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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닌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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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닌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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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64g | 139*196*30mm
ISBN13 9791189571870
ISBN10 118957187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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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진짜다.
---「첫 문장」중에서

피바다 지옥. 역시 생선 따위와는 다르다. 냄새가 너무 역하다. 밤맛 떨어져. 당분간 밥 먹기는 글렀군.
--- p.10

인터넷 세상 어딘가, 머나먼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돌연 익숙한 윤곽을 그리며 다가오자 몸이 떨렸다. 입술을 꽉 깨물자 온몸이 차갑게 식었다. 일단 휴대폰 화면과 거리를 두고 동아리 방의 난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 p.17

[속보] 시신 사진 올린 사람 신상 털림! 본명 야마가타 다이스케, 다이테이 하우스 근무, 다이젠시 거주
--- p.40

거실을 힐끗 엿보자 후유코가 진지한 얼굴로 지도 여기저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후유코도 다이스케의 결백을 진심으로 믿을까? 아니면 배우자의 죄를 모두 이해하면서 조금이나마 속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고 있을까?
--- p.116

그러나 그러한 현상이 지금은 오히려 달가웠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렇게 앞날을 걱정하는 생각이 파고들 여유가 없으니 그저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과 스쳐 지나갈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긴장됐지만 점점 평소처럼 러닝 코스를 돌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달리는 것이다. 오로지 달리기만 하면 된다.
--- p.120

“나쓰미네 집에서 조사하면 안 될까?”
“아니, 지금 지내는 외할머니댁은…….”
“아니, 그게 아니라…….”
에바탄이 정의감으로 불타오르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야무지게 말했다.
“진짜 너희 집 말이야.”
--- p.193

“회사 사람이 궁지에 빠진 남편을 도와줄 것 같지 않아요. 제 식구를 이렇게 말해서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조금 막무가내 같은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 아군보다 적이 더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 p.197

운전대를 잡은 쇼마는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어금니를 악물었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가.
나는 아무 잘못 없는데.
--- p.225

쪽지에 적힌 좌표를 찾아갈까. 당연히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은 있다. 그러나 세상 끝까지 영원히 도망칠 수 없고 만에 하나라도 사태를 극적으로 뒤집을 계기가 있다면 선택지는 이것뿐이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건다기보다 반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렸다. 다이스케는 왼쪽 깜빡이를 켜며 어제 지나온 길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 p.288

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나는 이제 어떤 길을 선택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밝은 미래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이 악물고 일어선다고 해서 과연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경찰에 붙잡히면 두 여자를 죽인, 아니 세 여자를 죽인 살인범으로 아마 극형을 받으리라. 아오에의 말로는 언론은 하나같이 다이스케가 범인이라는 논조였고, 오해가 풀릴 가능성은 한없이 낮아 보였다. 완전한 사면초가다. 그렇다면 차라리 스스로 모든 것을 끝내는 방법도 있었다. 오히려 자해의 의미로서 죄를 갚는다는, 신이 주신 마지막 배려 아닐까.
--- p.317

“확실히……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죠. 우리는 실수하지 않았습니다.”
--- p.335

나는 왜 그렇게 비굴했을까. 생각해 보면 그렇다. 그런 궁지에 몰리고도 멋지게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자신이었다면 무명 유튜버에게 곤죽이 됐을 거라던 직원의 말이 맞다.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은 다이스케가 한 일을 흉내도 못 낼 것이다. 가난해지면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격언과 같다. 궁지에 몰린 사람은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피해자일 뿐인 내가 어째서 타인에게 사과해야 하나.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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