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박재은 박사와 이현명 목사의 번역 작업을 통해 출간되는 웨인 그루뎀(Wayne Grudem, 1948- )의 『성경 핵심 교리』(Bible Doctrine)는 2020년에 개정 출간한 『조직신학』의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을 그루뎀과 그의 아들 알렉산더 그루뎀이 협업하여 축약하여 낸 책이다(2022년 출간). 그루뎀의 『조직신학』은 지난 30여년 동안 영어권에서 75만권 이상 보급되어질 정도로 뜨거운 환영을 받았으며, 시카고 트리니티신학교나 탈봇신학교와 같은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교재로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초판은 1996년에 은성에 의해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제2판 개정본 역시도 최근에 복있는사람에 의해서 역간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의 여러 신학교에서도 그의 책은 참고 교재들 중 하나로 추천되어지곤 한다.
2013년에 소천한 미국 PCA교단 소속의 장로교 신학자 로버트 레이먼드(Robert L. Reymond)는 그루뎀의 책에 대해 “개혁주의와 침례교의 관점에서 저술했으며, 매우 읽을 만하고 정보가 풍성하다.”는 평가를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루뎀의 교본을 일별해 본 독자들이라면 레이먼드의 평가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교본은 성경신학적인 기초가 탄탄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문체도 읽기에 수월하다는 점도 특징이며, 교회를 위한 신학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각 장에서 신학적인 논의 뿐 아니라 신앙고백서들이나 찬송가들도 소개해 주고, 주요 참고문헌들도 장별로 소개해 주는 것도 독자들에게 유익한 봉사가 된다.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그의 『조직신학』이지만 분량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최근 역간된 2판의 경우 2천페이지가 넘는다) 신학에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독서 부담이 과중하게 느껴질 수 있고, 특히 기독교 교리를 공부해 보고자 하는 일반 신자들에게는 기피 대상이 되기가 쉽상일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헤아린 저자 그루뎀과 그의 아들 알렉산더는 절반 분량으로 줄여주는 수고를 이번에도 기꺼이 치루었다. 그런 수고를 통해 그뎀의 주요한 신학적 기여들은 다 남기되 기독교 교리 공부를 소원하는 일반 독자들도 즐거이 읽을 수 있는 학습서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다. 어떤 기준에 의하여 요약 편집하였으며, 그의 신학적 입장이 무엇인지는 이어지는 그루뎀의 초판 저자 서문을 보고, 2판에서 그의 신학적인 해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2판 서문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추천의 말을 하게 되었으니 간략히 저자 소개도 해보려고 한다. 그루뎀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필라델피아 소재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목회학석사 과정을 이수하였다. 재학하는 동안 그는 에드먼드 클라우니, 리처드 개핀, 존 프레임, 노만 세퍼드, 번 포이트레스 등 여러 교수들에게 수업을 들었다. 그후에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는 1981년부터 시카고 소재 트리니티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에서 성경신학과 조직신학교수로 20년간 가르친 후에, 2001년 아내의 연약해진 건강 회복을 돕기 위해 아리조나주에 소재한 피닉스신학교(Phoenix Seminary)로 옮겨가서 현재까지 신학과 성경신학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루뎀은 대외적으로는 복음주의신학회나 성경적 남성됨과 여성됨에 관한 위원회 회장 등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현재 복음주의 권에서 대중적으로 읽히고 있는 ESV 번역 감독 위원과 「ESV 스터디 바이블』의 편집 위원장도 역임했다. 우리가 그루뎀의 책들을 통해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는데, 적어도 두 가지 점에 있어서는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는 침례교의 관점에 서서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는 점(27장)과 예언의 은사를 두 가지로 나누고 오류 가능성이 있는 2등급의 예언은사가 현재도 존재한다라고 인정하는 점이다(30장).
예언에 대한 이러한 입장은 그의 박사논문(The Gift of Prophecy in 1 Corinthians)으로부터 시작해서 포괄적이고 대중적으로 쓴 『예언의 은사』(솔로몬)와 주저 『조직신학』 등에서 분명하게 공표되어졌으며, 이러한 그의 입장은 빈야드 운동이나 제3의 물결 등을 지지해주는 바가 있다. 그루뎀의 생애 이력 속에는 존 윔버의 빈야드운동을 지지했던 시절도 있었다는 점을 그는 솔직히 밝힌 적도 있다. 본서에서는 그의 예언의 은사론에 대한 간략하고 매우 조심스러운 견해가 표명되어 있다. “예언의 은사가 존재하긴 하나 성경의 권위하에 있다.”라고 하는 식으로 그는 말한다. 그러나 역사적 개혁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루뎀의 유아세례 반대론이나 그의 예언은사론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 두고 싶다. 그의 견해에 대해 웨스트민스터 은사들(개핀, 클라우니)이나 싱클레어 퍼거슨과 팔머 로벗슨 같은 신학자들이 비판의 글을 이미 공표한 바도 있다.
그러나 본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익을 끼치는 양서이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의 손에 들려서 잘 읽혀지기를 소망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언젠가는 모든 교회가 성경이 말하는 교리적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고, 적용하고, 살아내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염원한대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적 진리 혹은 교리를 공부하고 토론하는데 본서가 유익하게 사용되어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아울러 본서를 번역한 박재은 교수를 잠시 소개하는 것이 본서의 번역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박 교수는 총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에 서 신학을 공부한 후에, 미국 칼빈신학교에서 조직신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나서 존 볼트교수의 지도하에 칭의와 성화의 관계에 관한 박사논문을 쓴 소위 소장파 개혁신학자이다. 그의 학위논문은 2018년에 독일에서 출간되었으며(Driven by God: Active Justification and Definitive Sanctification in the Soteriology of Bavinck, Comrie, Witsius, and Kuyper, Gottingen: Vandenhoek und Ruprecht), 귀국한 후 5년 동안 모교인 총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강의를 하면서 『칭의, 균형있게 이해하기』와 『성화, 균형있게 이해하기』(부흥과개혁사) 등을 저술 출간하였고, 2019년 가을에 조직신학 교수로 임용이 되었다.
그가 쓴 박사논문과 여러 논저들을 읽어본 적이 있는 추천자로서는 그가 이 책의 번역을 맡기에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출판사에 추천을 했었고, 번역 원고를 살펴 보면서 기대가 어긋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개정판 번역에는 총신대학교 박사과정에서 조직신학을 전공중인 이현명 목사도 협업하여 완성이 되었다. 독자들 역시도 쉽고 평이한 문체로 그루뎀이 썼던 본서가 역자들의 정확한 번역으로 소개되기에 가독성 있는 독서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박사의 수고에 경하를 표하며, 어려운 시기에 본서를 간행하기로 한 솔로몬출판사 박영호장로님과 담당직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이상웅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웨인 그루뎀은 논의된 여러 교리들이 성경 본문이라는 근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한다. 이 책은 명확성과 접근성이 눈에 띄게 돋보일 뿐만 아니라 책 전반에 흐르는 목회적인 어조 또한 발군이다.
- 토마스 R. 슈라이너 (서던 뱁티스트 신학교 제임스 뷰캐넌 해리슨 신약 해석학 및 성경 신학 교수.)
웨인 그루뎀의 성경 핵심 교리는 성경론, 신론, 구원론을 비롯한 주요 신학적 쟁점에서 폭넓은 개혁주의 신학 전통의 입장에 확고하게 서 있다.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신학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가급적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풀어 설명함으로써, 다양한 배경과 수준을 가진 많은 그리스도인 독자들이 성경적 교리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며, 그들이 더욱 힘 있는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번 포이트레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신약학, 성경 해석학, 조직신학 석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