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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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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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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81g | 140*225*30mm
ISBN13 9788960900608
ISBN10 89609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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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행복할 수 있겠냐?
루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머니라면 이 결정을 이해해주고, 잘했다면서 자랑스러워했을 텐데. 루마는 그동안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하면서 여섯 자리 이상 연봉을 벌어왔다. 로미가 겨우 연명하고 있을 때 말이다. 부모님은 언제나 자기에게 부당한 역할을 요구해왔다. 아버지는 장남으로, 어머니는 두 번째 남편으로. --- p.48, 「길들지 않은 땅」중에서

“그이를 잘 아셨잖아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데보라가 엄마에게 물었다. 그러고는 이 일을 알고 계셨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엄마는 몰랐다고 했고 그건 사실이었다. 그들은 한 남자에게 실연을 당한 셈이었다. 단지 엄마는 오래전에 다친 상처가 아물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엄마와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아마 살다 보니 습관처럼 그렇게 된 것 같았다. --- p.102, 「지옥―천국」중에서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혼자 있는 그 순간을 그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오죽하면 혼자 지하철을 타고 있을 때가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이라 생각했었는지 말이다. 인생의 짝을 찾는다고 그렇게 헤매고서, 그 사람과 아이까지 낳고서, 아밋이 메건을 그리워한 것처럼 매일 밤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렇게 절실하게 혼자 있길 원한다는 건 끔찍하지 않은가. 아무리 짧은 시간이고, 그조차 점점 줄어든다 해도 사람을 제정신으로 지켜주는 건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이. --- p.140, 「머물지 않은 방」중에서

나와 파룩의 관계 말예요. 그녀도 알아야 해요. 보니까 당신은 좋은 친구인 것 같으니까요.
디어드라는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한동안 폴과 생은 정적에 귀를 기울이듯 앉아 있었다. 폴은 생의 오해를 푼 셈이었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도, 자기의 무죄를 입증한 것 같지도 않았다. 결국 생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나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러고는 마치 주변과 차단된 것처럼, 아주 조금씩 움직였다. 소리를 내거나 몸을 크게 움직이면 자신의 존재가 들킬까 두려워하는 듯했다. --- pp.257~258, 「아무도 모르는 일」중에서

사실 난 그 첫날 밤 굉장히 무서웠어. 방이 너무 조용해서 무서워 죽을 것 같았지. 하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았어. 서너 살 때 터득해야 했던 걸 지금 터득하지 못하는 것보다 무서운 건 없었으니까. 결국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라. 두려움에 지쳐 잠이 들었고 아침에 깨어보니 난 혼자였어. 안방에는 들어오지 않는 동쪽 햇살에 눈을 찌푸리면서 잠에서 깨어났지. --- p.279, 「일생에 한 번」중에서

아이들의 얼굴 위로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지만 내 입에선 계속 말이 튀어나왔지. 해서도 들어서도 안 될 말들이. “그래 너네도 이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겠구나. 우리 엄마가 얼마나 예뻤는지, 너네 엄마보다 얼마나 세련되고 예뻤는지, 너네 엄마와는 비교도 안 되지. 너네 엄마는 여기 우리 아버지 빨래나 하고 밥이나 해주러 온 가정부에 지나지 않아. 그게 너네 엄마가 여기 온 이유야. 너네들이 여기 온 이유이고.”
--- p.346, 「한 해의 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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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또다시 떠나는 줌파 라히리 식 가족 오디세이.
미움과 지겨움과 오해와 단절의 막막한 바다를 지나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다다르게 되는 공존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들이 줌파 라히리 특유의 섬세한 시선 속에 담겼다. 우리는 끝내 불완전한 이방인으로 남는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가족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걸 알려주는 세련된 소설들이다.
김연수 (소설가)
훌륭하고 쉽게 읽히는 산문체로 쓴 이 책에는 스토리텔러인 줌파 라히리의 대단한 재능이 잘 드러나 있다. 인물들은 뉘우침, 고독, 상실감, 그리고 크고 작은 비극들 사이에 있으며, 무엇보다 크게 강조하지 않은 듯한 휴머니티를 느낄 수 있다.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저자)
굉장한 작품. 예리한 관찰력, 차분하고도 정교한 문체로 라히리는 세대 간의 충돌에 초점을 맞춘다. 인물의 감정과 그 주변 세계에 대한 정확한 묘사가 돋보인다. 잊기 힘든 사람들의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오프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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