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 중에서

15>토요일> 재미(놀이)-짓다

성경 본문 (슥8:4-5; 사11:6-8; 갈3:28)
-그 성읍 거리에 소년과 소녀들이 가득하여 거기에서 뛰놀리라
-그때에 (…)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이야기
도시에서 재미있는 놀이는 가장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관계맺기 방식이다. ‘누구와 논다’는 것은 나와 상대를 동일시한다는 것을 뜻한다.
“영희야 놀자, 철수야 놀자, 바둑이도 같이 놀자.” 같이 놀자는 제안은 친구가 되자는 제안이다. 반면, “너랑 안 놀아!” 또는 “○○네 집 아이와 놀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을 타자화하고, 나와 구분짓는 것이다. 필자의 유학 시절, 좋은 기억이 한 토막 떠오른다. 아이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주눅들지 않고 매일매일 재미있게 놀았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피부색도 다른 한국 아이를 자신들의 놀이터에 기꺼이 초대해 함께 즐겁게 놀아준 미국 아이들 덕분이다. 아이들은 매일매일이 학교 가는 날이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나님의 놀이동산, 자연에서 다양한 피부색의 어른들과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재미있게 뛰노는 장면, 그것이 필자에게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묵상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연을 배경으로 모든 사람이 놀이의 주체로 놀이터에 동참할 때, 재미있고 참된 재미있는 놀이의 정신을 지어낼 수 있다.하나님 보시기에 재미있는 놀이, 아름다운 놀이란, 놀이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나(I)와 그것(It)’의 관계가 아닌 ‘나(I)와 너(Thou)’라는 존재론적 관계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한 줄 기도
하나님께서 지으신 아름다운 놀이동산 지구별에서 서로를 동무로 대할 수 있는 예쁜 놀이정신을 주소서. 피부, 국적, 나이, 성별로 구분짓지 않게 하소서. 아멘.

박재필 | 장신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