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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4년 08월 10일 |
|---|---|
| 판형 | 양장? |
| 쪽수, 무게, 크기 | 88쪽 | 128*188*15mm |
| ISBN13 | 9773058389007 |
| ISBN10 | 305838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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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무예는 인간 최고의 정신이며
문무일혼의 가치를 지향한다
무예다움의 대의가 여기에 있나니
무혼 그것을 기본으로 처절하게 수련하고
순수하게 행동하라
무예 비급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평범한 수련을 통해 나를 강하게 만들고
세상에 나가 불의와 타협하지 말고
부정한 것을 탐하지 말라
단순한 수련의 지루함 속에서 두려움을
넘어서는 지혜를 갖추고
반복된 수련의 무료함 속에서 공포를
날려버리는 용기를 갖춰라
이런 연유로 무사(武師)를 지배할 수도
길들일 수 없기에
무예는 낡은 것과 쓸모없는 것이 없다
도전받기보다 도전을 하고
당하는 실패보다 맞이하는 실패를 하라
강함의 마지막은 약함에서 시작되고
나약한 마음과 허약한 몸은
나를 비굴하게 만드는 실재다
칼의 녹을 두려워하며
주먹의 무뎌짐을 경계하라
생사를 넘는 수련에서 생기는 흉터는
무기이며 기적이다
---「이승일- 무가도비문」중에서
뼈만 앙상한 산마루에
돋을새김 하고 있는 세한 속
하산을 준비하는 저 잡것들 기우는 쪽에서
조마조마 핀 복수초 꽃잎이
봄의 서사를 펼쳤다
세파 가득한 정쟁의 비언어적 누설을 훑다가
무적으로 엉겨붙은 혼돈 속 코로나19로
자물쇠통 줄줄이 물고 시름에 겨워
간절한 해제를 기다린다
오랜 칩거로 허방만 짚다가
유일한 출구가 된 뉴스에 기대어
툰드라에서 보내온 휘파람 소리
환청인가 싶어 바라보는데
눈보라 속 긴 방목을 풀고
초목을 찾아 순록 떼를 몰고 가는
앳된 목동의 미소가
티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손희자 - 해제를 기다리며」중에서
뜰 앞 양지 녘
갈퀴 같은 손으로
산 약초 뒤적이시던
당신은
온몸 불거진 힘줄이
칡넝쿨 감기듯
괴목이 되어
대지를 밟고
목마른 기침을 한다
기침은
먼지가 되고 재가 되어
강물에 흩어진다
울먹이다 떨구는
파란 눈물이
발등을 친다
하늘이 된 괴목 아래서
---「석기영 - 아버지의 기침」중에서
조용한 앵글이
무채색의 언덕과 나무와
바다를
문자 없이 설명한다
어둔 갯바닥
동그란 매향리 섬은
멀리서 곱더니
가까워진 발소리에
불발탄 골라 안고
부끄러워 눈을 감는다
흑백의 낡은 색으로
남겨진 풍경은
과거와
과거의 과거에 깊이 침을 꽂고
마주 보이는 흉측한 상처
지금을 넘어
앞을 내보이며 백기도 꽂는다
---「김경조 - 나직한 설명」중에서
그것 아세요
비 맞으면 마법에 걸린다는 것
그중 봄비는 대단하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바꿔 놓아요
빗방울 닿는 곳마다 새싹을 피우고
빗물이 고이면 아이들은 환장하죠
덩달아 개구리도 신난답니다
그래서 변하는 게 싫은 사람은
우산을 쓰고 까치걸음을 걷고 뛰어다니죠
그렇다고 대책 없이 비를 맞으면 큰일나요
한 사나흘 앓아누우면
앓아도 알아주는 사람 없으면 슬프잖아요
혹, 팔뚝에 연초록 잎사귀가 난 적 있나요
아님 입가에 제비꽃 핀 적은요
못 믿겠다고요
하지만 사실이에요
봄비가 온다는 것
비를 맞으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
---「이춘미 - 비에 젖지 않는 것은」중에서
재빠르게 돌담 모퉁이를 돌아나가고 있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만발한 꽃 사이로 뒤따르는 내 눈길이 바빠졌다
한걸음에 달려갔으나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그 바람에 내 머리가 엉망이 되었다
거세진 바람은 나무를 흔들어 꽃잎을
모두 떨구고는 시치미 떼듯 사라졌다
어디선가 다급히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있는 힘을 다해 쫓았지만 매번 비켜갔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그렇게 보낸 봄이었다
---「정은령 - 그리고 여름」중에서
기우는 것을 알았다
언제부터인가 비탈이 안으로 자라고 있었다
사선이 기대어 서로 만날 때 산이 되듯
기울어지던 너와 내가 위태롭지 않았다
가까이에서 만날수록 높고 가파르나
멀리서 오랫동안 기울어지면 선은 온화해진다
서로의 자리에서 기우는 동안 높이를 내려놓고
만나는 선은 부드럽다
비탈진 곳에 서 있는 나무는 비스듬하다
땅과 발을 맞추느라
기울어진 바닥을 버티느라 비스듬해진 나무
경사를 단단히 그러잡은 뿌리가 있어
산은 산이 된다
우리 마음 한구석 기우는 곳으로
물은 내리 흐르고
산등성이에서 흘러온 선들이 모여
강줄기가 된다
기울지 않고 어찌 우리 있을까
구르고 흘러 강에 이르듯
꺾이고 스치며 넘어지다 달려가는 일은
가파르지 않은 고운 눈썹 하나
소리 없이 하늘에 거는 일 아닌가
길들이 모여 길이 되는 바다
잠잠하다
노을이 산허리 진달래까지 환하다
문무일혼의 가치를 지향한다
무예다움의 대의가 여기에 있나니
무혼 그것을 기본으로 처절하게 수련하고
순수하게 행동하라
무예 비급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평범한 수련을 통해 나를 강하게 만들고
세상에 나가 불의와 타협하지 말고
부정한 것을 탐하지 말라
단순한 수련의 지루함 속에서 두려움을
넘어서는 지혜를 갖추고
반복된 수련의 무료함 속에서 공포를
날려버리는 용기를 갖춰라
이런 연유로 무사(武師)를 지배할 수도
길들일 수 없기에
무예는 낡은 것과 쓸모없는 것이 없다
도전받기보다 도전을 하고
당하는 실패보다 맞이하는 실패를 하라
강함의 마지막은 약함에서 시작되고
나약한 마음과 허약한 몸은
나를 비굴하게 만드는 실재다
칼의 녹을 두려워하며
주먹의 무뎌짐을 경계하라
생사를 넘는 수련에서 생기는 흉터는
무기이며 기적이다
---「이승일- 무가도비문」중에서
뼈만 앙상한 산마루에
돋을새김 하고 있는 세한 속
하산을 준비하는 저 잡것들 기우는 쪽에서
조마조마 핀 복수초 꽃잎이
봄의 서사를 펼쳤다
세파 가득한 정쟁의 비언어적 누설을 훑다가
무적으로 엉겨붙은 혼돈 속 코로나19로
자물쇠통 줄줄이 물고 시름에 겨워
간절한 해제를 기다린다
오랜 칩거로 허방만 짚다가
유일한 출구가 된 뉴스에 기대어
툰드라에서 보내온 휘파람 소리
환청인가 싶어 바라보는데
눈보라 속 긴 방목을 풀고
초목을 찾아 순록 떼를 몰고 가는
앳된 목동의 미소가
티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손희자 - 해제를 기다리며」중에서
뜰 앞 양지 녘
갈퀴 같은 손으로
산 약초 뒤적이시던
당신은
온몸 불거진 힘줄이
칡넝쿨 감기듯
괴목이 되어
대지를 밟고
목마른 기침을 한다
기침은
먼지가 되고 재가 되어
강물에 흩어진다
울먹이다 떨구는
파란 눈물이
발등을 친다
하늘이 된 괴목 아래서
---「석기영 - 아버지의 기침」중에서
조용한 앵글이
무채색의 언덕과 나무와
바다를
문자 없이 설명한다
어둔 갯바닥
동그란 매향리 섬은
멀리서 곱더니
가까워진 발소리에
불발탄 골라 안고
부끄러워 눈을 감는다
흑백의 낡은 색으로
남겨진 풍경은
과거와
과거의 과거에 깊이 침을 꽂고
마주 보이는 흉측한 상처
지금을 넘어
앞을 내보이며 백기도 꽂는다
---「김경조 - 나직한 설명」중에서
그것 아세요
비 맞으면 마법에 걸린다는 것
그중 봄비는 대단하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바꿔 놓아요
빗방울 닿는 곳마다 새싹을 피우고
빗물이 고이면 아이들은 환장하죠
덩달아 개구리도 신난답니다
그래서 변하는 게 싫은 사람은
우산을 쓰고 까치걸음을 걷고 뛰어다니죠
그렇다고 대책 없이 비를 맞으면 큰일나요
한 사나흘 앓아누우면
앓아도 알아주는 사람 없으면 슬프잖아요
혹, 팔뚝에 연초록 잎사귀가 난 적 있나요
아님 입가에 제비꽃 핀 적은요
못 믿겠다고요
하지만 사실이에요
봄비가 온다는 것
비를 맞으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
---「이춘미 - 비에 젖지 않는 것은」중에서
재빠르게 돌담 모퉁이를 돌아나가고 있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만발한 꽃 사이로 뒤따르는 내 눈길이 바빠졌다
한걸음에 달려갔으나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그 바람에 내 머리가 엉망이 되었다
거세진 바람은 나무를 흔들어 꽃잎을
모두 떨구고는 시치미 떼듯 사라졌다
어디선가 다급히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있는 힘을 다해 쫓았지만 매번 비켜갔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그렇게 보낸 봄이었다
---「정은령 - 그리고 여름」중에서
기우는 것을 알았다
언제부터인가 비탈이 안으로 자라고 있었다
사선이 기대어 서로 만날 때 산이 되듯
기울어지던 너와 내가 위태롭지 않았다
가까이에서 만날수록 높고 가파르나
멀리서 오랫동안 기울어지면 선은 온화해진다
서로의 자리에서 기우는 동안 높이를 내려놓고
만나는 선은 부드럽다
비탈진 곳에 서 있는 나무는 비스듬하다
땅과 발을 맞추느라
기울어진 바닥을 버티느라 비스듬해진 나무
경사를 단단히 그러잡은 뿌리가 있어
산은 산이 된다
우리 마음 한구석 기우는 곳으로
물은 내리 흐르고
산등성이에서 흘러온 선들이 모여
강줄기가 된다
기울지 않고 어찌 우리 있을까
구르고 흘러 강에 이르듯
꺾이고 스치며 넘어지다 달려가는 일은
가파르지 않은 고운 눈썹 하나
소리 없이 하늘에 거는 일 아닌가
길들이 모여 길이 되는 바다
잠잠하다
노을이 산허리 진달래까지 환하다
---「강 물 - 까닭」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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