다. 그것이 개인적인 경험일 경우에는 편견이 작용할 수밖에 없어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 따라서 당사자는 외부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향후 행로에 대한 선택을 현명하게 해야만 한다.
경험은 수많은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과기와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트럼프는 좋은 경영의 전제 조건은 바로 ‘선택’이라고 했다. 비즈니스에 있어 역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요소들을 토대로 적합한 정보를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정보와 경험의 차이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차이를 좁히려고 노력할 때 위기에서 유연해질 수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사랑했다. 심지어 그 과정에 발생했던 위기와 절망까지도.
“내가 사업을 하는 목적은 돈 때문이 아니다. 나는 사업 그 자체를 즐긴다. 억대 거래를 통해 성취를 맛보며 느끼는 쾌감은 돈으로 설명할 수 없다. 물질은 다만 사람들의 꿈을 성취하는 훌륭한 수단일 뿐이다. 당신의 일을 사랑하라. 일이란 이윤을 얻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창출하는 근원이다. 열정만 있으면 어떠한 일도 해결할 수 있다. 그 열정 속에서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
트럼프의 문제 해결 능력은 이와 같이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있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당위성을 찾지 못한다면 해답을 찾는 일 또한 불가능하다. 확고한 목적의식만이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는 도구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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