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능 아동에게 있어 너무 쉽고, 느리며, 반복적인 학습 진행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게 되지만, 부모와 교사들은 그런 어려움을 잘 인식하지 못 할 수 있습니다. 지능 검사 결과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IQ 125 이상 아동의 경우 어휘 수준은 자기 학년보다 적어도 2~3년, 어떤 경우에는 5~6년 앞서가는 수준까지 발달한 경우가 있습니다. 어휘 수준뿐 아니라, 상식, 추론 능력, 기억력, 순간적인 판단 인지 능력 등이 이미 자기 학년에서 진행되는 수업과는 수준이 맞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수업이 매우 반복적이고, 느리며, 지극히 지루하고 유치한 내용의 끝없는 반복처럼 느껴집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지식을 공급해주지 않는 교사에게 존경심을 갖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통한 보완이 가능할까요? 하지만 냉정한 현실은 부정적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한 사교육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사교육은 과외든, 학원 수업이든 정규 학교의 평가에 종속됩니다. 시간과 돈을 투입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과외 수업이 학교 평가에 도움이 되길 기대할 것입니다. 문제는 커리큘럼 자체가 맞지 않는 고지능 아동에게는 이런 사교육은 부적합한 수업을 연장시키는 것이 됩니다
--- p.16~17
만으로 8~9살(초등 3~4학년) 이전에는 책상에 앉아서 학습 활동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교육 시장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1살이라도 어릴 때 그런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근거가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동들의 성장 주기를 고려할 때,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사교육 산업에는 매출 증가를 가져오겠지만, 성장기 아동에게는 보다 활발한 체험과 역동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8~9살 이후에도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인 학습 활동을 내재화하는 노력과 방향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영재 교육의 주요 원칙을 강조하다 보면, 부모들에게는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팔짱 끼고 구경만 하라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8~9살 이전의 아동에게 아끼지 말고 부모가 제공해야 할 것은 오히려 부모와의 ‘좋은 추억 만들기’입니다. 다채로운 체험 활동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천문대 등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하고, 체험 활동을 가지고, 가족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찾아간다거나 놀이공원, 눈썰매 타기, 눈사람 만들기, 물놀이, 캠핑 등 수많은 활동이 권장됩니다.
--- p.80
수학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는 아이들을 데려오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답이 나올까 봐 두려워하고, 자기가 쓴 답을 가립니다. 짐작해본다면, 오답이 나온다고 계속 지적을 당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계속 ‘틀려도 된다’라고 최면을 걸듯 말해야 합니다. 틀려도 다시 기회를 주고, 비슷한 답을 쓰면 기뻐하고, 격려하며,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태도에 변화가 생깁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속도도 빠릅니다. 빠른 만큼 아이들은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답을 만드는 것입니다. 오답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내용을 빠르게 배운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답이 하나도 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이미 익숙한 것에 가두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엄마 수학 성공’의 가장 중요한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가 오답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즉 새로운 시도, 새로운 착상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태도와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 p.139~140
고지능 영재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은 다른 부모보다 훨씬 높은 차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필자가 권하는 역할 분담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엄마는 생활 습관을 잡아주고, 아이가 가족 내부나 외부에 대해서 민폐를 끼치고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적어도 청소년기까지는 가르치고 지적하는 악역을 맡습니다. 아빠는 이런 상황에서 엄마보다는 아이를 감싸고, 달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악역을 맡아야 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아이가 어릴수록 주 양육자는 엄마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가정 내의 특별한 상황으로, 엄마가 외부 일을 하고, 아빠가 주 양육자가 된다면, 그 역할은 반대가 되어도 됩니다. 아빠 혹은 주 양육자의 배우자가 주 양육자를 도와주기 위해, 주 양육자 편에 서서 아이를 같이 압박하는 경우 효과가 떨어집니다. 아빠 혹은 부 양육자가 주 양육자와 함께 아이를 윽박지르는 상황이 되면, 아이 입장에서는 2:1로 힘이 밀리는 상황에서는 다소 억눌립니다. 그러다가 아빠 혹은 부 양육자가 직장에 가고, 엄마 혹은 주 양육자 혼자 있을 때, 일대일 상황이 되면 오히려 자신의 힘이 우세하고 유리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욱 고집을 피우거나 부모에게 반항하는 태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 p.20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