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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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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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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06g | 141*210*21mm
ISBN13 9788965963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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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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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 전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중국 신장 지역에 위치한 유적인 샤오허에는 사막이라는 기후적 특징 덕에 거의 완벽하게 매장 당시의 형태가 보존되어 있다. 이 무덤은 마치 수십 대의 배가 무리를 지어 사막을 가로지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그 관의 끝에는 마치 배의 노처럼 생긴 표식, 즉 묘비석을 세웠다. 사막에서 발견된 샤오허 무덤은 학익진을 펴고 바다를 헤엄치는 배처럼 사막에 펼쳐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발굴에서 관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흙 색깔의 변화로 관이 그 자리에 있었음을 추정할 뿐이다. 인골도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무덤 안에 토기라도 없다면 그냥 구덩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그렇게 관도 사람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무덤을 보면 그들이 바람처럼 여행을 떠난 것이라는 생각이 이따금 들곤 한다.
---「죽은 이를 위한 사랑의 흔적」중에서

왜 실크로드를 통해서 동아시아 각지로 퍼진 공후가 중국이 아니라 고조선에서 가장 먼저 노래로 등장했을까. 당시 중국에서는 앉아서 타는 금(琴)이 발달했고, 공후는 기마생활에 익숙한 유목민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러니 고조선에서 유독 공후가 발달했다면 중국보다는 초원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서 직접 수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고조선과 초원 지역과의 연관성은 황금, 철제 무기와 마구에 잘 남아 있다. [공무도하가]는 이처럼 서역의 음악과 이어졌던 2000년 전의 교류를 반증해주는 귀한 자료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음악은 너무 흔한 것이 되어 버렸다. 어디에서도 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도시에서는 음악이 끊기는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의 소중함에 대해 잘 깨닫고 있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오래 전, 지금 같은 플레이어가 없는 과거인들에게 음악은 오로지 생음악뿐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값비싼 경험이었고, 평생을 두고 간직할 소리의 향연이었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강렬히 울리는 만큼이나 순간으로 사라져버린다. 과거 사람들의 음악을 지금 우리가 듣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의 귓전에 울리는 지금의 음악이 영원할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어느 누가 그걸 확신할 수 있을까.
---「마음을 울리는 소리 없는 음악」중에서

고고학만큼 역설적인 학문이 없다. 왜냐하면 과거를 밝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의 유적을 파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고고학자들이 수많은 도면과 사진을 남기며 신중하게 발굴을 진행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번 발굴한 유적은 어떠한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다. 간혹 유적을 발굴하지 않고 유보하는 경우도 있다. 땅속에 있는 것이 역설적으로 유적을 오래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발굴을 하지 않는 것도 답이 아니다. 발굴을 하지 않으면 정작 과거의 유적과 유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없기에 오히려 고고학의 발전은 저해된다. 그러니 최소한의 발굴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 것이 고고학 발굴이 지향하는 바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발굴을 ‘수술 자국이 작을수록 좋은 외과수술’에 비유하기도 한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든다는 속담이 있다. 고고학도 그러하다. 과거의 유적이 파괴되어 우리에게 그 속살을 보여 줄 때 비로소 우리는 과거인들의 모습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상처를 당연시하고 발굴에만 급급하게 된다면 후대에 물려줄 유물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파괴와 복원, 고고학 발굴의 패러독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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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강인욱 교수는 고고학자로서 드물게도 유라시아를 전공으로 삼고 있다. 나는 우리 인문 분야에 강인욱 교수 같은 폭넓은 시각의 현장 고고학자가 있음을 항시 든든하게 생각해 왔다. 그는 석사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이후 시베리아, 몽골, 중앙아시아, 중국의 여러 유적지 발굴에 참여하고 이를 보고서와 저서로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그가 지난 20여 년간 발굴 현장에서 겪은 체험을 기록한 일종의 고고학적 에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물을 통하여 과거의 삶을 복원하는 고고학이라는 학문의 참 가치와 고고학자로서의 보람을 말함과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역시 유라시아 대륙의 일부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나는 강교수의 이 생생한 증언록을 통해 고고학이라는 하나의 인문학이 대중과 행복하고도 즐겁게 만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마지않는다.
- 유홍준 (미술사가, 명지대 석좌교수)
우리가 들어본 고고학 이야기 중에서 가장 상큼하게 지적인 흥분을 일으키는 책이다. 그동안 고고학의 발굴과 연구과정의 뒷이야기를 쓴 책들이 있었지만, 이 책은 유물에서 나는 오래된 곰팡이 냄새가 향기롭게 느껴지게 적었다. 고고학자는 몸은 땅 속에 있어야 하지만 머리는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훨훨 다녀야 하는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경우의 수를 꿰고 있어야 하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끊임없이 가설을 만들고 검증하는 만능학자이기도 하다. 강인욱 교수는 이러한 고고학자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학자이자 유물의 뒤에 숨겨져 있는 사람들을 따뜻한 감성으로 생각하는 고고학자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넘나드는 풍부한 고고학적인 지식 그리고 시간을 오르내리는 인간 경험을 토대로 유물을 맛깔스럽게 필자의 시각에서 해설한 새로운 설명들은 고고학을 멀리서 경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놀라운 흥분을 선사할 것이라 기대한다.
-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강인욱 교수는 이야기꾼 고고학자이다. 이 책에서 그는 먼 과거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과 죽음에서 만나는 여러 주제를 유적과 유물로 쉽고도 흥미 있게 풀어낸다. 더불어 그 자체가 역사가 되어 버린 여러 나라 고고학자들의 갖가지 발굴 에피소드도 종횡무진 다루고 있다. 그의 이러한 글쓰기는 일찍이 러시아 유학에서 시작하여 수십 년에 걸쳐 유라시아 대륙의 수많은 유적 현장과 박물관, 연구소를 두루 섭렵하고 체험하여 얻어진 소중한 결과물인 것이다. 친근한 주제를 쉽게 풀어낸 고고학 교양서로서 일반시민과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개발에 따른 구제발굴 현장에 내몰린 한국의 젊은 고고학도들도 단숨에 끝까지 읽어낼 수 있고 새겨볼 만한 고고학 안내서라 생각되어 이에 적극 추천한다.
- 이청규 (한국고고학회 회장,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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