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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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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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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14g | 134*212*20mm
ISBN13 9788989351290
ISBN10 8989351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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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판기 같지 않아?" 클로드가 말했다. "그건 그리 나쁜 것도 아니야. 동전을 넣고 레버를 쭉 내리면 되는 거야. 그러면 자판기의 내부에서는 기계적인 동작이 발생해. 자네는 자그마한 과자를 받고서 지저분한 거울에 비친 자네 모습에 인상을 한번 쓰고 우산을 꼭 잡은 뒤 걸어가기만 하면 돼.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처럼. 이건 아주 좋아. 하지만 영화에는 맞질 않아."

토드는 또다시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런데 사랑의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나는 최근에 한 여자를 쫓아다니고 있는데 그건 호주머니에 감추기에는 너무 큰 그런 물건이에요. 서류가방이나 작은 여행가방 같은 거예요. 그래서 나는 아주 불편해요."

"나도 알아, 안다구. 그건 늘 불편해. 먼저 오른손이 피곤해지고 그 다음에는 왼손이 피곤해지지. 그래서 자네는 그 여행가방을 내려놓고 그 위에 앉아버리지. 그러면 사람들이 놀라면서 자네를 쳐다봐. 그래서 딴 데로 가야만 하지. 자네가 그 가방을 나무 뒤에 숨기고 급히 달아나면 누군가가 뒤쫓아오면서 그것을 돌려주지. 자네가 아침에 집을 나설 때 그건 싸구려 물건이 든 소형 여행가방이었지만, 저녁에 퇴근해 돌아오면 네 귀퉁이에 놋쇠가 달리고 외국 딱지가 많이 붙은 대형 트렁크가 되어 버리지. 나도 알아. 그건 좋은 얘기이긴 하지만 영화로 만들 거리는 아니야. 영화를 보아줄 사람을 생각해야 하거든. 가령 퍼듀의 이발사를 한번 생각해보라고. 그는 하루 종일 남의 머리를 깎아서 저녁에는 피곤하단 말야. 그는 여행가방을 들고 다니거나 자판기 앞에서 고민하는 그런 멍청이에겐 전혀 관심이 없어. 이발사가 원하는 건 번쩍거리는 사랑과 매혹이야."
--- pp 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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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해케트는 예일 대학 미대 출신으로 내셔널 영화사의 무대와 의상 담당 디자이너로 채용되어 할리우드에 왔다. 그러나 그는 '불타는 로스앤젤레스'라는 대작을 그릴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는 피니언 캐니언에 있는 보잘것 없는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는데, 아래층에 살고 있는 페이 그리너에게 첫눈에 반한다. 페이 그리너는 가난한 광대, 해리 그리너의 딸로 유명한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허영에 젖어 살아간다. 토드에게는 경쟁자가 두 명 더 있는데, 자폐적 성향을 갖고 있는 호머와 카우보이 출신 건달 얼이 그들이다. 페이는 아버지가 죽은 뒤, 아버지와의 장삿길에서 만났던 호머와 계약을 맺고 그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도움을 받는다. 처음과는 달리 페이는 호머에게 점점 더 가학적으로 대한다. 페이는 호머에게 부탁해 얼과 그의 패거리 부랑자들을 차고에 끌어들인다. 어느 날 투계 노름판을 벌인 토드와 얼 일행은 호머의 집에서 난잡한 파티를 벌이다 싸움을 벌이게 되고, 다음 날 페이가 사라진다. 호머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떠나려 하고, 그의 정신 상태가 걱정된 토드는 그를 정신병원에 데려가려고 한다. 이 와중에 그들은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는 배우를 보기 위해 몰려든 군중들에 휩쓸린다. 그곳에서 자신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이웃집 아이를 폭행하던 호머는 성난 군중들에 묻혀 사라지고, 토드는 군중들 사이로 휩쓸려 다니다 가까스로 구조되고, 구급차에 실려 친구 에스티의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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