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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
중고도서

범인 없는 살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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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68g | 138*195*28mm
ISBN13 9788925588957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  판매자 :   북파크   평점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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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쓰야, 왜 죽은 거니”
사진 속 친구에게 물었다. 죽어야 할 이유 같은 것이 있을 리 만무한데 그 녀석은 죽었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머리를 쥐어뜯었다. 다쓰야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붙어 다닌 사이다. 집이 가까운 것이 계기가 되어 친해졌지만, 결점투성이인 나와 모든 면에서 완벽한 다쓰야가 죽이 잘 맞아 놀라울 정도였다.
공부든 운동이든 다쓰야를 당해낼 수 없었다. 같이 있으면 형제로 볼 만큼 그는 키도 컸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어떻게든 다쓰야에게 따라붙고자 기를 썼다.(…)
요코는 우리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도쿄에서 전학 왔다. 그녀를 보았을 때 왠지 식은땀 같은 게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진 것을 기억한다.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소위 ‘두근거림’인데, 그녀를 향해 그런 풋사랑의 감정을 느낀 건 나만이 아니었다. 괴롭히기도 하고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면서 그녀의 주의를 끌려고 한 소년이 여럿 있었다. 그녀의 용모는 물론 몸짓 하나하나까지 당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 pp.17~19 「작은 고의」 중에서

“저 오늘, 학교에 못 나갈 것 같습니다.”
하기와라 신지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히로미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무슨 일이야”
잠시 침묵. 이윽고 쥐어짜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남동생이…….”
“남동생이 왜”
“죽었어요.”
(…)
“글쎄요.”
신지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저도 몰라요.”
히로미는 신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곤 “기운 내”라고 말했다. 신지는 굳어 있던 표정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괜찮아요. 정말로 괜찮아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괜찮다고 다짐하듯 말하는 신지를 뒤로하고 히로미는 걸음을 내디뎠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아 보여서 한숨 돌렸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히로미는 신지의 눈자위가 벌겋게 충혈되어 있는 걸 보았다. 아마도 남동생의 죽음을 접하고 운 흔적일 것이다.
--- pp.64~71 「어둠 속의 두사람」 중에서

“아무리 자살하려고 작정한 사람이라도 저런 데 일부러 머리를 부딪칠 리는 없고 말이야.”
뭔가 미심쩍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뭔가가 있다.
“그런데 말이죠, 고인의 추정 체중을 아십니까”
다미야의 생각을 감지했는지 니시오카가 물었다.
“몰라. 몇 킬로그램이지”
“80에서 85킬로그램입니다.”
“흐흠.”
다미야는 신음 소리를 흘렸다. 이 방에는 싸운 흔적이 전혀 없고, 창틀의 높이로 볼 때 뒤에서 떠미는 정도로는 떨어질 것 같지 않았다. 하물며 80킬로그램이라…….
“좀 무리일까”
‘밀어서 떨어뜨리는 건’이라는 의미였다.
“적어도 제게는 무리입니다. 프로레슬링 선수라면 모를까.”
니시오카가 말했다.
“그럼 사고인가? 실수로 떨어졌단 말인가”
다미야는 다시 한번 창가로 다가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대체 뭘 어떻게 실수하면 이런 데서 떨어질 수 있는 거지”
--- p.201 「하얀 흉기」 중에서

그녀는 나보다 여섯 살 연하로 같은 직장의 노무과에서 일했다. 그렇기는 해도 평소 나는 거의 사무실에 나가지 않았다. 하루 종일 양궁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거나 합숙 훈련에 동행했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적었지만 우리는 사랑했다. (…)
아무래도 나오미는 진심인 것 같았다. 이제껏 올림픽 출전이라는 외길을 달려왔으니, 그 꿈이 깨진 지금 결혼이라는 또 다른 꿈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그리고 연애 경험이 없어 자신을 안아준 남성이라면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 것이다. 순간 당황했다. 그녀가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일단 오늘은 돌아가라고,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그녀를 설득했다.
“좋아요. 오늘은 갈게요. 하지만 코치, 배신하지 마세요. 만약 배신하면 온 세상에 우리 둘 사이를 알릴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나오미는 눈동자를 번쩍였다. 등줄기에 소름이 쫙 끼쳤다.
“알고 있어. 너를 배신하거나 하진 않아.”
절박한 심정을 감추고 그렇게 말했다.
--- pp.253, 271~272 「굿바이 코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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