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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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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편지

이지엽 글 / 고암 정병례 전각 | 고요아침 | 2003년 10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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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10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59쪽 | 297g | 153*224*20mm
ISBN13 9788990317360
ISBN10 899031736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참 아름다운 영혼을 위하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이지엽, 정병례
이지엽

1982년 《한국문학》 백만원 고료 신인상.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한국시조작품상(1998), 중앙시조대상(1999) 수상.
시집 『샤갈의 마을』『씨앗의 힘』 시조집 『떠도는 삼각형』
『해남에서 온 편지』시설時說 『동자승 이야기-얼굴』동화 『지리산으로 간 반달곰』등.
현재 경기대학교 한국?동양어문학부 교수.

고암 정병례

인천 카톨릭대학 겸임교수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미협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전각부문 심사위원장. 지하철 ?풍경소리?게제. ?大望?타이틀 제작(SBS 대하드라마). ?王과 妃?타이틀 제작(KBS 대하드라마). 영화 ?오세암?타이틀 제작. 현재 고암전각예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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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요? 여긴 대구, 날씨 맑음
오늘 하루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아요

당신이 마지막 내 휴대폰에 남긴 이 문자 메시지를 저는 아직도 지우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이 하늘 나라로 떠난 바로 그 날, 대구지하철 사고 소식을 듣고 혹시나 했는데
아, 당신이 그 지하철의 화마 속에 있으리라는 것을 차마 믿기 어려웠습니다.
몇 날 며칠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중략)
올 봄에 미루어 왔던 당신과의 결혼식을 그토록 기다려 왔는데 눈물이 말라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호룡 씨 하늘 나라에서도 건강하세요.
-약혼녀 혜정 씨가 호룡 씨에게 보낸 편지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아요-한 달째 못 지운 문자 메시지」

선다 싱이라는 사람이 네팔 지방의 한 산길을 걷고 있었다. 눈보라가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치고 있었는데 같은 방향의 동행자를 만나게 되었다.
눈보라는 점점 거세지는데 인가는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가다 보니 한 노인이 눈 위에 쓰러져 있었다.
선다 싱은 동행자에게 우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그냥 두면 죽고 말 겁니다. 하고 제안했다. 그러나 오히려 동행자는 버럭 화를 내고 가 버렸다. 선다 싱은 노인을 등에 업고 눈보라 속을 걷기 시작했다. 동행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노인을 등에 업은 선다 싱은 갈수록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를 악물고 한 걸음씩 걸어 나갔다. 그 때 선다 싱은 아주 놀라운 체험을 했다. 노인을 등에 업은 무게로 인해 땀이 나고 그 더운 기운이 점점 퍼져 나가더니 그로 인해 노인도 의식을 회복하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체온으로 조금도 춥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은 마음의 불빛을 보았다. 그런데 마을로 가는 길목에 한 사내가 꽁꽁 언 채로 쓰러져 있었다. 이미 숨이 끊어진 듯 하였다. 시체를 살펴보던 선다 싱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혼자 살겠다고 길을 재촉하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이었다.
―「죽음을 넘어선 두 사람의 체온」

훌륭하다는 사람을 떠받들지 말라
사람 사이에 다투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귀중하다는 것을 귀히 여기지 말라
사람 사이에 훔치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탐날 만한 것을 보이지 말라
사람의 마음이 산란하지 않을 것이다
―「떠받들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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