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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을 지우는 새벽

문학의전당 시인선-38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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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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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53*224*20mm
ISBN13 9791158966591
ISBN10 1158966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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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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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누군가는 자기애를 산다고 자랑하듯 설치기만 했구나
정작 사랑한 게 아니라 먼저 철저히 버렸고 외면당했다는 사실
이제야 조금은 알았겠구나
자신을 우선 생각한 것보다
거절 못한 무력감에 돌아보게 되는 날들이 저물어
숨 막히게 둘러서는 밤이겠구나
몇 달 동안 웃고 산 것도 엄청난 사치 내 것이 아니었구나
가끔 헛웃음으로 의식을 주저앉히는 난입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추락하는 날개만이 내 몫이구나
무엇을 위해 달려온 건지 아득하기만 한데
위로받을 사람도 없이 울 수조차 없는 부자유
그냥 살던 대로 다시 꽃다지 냉이 쑥 캐던 흙손으로
뜰살이 하며 살고 싶은데
거봐, 아무도 너를 일으켜 주지 않아
그게 소망인데 몸도 안 되는 일이 되었구나
---「무관심을 벗기다」 전문

자잘한 물고기를 놓아주는 어부의 손
그물을 빠져나가 상하지 않은 비늘처럼

지난밤 온기 없는 생각을 퍼내고
게으름은 벗어놓고 헤엄쳐 온 여기
새벽은 언제나 천상의 바다요 지혜의 숲

풋풋한 정신을 깨우느라
어둠의 호흡들이 일정한 파장을 그으며
멀어지는 지금이란 신호

생이란 주조음을 아름답게 연주하려
몽돌처럼 다듬는 게 쉬웠다면
시는 나와 함께 살지 못했으리라

껍질을 벗고 속살이 드러나는
피조물들의 상한가를 헤아려
바닥을 힘껏 믿어보는 배려까지

다시 새벽을 사는 일은
나를 지우고 너를 새롭게 읽어내는 일로
어제보다 한결 수월하다
---「오독을 지우는 새벽」 전문

엉성하게 슬픔 한 자락 짜느라
미간도 찌푸리고 고함도 질렀으나
손에 잡히지 않는 슬픔이
어떻게 뼛속까지 사무쳤는지
나도 알고 너도 아는 뼛속으로 흐르는 샛강 하나
하늘 아버지의 큰 사랑이 유전된 결과라 하자
그러니 사랑아
십자가 아래로 골백번 미끄러지는 내 슬픔아
이제 우리는 곰삭은 척, 못해도
당당히 슬퍼하기로 하자
이 순간 하늘은 우리 기대만큼 높아지고
두려움은 부끄러운 슬픔이 아니다
뭇별들의 성벽 같은 언어의 골짜기로 가다가
애석한 슬픔은 접고 하늘에 닿을 마음 다독이다가
굴절되지 않으면 골절되지 않아
온전한 너는 살아남는 네가 되는 나다
---「당당한 슬픔」 전문

스무 해 동안 한 여자가 만진 그것
생계 수단이었다는 것을 시 쓰다가 덥석 깨달았다
내다 판 것도 없는데 맛있는 찬에 밥 잘 먹고
약간의 허세도 자신에게 부리며
꽃바구니 들고 원피스 앞치마 입는 날이면
어떤 왕비도 부럽지 않았다
흙손이 되는 날은 그런대로 힘을 모아
향기롭게 안부할 꽃들이 여자의 속내를 알기에
참으로 온 마음 다해 가꾸었다
나비와 새들, 반딧불이 날아오고
다람쥐까지 찾아와 꽃잎 사이를 오갈 때면
배가 부르도록 포식하고 단잠에 들었다
아, 이젠 웅크리고 누워
꿈만 같았던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
최소한의 시간이라도 다시 보내고 싶어 매만지는
여자의 손에 온종일 심파시 장미가 핀다
---「꽃의 지문」 전문

나는 아직이거나 안 온 건지도 모른다

나는 언어의 잔뿌리만 캐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내다 버릴지도 모르는 스스로 무서운 존재

나는 나도 모르는 나를 여기에 두고 나를 찾는다고 떠나지는 않을 테지만,

나는 육신과 정신이 지탱해 온 나의 실체를 믿는다

나는 스무 해 동안 흙 만지고 꽃 농사짓고 나물 뜯고 글 쓰며 산 게 전부

나는 나처럼 살기 위해 다시 태어나도 이 삶이 싫다고는 말 못할 게 분명하다

나는 나를 조금 아는 게 아침 새가 나 대신 시를 쓰고 노래 부르도록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나는 나에게 모처럼 고맙다
더 많이 나를 사랑하기로 마음 다져 먹었다
---「마음이 그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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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연의 시집을 읽어가면서 나는, 그가 사물과 사건, 자연과 인사를 능수능란하게 독해하는 감각의 장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꽃의 지문’을 감각하며, ‘내 안으로 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는 ‘눈물을 잠그지 못’하는 감각의 수도꼭지를 가진 시인이다. 지시연은 ‘꽃의 비밀’을 만지거나 ‘늙은 밤나무의 말’을 들을 줄 알고, ‘구상나무에 걸린’ 한 줄의 기도를 채집하는 본능을 타고났다. 특히 나는, “꽃보다 귀한 게 사람이라면/나는 사람 쪽에서 꽃을 보리라”(「타자의 길」)는 역설과 “글보다 시보다/저 빗소리가 한 수 위”(「비의 언어」)라는 대위와 “그냥 살던 대로 다시 꽃다지 냉이 쑥 캐던 흙손으로/뜰살이 하며 살고 싶은”(「무관심을 벗기다」) 무위자연과 하심의 전략에 매혹되었다. 내가 지시연의 시에 공감하고 감동하는 것은 시 문장에 소박한 소망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지우고 너를 새롭게 읽어”(「오독을 지우는 새벽」)내고자 하는 지시연 시인이, 욕망에 사로잡힌 도시 자본 중심 시대에 던지는 예언적이면서 대안적인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 공광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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