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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135*205*30mm
ISBN13 9791163165941
ISBN10 116316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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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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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모든 비밀이 사실이라고 확신해?”
“나와 상관없는 남의 비밀을 파는 데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거든요.”
“파는 게 목적이면 거짓으로 조작할 수 있잖아.”
“사이트에 올라온 비밀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밝혀지면 등록한 사람은 그날로 매장당해요. 말 그대로 매장이요.”
두일이 목을 손으로 긋는 시늉을 했다.
“사이트에서 활동하다 보면 운영하는 주체가 누군지는 몰라도 조직적이고 힘이 세다는 건 알게 돼요.”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룰을 지키게 할 나름의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 또한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본 적 있어? 매장하는 거?”
--- pp.29~30

기분 나쁜 예감에 온몸이 덜덜 떨렸다. 살인일까. 해인은 다른 쓰레기봉투의 매듭을 풀었다. 쓰레기봉투 안에는 피에 젖은 종이타월과 침대시트, 태곤의 오피스텔에 두었던 그녀의 속옷과 화장품, 칫솔 같은 것들이 들어 있었다. 해인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태곤이 살해당한 흔적이 대영의 트렁크에서 발견됐다. 대영이 태곤을 죽였다. 막연하게 대영을 의심하기는 했어도 눈으로 결과를 보는 건 달랐다. 흩어졌던 퍼즐 조각이 하나둘 맞춰졌다.
--- p.141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여섯…….”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숫자를 셌다. 그는 어둠 속에서 거친 숨소리가 멈출 때까지 그대로 서 있었다. 남자가 세는 숫자가 60을 넘기기 전에 소리가 멈췄다. 그가 한 걸음 내디뎠다. 현관의 센서등이 켜졌다. 서너 걸음 떨어진 바닥에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를 입은 젊은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여자가 두 손으로 움켜쥔 목 주위로 피거품과 함께 피가 울컥거리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불빛에 드러난 자신을 살펴보았다. 그는 막 이 집의 현관에 들어온 사람처럼 깨끗했다.
--- p.221

대영은 오른손을 들어 손등으로 천천히 그녀의 옆얼굴을 쓰다듬었다. 살을 맞대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의 손이 뺨을 타고 내려가다 가늘고 흰 목에서 멈췄다. 손의 각도가 틀어지며 힘이 들어갔다. 비현실적인 감각이 계속되며 그의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눈을 뜬 채 가위에 눌린 기분이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불륜은 범죄가 아니야.”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다시 눈앞이 환해졌다. 몇 초? 아니면 몇 분? 대영은 자신이 얼마나 이런 상태로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눈앞엔 힘을 줘 핏줄이 튀어나온 손이 그가 통제하지 못하는 별개의 생명체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는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화들짝 놀라 치켜든 손을 등 뒤로 감췄다. 쥐가 난 것처럼 뻣뻣하게 굳은 손가락을 간신히 접었다.
“불륜은 범죄가 아니야.”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손의 떨림이 멈추고 굳었던 손가락이 서서히 풀어졌다.
--- pp.30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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