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들어가며
외로움의 땅 위에서 - 정수경 ? 송근영 (턱괴는여자들) 발아하는 외로움 1 외로움을 향한 복수의 시선들 - 김원영 작가 노트 아마도, 여기 - 카로우 셰지아크 가려진 에세이 카메라에 찍히면, 혼이 달아난다 - 박초롱 여기, 어쩌면 - 이훤 우주의 조각 - 이연 최후의 공간 - 김규진 외롭지 않고 싶어서 - 하미나 구축되는 외로움 외로움을 달래는 공간 - 임동우 발아하는 외로움 2 장소성과 외로움의 역학 - 김인정 나가며 땅을 헤집고 일어서며 - 송근영 (턱괴는여자들) 〈Possibly, Here〉 도판목록 |
저턱괴는여자들
관심작가 알림신청저김규진
관심작가 알림신청김규진의 다른 상품
저김원영
관심작가 알림신청김원영의 다른 상품
저김인정
관심작가 알림신청김인정의 다른 상품
저박초롱
관심작가 알림신청박초롱의 다른 상품
저이연
관심작가 알림신청이연의 다른 상품
저이훤
관심작가 알림신청이훤의 다른 상품
저임동우
관심작가 알림신청저하미나
관심작가 알림신청하미나의 다른 상품
외로움loneliness은 긍정적인 자기 분리를 의미하는 고독solitude과는 다르다. (...) 산업 혁명으로 도시화가 가속된 19세기에 이르러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지금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정치 이론가 한나 아렌트는 이 시기에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와 쓸모를 찾지 못하고 ‘뿌리가 뽑힌uprooted’ 이들이 대거 생겨난 것이 발단이라고 말한다.
--- 「외로움의 땅 위에서」 중에서 나는 학교 중심의 공동-화장실에 몸을 숨긴 스무 살 장애인의 몸을 통해 당대 ‘비장애인'만의 장소인 대학 캠퍼스를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꽤 효과적이고 어떤 면에서 필수적인 전략 같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이런 식의 분투는 여전히 외롭다는 것이다. --- 「김원영 〈외로움을 향한 복수의 시선들〉」 중에서 각각의 방은 밝기부터 냄새까지 그 주인의 연장선과도 같았다.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들이 살면서 얼마나 많은 거주지를 거쳤을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았다. ‘집'에 있는 방들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었으니까. --- 「카로우 셰지아크 〈아마도, 여기〉」 중에서 내게 최분례 씨는 ‘할머니'였지, ‘최분례’였던 적이 없었다. (...) 최분례 씨의 나이가 되면 나는, 어디에서 누구의 사진을 들고 있을까. 누구의 사진을 벽에 걸고 있을까. 누구의 영혼을, 내 곁에 두려고 할까. --- 「박초롱 〈카메라에 찍히면, 혼이 달아난다〉」 중에서 그들이 가장 많이 소유한 물건이 사진이라는 사실을 사진가로 살아가는 내내 기억하고 싶다. 어떤 공동체 안에서는 ‘끝'이라는 시간 감각과 유독 가까워진다. 끝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과 언제든지 받아들일 의지 사이에 있는 사람들. 사진은 계속 끝을 마주하는 의식이다. 방금 지나간 순간의 죽음을 계속 마주하는 산책이다. --- 「이훤 〈여기, 어쩌면〉」 중에서 언제나 방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정보를 준다. 그게 흥미로워서 호텔이 아니라 계속 에어비앤비에 머물게 되는 것 같다. (...) 애틋함으로 바라보면 엉뚱하거나 낡은 물건들도 달리 보인다. 그리고 그걸 아끼는 한 인간이 보인다. 규격이 만연한 세상에서도 절대 규격화되지 않는, 우주의 한 조각으로 살아가는 개인을 발견할 수 있다. --- 「이연 〈우주의 조각〉」 중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지낼 방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지내는 조리원과 비슷한 모양새라면 행운이겠다. (...) 혹여 서류상으로 영원히 와이프와 제삼자인 채로 끝난다고 해도, 내 침대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잠시 궁상을 떨다 그런 일이 없도록 계속 시끄럽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 P.117, 김규진 〈최후의 공간〉」 중에서 베를린에서는 나의 활동가 경력이 자랑이 되었다. 그게 얼떨떨했다. 여성 대상 폭력의 피해자였던 내가 최악의 전쟁과 학살을 일으킨 가해자의 나라에 와서 위안을 얻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모두가 이방인일 때는 누구도 이방인이 아니게 된다. (...) 나는 억울해지지 않기 위해서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당신의 안녕이 나의 안녕과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 「〈외롭지 않고 싶어서〉」 중에서 기능과 경험은 누구의 관점에서 기술되는 공간이냐에 대한 문제다. 기능은 관리자적인 관점이고, 경험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기술된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설은 동선이 가장 합리적으로 계획되어야 하고 시설의 노인들은 체계적으로 통제가 되어야 한다. 그 안에서 노인들의 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배제된다. (...) 노인을 돌본다는 말은, 말 자체에서 노인을 매우 수동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 「〈외로움을 달래는 공간〉」 중에서 존재에 장소성을 묻히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으로 이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 장소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킨다는 상상이 얼마나 순진했나 눈치챘다. 동양인인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때로 혼란스럽고, 이방인이라는 증거를 찾아내려 하며,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이곳에 방문 중인 사람인지"를 이따금 묻는다. --- 「〈장소성과 외로움의 역학〉」 중에서 |
보이는 만큼 존재한다 : 외로움은 과연 개인적인 감정일까?
세상에는 특정 주체의 외로움을 자아내는 장소가 산재한다.『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는 외로움의 원인을 개인의 내면이 아닌 사회 구조에서 찾는 관점을 보편화하기 위한 시도다. 책은 그 대표적인 장소로 ‘양로시설'을 소개한다. 이는 한국의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도 편견과 터부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외로움의 장소다. 주로 뉴스 사회면에 국한되어 접하게 되는 이미지로 인해, 시설 입소는 사회적 사망선고로 여겨지고 돌봄의 사각지대는 증폭될 수요에 비해 여전히 어두운 구멍으로 남아있다. 한편, ‘노년'이라는 생애 주기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우리 모두는 1차로 그 보호자가, 2차로 당사자가 될 운명을 짊어진다. 때문에 ‘양로 시설’은 사회 구조적 외로움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당위성에 있어서 가장 대중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장소가 된다. 브라질에서 찾은 어떤 양로시설의 풍경 한국의 스크린에서 본 적 없는 ‘양로 시설’의 모습을 리우 데 자네이루의 양로시설 ‘베타니아’에서 찾아 제안한다. 뉴욕에서 주로 활동하는 브라질 사진 작가 카로우 셰지아크가 5년 간 자원봉사로 요가 수업을 진행하며 가까워진 입소자들의 초상 사진이다. 1.5평 남짓이지만 모두에겐 ‘자기만의 방'이 있고, 각각의 방은 냄새부터 밝기까지 그 주인의 연장선처럼 닮아 있다. 가장 자기다워지는 방 안에서 그들의 정체성과 선택권이 살아 숨쉬는 모습이다. 자세가 구부정할지언정 총명한 눈빛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들은 기꺼이 자신의 흰 머리와 주름을 마주한다. 살아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나다운 모습이므로. 카로우 셰지아크와 베타니아 주민들의 관계에서, 낯선 이미지를 함께 발견하고 기록한 그들의 여정에서, 사회적으로 형성된 외로움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개인의 연대를 발견한다. 때론 공론화를 기다리지 않고 해낼 수 있는 개인의 실천이 있다.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양로시설에서 그 어딘가로, 8명의 프리즘을 거쳐 확장되는 외로움 카로우 셰지아크가 기록한 ‘베타니아'의 풍경과 이야기를, 8명의 한국 작가가 개인의 관점과 경험을 담아 풀어낸다. 프랑스 지하철 광고판 앞, 대학교 중앙도서관 화장실, 산후조리원, 돌아가신 할머니가 머물던 양로원, 여행에서 만난 숙소,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이 편견까지 벗겨내는 베를린,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이 안개처럼 따라다니는 샌프란시스코 등 개인이 문득 또는 절절한 외로움을 실감하는 장소는 놀랍도록 다채롭다. 한 가지 공통점은 그들이 발견한 외로움은 모두 외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타인에게는 당연해보이는 장소가, 시스템이, 사회적 통념이 어떤 개인에게 부딪히고 세상을 재조립하는 순간의 기록이다. 8개의 이야기를 거쳐 결국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모든 외로움의 뿌리가 이어지고 얽혀 있는 발 밑의 구조다. |
“책에 수록된 글과 사진은 외로움을 알아보는 눈 밝은 동료들에게 보내는 생존 신호이자 집결 신호다. 이 신호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스스로 사회로부터 격리될 준비를 하는 외로움의 땅 대한민국에서, 이 책은 우리가 원한다면 기꺼이 서로의 친구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일깨우는 나직한 합창이다.” - 장혜영 (21대 국회의원 )
|
“현학적 접근 대신, 몸에서 비롯된 감각으로 기록한 타인과의 동행일지다. 책에 깔린 ‘타인을 함부로 진찰하지 않는 태도'가 인상 깊다. 특히 돌봄으로 대표되는 노인과의 관계가 그저 간병, 뒷바라지, 공경의 태도가 아니라 ‘각자가 남몰래 지켜온 품위를 발견하고 존중하는 시도'임을 곱씹게 해줘 고마웠다.” - 김신식 (감정사회학자 )
|
“건강, 돌봄 문제 등으로 집을 떠나야 하는 노인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한국의 노인복지시설은 집을 떠난 노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곳인가? 우리 사회는 이 거대한 실존적 문제에 대하여 지금 그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외로움의 뿌리를 파헤치는 이 책은, 노인을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으로 바라봄으로써 노인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