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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② 반동의 시대

: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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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596g | 152*225*21mm
ISBN13 9791189328900
ISBN10 118932890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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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처음부터 지금까지 목격한 장면들은 닮은 점이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근대라는 시대를 두고 세계와 조선이 걸어간 방향이 많이 달랐다는 사실입니다. 지성과 교류를 통해 근대를 맞이한 공동체들이 있었고 지성과 교류를 거부하고 근대를 거부한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조선은 대개 근대를 거부한 쪽입니다. 그런데 1894년을 맞아 조선에서 근대가 폭발합니다. 분노를 참고 있던 농민이 죽창을 들고, 왕실에 고개를 숙이던 관료들이 전제왕권을 제한하겠다고 고함을 지릅니다. 아무리 일본이 무력으로 강요한 근대라고 해도,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요. 뒤를 돌아보면 보입니다. 서원 철폐(1871), 종두법(1879), 갑신정변(1884), 동학(1894).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숨죽이며 조금씩 얼굴을 드러내 왔습니다. 정신의 주인은 사람입니다. 그때마다 근대를 찾는 사람들이 누적되면서 마침내 1894년이라는 거대한 변혁의 시간을 맞게 된 거지요.
---「4장. 개혁 시대」중에서

1894년 동학 발생 직후 조병갑은 물론 제1타깃이던 민영준을 비롯해 민형식, 민응식, 민치헌 따위 부패한 민씨들은 모조리 유배형을 받고 서울을 떠났습니다. 목은 달아나지 않았지만 정치적으로는 사망선고였지요. 그 귀신들을 고종이 현세로 재소환한 겁니다. 그러고 보니 닷새 전 고종이 ‘제외하라’고 명령한 ‘죄목罪目’에는 이들에게 걸려 있던 ‘백성 재물로 자기 배를 살찌워 원망을 산(聚斂歸怨肥己, 취렴귀원비기)’ 죄가 없습니다. 고종은 자기 주변을 이 귀신들로 채웁니다. 12월 16일 민영준이 궁내부 특진관으로 복귀합니다. 장관급입니다. 이듬해 2월 16일 민병석이 궁내부 특진관에 임명됩니다. 다른 모든 민씨들이 장관급으로 속속 복귀합니다. 1898년 1월 2일 대한제국 법부 민사국장으로 동학 원흉 조병갑이 복귀합니다. 결기 가득한 김홍집이 팔이 천 개라고 해도 저 콘크리트 장벽을 뚫고 원하는 개혁을 할 수 있을까요. 500년 모순을 붕괴시키기에는 저항이 너무도 거셉니다.
---「5장. 반동의 시대」중에서

총 한번 쏘지 않고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수용돼버리는 인류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청나라에서 일본으로, 러시아로 미국으로 의지할 국가를 옮겨가며 권력을 유지해 온 지도자, 위기 때마다 일본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제 나라 이권을 떼준 지도자로부터 신하들은 충성심을 거둬들였습니다. 성리학적 도리를 지키던 많은 사람들이 고종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고종은 귀 또한 닫아버렸습니다. 독립협회가 내놓았던 개혁안들이 거부되고 대한제국은 결정적으로 침몰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는 물론 5대조까지 황제로 만들고 통치하는 국가 대신 자기 전주 이씨 가문을 격상시키고 성균관을 부활시키고 주자 후손을 중용하며 나라를 가난한 전 근대로 회귀시키는 모습을 보며 일본은 그물 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그물을 치기도 전에 물고기가 뛰어든 겁니다.
---「6장. 제국 시대」중에서

지성과 교류라는 관점에 한정한다면, 대한민국은 아직 근대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효율과 원칙보다는 도덕률과 선악이 사회의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사람을 죽여도 대의명분이 있다면 용서가 되고, 결과가 좋더라도 동기가 불순하다면 비난을 받습니다. 그 어떤 진영도 민족과 민족주의 앞에서는 고개를 숙입니다. ‘단일민족’과 ‘배달민족’이라는 신화는 교과서에서 지워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는’을 외치며 삽니다. 저들이 옳더라도 ‘저들이니까’ 틀렸다고 몰려갑니다. 지성을 탄압한 정조를 문예부흥의 군주라고 찬양하고 식민시대를 초래한 이기적 군주 고종을 개명군주라고 찬양하고 허무맹랑한 조선 잔당 북한 김씨네를 자주적 평등주의자라 찬양하는 사람들이 우리들 틈에 활개를 칩니다.
---「7장. 식민과 해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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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① 몰락의 시대 +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② 반동의 시대 세트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① 몰락의 시대 +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② 반동의 시대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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