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성실하고 진실하게 에스페란토를 대하는 옴브로님의 마음과, 쉼 없는 꾸준한 노력
우선 『황금 화살(La Ora Sago)』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책은 동유럽 헝가리 동화를 다룬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헝가리 동화의 아버지인 엘렉 베네데크가 펴낸 헝가리 전래동화 10개 꼭지를 헝가리에스페란토협회에서 에스페란토로 엮고, 이를 장정렬(Ombro)님이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에스페란토라는 연결 언어가 없었다면 우리가 쉽게 저 먼 동유럽 헝가리 동화를 접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가 어릴 때 보고 듣던 여느 동화와 마찬가지로, 헝가리 동화도 이 동화를 듣거나 읽는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학부모 독자에게도 인생의 험로를 개척해 나가는 교훈과 지혜를 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헝가리 동화 작품을 읽어나가면, 우리 독자 또한 그 교훈과 지혜의 주머니를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에스페란토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독자도 에스페란토 부분과 한글 부분을 번갈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감히 추천합니다. 이 동화 중에 「황금 방망이」가 있습니다. 그중 감동적인 문장이 있어, 여기에 소개합니다.
“...할머니는 곁에 앉아, 좋은 음식을 얻어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그녀는 더는 할머니가 아니라며, 아주 아름다운 요정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그 요정이 그 왕자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먹을 것을 준 것으로 기뻐하세요. 만일
그게 없었다면, 이 수건은 더는 당신 것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은 내게 그렇게 착하게 행동했으니, 이 3색 망토도 드릴게요. 이 망토를 흔들기만 하면, 초록 조각이 떨어져 나와 그 자리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줄 겁니다. 또 그 정원에서 이 망토를 흔들어 푸른 조각이 떨어져 나오면, 작은 호수가 만들어지고, 또 한 번 이 망토를 흔들면 하얀 조각이 떨어져 나와 큰 궁전이 될 겁니다...”
저는 대학 시절 중 3월 어느 날,‘에스페란토 서적 전시회’를 열고 있던 강의실을 방문해, 이 전시회를 안내하던 부산 에스페란티스토 회원님들과 대학생 장정렬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해부터 우리는 에스페란토 학습을 위해 매진했고, 사단법인 한국에스페란토협회 부산경남지부에서 중책을 맡았고, 대학생들이 함께 편집해나간 부산경남지부 격주 발행 소식지 [TERanidO] 편집진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40년의 세월 동안 부산에서 국제어 에스페란토의 보급을 위해 함께 활동해 왔습니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는 동지이자 에스페란티스토입니다.
그러면서 각자 자신의 인생 목표대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저는 졸업 후 유아 교육에 종사했습니다. 그 뒤 20여 년, 오늘날도, 부산에서 호텔과 일반 상업시설이 포함된 부동산 개발업에 종사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사)한국에스페란토협회 비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까이서 지켜본 역자는 에스페란토 창안자 자멘호프(L.L. Zamenhof) 박사가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폴란드 여성 문제작 『마르타(Marta)』(오제슈코바 지음, 산지니출판사, 2015년)를 우리말로 번역 출간한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 19’라는 특수한 사회 현실 속에서도 번역서를 연이어 발간해내는 등 에스페란토 활동을 더욱 왕성하게 하여 수많은 에스페란티스토에게 큰 귀감 되고 있습니다. 이는 항상 성실하고 진실하게 에스페란토를 대하는 옴브로님의 마음과, 쉼 없는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그 활동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황금화살(La Ora Sago)』의 출간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번역 활동을 기대하며, 추천의 글을 올려 봅니다.
2021년 10월 26일, 기차 안에서.
- 최향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