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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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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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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704g | 140*210*27mm
ISBN13 9791185851075
ISBN10 118585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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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는 마크가 낯선 상황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진작 눈치채고 있었다. 일전에도 “그게 누구였다고?”와 “왜 나한테 소개해 주지 않았어?”라는 물음에 끝도 없이 설명을 해야 했다. 그때 생각만 하면 진이 빠져서 마크가 같이 가겠다고 했을 때 바로 거절했다. 그는 삐쳐서 아침에 그녀를 바라보며 잘 갔다 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문제는 돌아가서 해결하면 된다. 지금은 닥친 일만으로도 벅차다. 맥도날드 주차장에서 보는 풍경은 언제나 똑같다. 흙탕물이 되어 버린 강, 콘크리트 다리. 주도로를 따라 들어선 관광객용 상점들, 작은 싸구려 식당, 휴일에 젖은 옷을 빨면서 프렌치프라이와 아이스크림으로 배를 채우던 빨래방까지.
--- p.25

그가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지난 한두 해는 정말 끔찍했다. 라이언의 사업 파트너가 범죄자가 되면서 그의 사업은 망하는 중이고 캐리와의 사이도 삐걱댔으며 부모님까지 돌아가셨다. 하지만 이번 주를 기점으로 상황은 달라질 거다. 유언장이 공개되고 결정이 내려지면 라이언은 모든 것을 수습할 수 있다. 사업을 구할 수 있다. 그러면 캐리를 다시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바라는 것처럼 집을 수리하고 가족 휴가를 가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을 좀 줄일 수 있다. 그런 게 바로 결혼 생활이 아닐까? 상대의 바람과 필요를 맞춰 주는 것? 어쨌든 상담을 해준 의사도 그러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다.
--- pp.34-35

캠프에서 밤을 새우는 행사는 폐지될 뻔했지만 누군가, 아마도 마고의 엄마가 개입해서 계속하게 된 것 같다. 밤에 별을 보고 누워 모기한테 뜯기는 것이 우리가 인격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준다나? 그건 캠프 초기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마고의 엄마는 전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섬에서 밤을 새우는 행사는 계속되었고 카운슬러들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어디를 가려면 한층 공들여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캠프 참가자가 아닌 카운슬러가 되면 이 밤샘 행사는 다른 문제다. 캠프 참가자들이야 밤에 잠을 안 자도 괜찮지만, 보트를 뒤집고 싶어 안달이 난 열 살짜리들에게 다음 날 아침 9시부터 보트 타기 강습을 해주어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카운슬러들 대부분이 밤을 새우는 행사를 끔찍이 싫어했다. 하지만 나는 평생의 마지막이 되어 버린 그 날 밤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라이언 때문이었다.
--- pp.42-43

제시간에 도착하는 건 케이트 맥알리스터의 장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가족 변호사인 캐빈 스위프트에게 캠프까지 태워 다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결정한 것을 바로 후회하게 되었다. 서른두 살과 예순다섯 사이에 공통 관심사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위프트는 할아버지 때부터 가족 변호사로 일해 왔지만 확실히 세대 차이가 났다. 그래서 챔플레인 다리를 지나자 케이트는 스웨터를 둘둘 말아 창문에 대고는 피곤하니 조금 눈을 붙여도 되겠냐고 물었다. 딱히 허락이 필요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맥알리스터 가족이 요구한 모든 것을 처리해 주듯 그러라고 했고 그녀는 언제나처럼 편안해져 곧바로 잠이 들었다.
--- p.63

그래서 여름이 끝나고 물에서 보트를 끌어 올려 건조한 장소에 보관해 둘 때가 되면 항상 너무 슬펐다. 가을, 겨울 그리고 봄까지 그렇게 오래 캠프 밖에서 지내고 싶지 않았다. 가끔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면 늘 배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니거나 1년 내내 물에 있을 수 있는 곳에 사는 상상을 했다. 반쯤 자라다 만 여자애의 반쯤 하다 만 생각이지만 말이다. 난 내 삶이 물 위에서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지 끝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난 몰랐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인생 마지막으로 보트에 오르게 될 줄을. 힘없이 팔다리를 늘어뜨리고 등을 대고 바닥에 누운 채로. 조류가 날 해변으로 데려가 그곳에 붙잡아 두었고 난 그 상태로 누군가가 발견해주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되기까지 영원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 pp.84-85

라이언은 평생 그렇게 화가 나고 두렵긴 처음이었다. 마음속에 화와 두려움이 똑같이 자리했다. 신기한 감정의 시소다. 라이언은 보통 화가 나면 가만히 있지 못했다. 집을 뛰쳐나가 마당으로 갔고 화가 많이 났을 때면 거리를 한참 동안 쏘다녔다. 캐리는 그 점을 이해했고 라이언이 벽을 부수는 것 보다는 그의 신발 밑창이 닳아 구멍이 나는 편이 더 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화와 두려움이 그를 마비시켰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일을 어떻게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왔던 것일까?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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