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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수는 완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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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수는 완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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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3*225*20mm
ISBN13 9791156751717
ISBN10 1156751713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확인 중
인증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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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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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실수
무슨 일에든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 페넬로페는 성적표가 우수한 건 물론이고 수업 시간에 딴짓 하는 친구를 다독이는 것도 자신의 몫으로 여긴다. 한편 이런 페넬로페의 레이더에 시도 때도 없이 걸리는 건 바로 사고뭉치 조애나다. 종이 미사일 날리기, 몰래 이어폰 꽂고 음악 듣기, 혀끝을 코끝에 닿게 장난하기 등, 진정한 학년 제일의 사고뭉치다.

조애나는 종이를 똘똘 뭉쳐 침을 바른 다음 볼펜 심을 빼고 펜대에다 욱여넣었다. 그러고는 펜대를 입을 대고 힘껏 바람을 불어넣어 교실 반대편으로 발사했다. 벌써 두 명이나 이 종이 미사일에 저격을 당했다. 펠릭스는 손으로 뒷목을 문질렀고, 틸리는 상의에서 축축한 종이 뭉치를 털어냈다.
선생님이 잠시 멈춰 서서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페넬로페가 보기에는?페넬로페는 이런 쪽으로 눈치가 상당히 빠르다.?선생님이 조애나를 의심하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기본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데다 성품까지 온화한 파이크 선생님은 아무 증거도 없이 무턱대고 조애나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중략)
다행히 페넬로페가 조애나 옆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확실한 증거를 포착했다. 페넬로페는 파이크 선생님이 자신을 조애나와 나란히 앉힌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굳게 믿었다. 즉, 조애나 앞에서 매사에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고, 또 잘못된 태도를 발견하면 바로잡아 줄 의무가 있다고 말이다.
페넬로페는 그 막중한 책임감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조애나, 지금 당장 그 볼펜 내려놔.”
(중략)
조애나는 뭐가 그리 큰 문제냐는 듯 태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잠깐만, 페넬로페. (중략) 이제 두 발밖에 안 남았거든.”
“조애나, 그걸 다 쏠 필요는 없잖아. 당장 그만둬. 선생님께 걸리든지, 아니면 누군가 다치든지 하기 전에.”
페넬로페는 일부러 목소리를 아까보다 더 키웠다. 자기가 조애나에게 한 말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다고 자신하면서.
마침 그때 자신의 절친 밥이 입을 열자, 당연히 자기편을 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다.
“있잖아, 조애나.”
밥은 조애나 쪽으로 몸을 한껏 기울이며 고개를 바짝 들이밀었다.
“침을 많이 발라서 더 딴딴하게 뭉쳐. 그러면 더 멀리 날아가.”
밥은 입으로 슈욱, 소리를 내며 마치 로켓이라도 발사하는 것처럼 손을 들어 올렸다. (37~39쪽)

뭐든지 멋대로
국어 모둠 활동 ‘창작극’에서 최고점을 받기로 결심한 페넬로페. 평소 영혼을 불태워 쓴 희곡이 있기에 자신 있게 극작과 연출을 담당한다. 하지만 주인공 역 조애나는 페넬로페가 착하고 배려심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을 허세 많은 답정너 캐릭터로 해석하고 대사도 멋대로 바꾼다. 페넬로페 입장에서는 그건 조애나의 하고많은 짓궂은 장난 중의 하나로 보일 뿐이다.

“자, 조애나.”
페넬로페는 수학 문제를 참을성 있게 설명할 때처럼 또박또박 말을 이어 나갔다.
“루시는 그렇듯 경박하게 머리칼을 뒤로 넘기지 않아.”
거기서 한 번 말을 멈추고는, 조애나가 그 훌륭한 조언을 이해할 수 있게 잠시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루시는 그렇게 이상한 목소리로 말하지 않아.”
그때 펠릭스가 끼어들었다.
“나는 조애나 연기 좋던데? 진짜 재미있는 캐릭터잖아.”
페넬로페는 분을 참느라고 이를 악물었다.
“펠릭스, 누누이 말하지만 이건 정통 연극이야. 코미디가 아니라고. 자, 조애나! 다시 액션.”
조애나는 여전히 어깨를 요란하게 흔들며 까불거렸다. 이건 누가 봐도 페넬로페에게 싸움을 도발하려는 몸짓이었다! 하지만 페넬로페는 애써 못 본 척했다.
조애나가 다음 대사를 이어 나갔다.
“곧 모든 게 바뀔 거야, 좋은 쪽으로……. 머잖아 다들 내가 얼마나 친절하고 배려심 많고 창의적인지 알게 될걸? 왜냐하면 나는 엄청 멋지니까.”
페넬로페는 코에서 뜨거운 김이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마지막 대사는 대본에 있지도 않았다. 조애나는 자신이 맡은 배역을 철저하게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관자놀이가 불뚝거리기 시작했다. 심장이 가슴을 때리는 것 같았다. 마음속에서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태풍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몇 번이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76~77쪽)

가끔은 선에서 벗어나도 괜찮아
연극 연습 중 조애나에게 가시 돋친 말을 퍼부은 페넬로페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그때 문득 전에 할아버지가 들려준 조언이 떠오른다. 선에서 벗어나게 색을 칠해 보면 생각보다 근사한 그림이 나올지도 모른다던……. 페넬로페는 부모님이 이혼하던 네 살 때 아빠에게 선물을 받은 색칠공부 책을 펼쳐 본다. 안간힘을 쓰고 바르고 올곧게 색칠해서 멋진 그림을 완성하면 아빠가 돌아올 거라고 주문처럼 읊조리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다. 그리고 이제껏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지만 정답이 아닌 그림을 그리기 위해 색연필을 든다.

처음에는 영 내키지 않아 억지로 손을 움직여야 했다.
하늘을 주황색으로 칠했다. 그림을 손에 들고 살펴보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자신이 놀라웠다.
숲속 나무를 칠할 색으로는 보라색을 골랐다. 이미 그려져 있는 선은 무시하고 나뭇가지를 더 그려 넣었다. 나무줄기를 칠할 꽃분홍색을 고를 때, 문득 조애나가 연기하던 루시가 떠올랐다.
애초에 페넬로페가 생각했던 인물과는 다를지 모르지만, 엄청 나쁠 거까지는 없는지도 모른다. 조애나의 루시는 주황색 하늘일지도 모르니까. 줄기가 꽃분홍색인 나무거나.
파란색으로 해를 칠하면서 또다시 루시를 연기하는 조애나를 떠올렸다. 조애나는 십자표 위로 펄쩍 뛰어오른 다음,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팔랑 쳐서 넘기고 있었다.
밥이 옳았다. 조애나에게 너무 심하게 굴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조애나에게 한 말을 당장 무르고 싶었다.
페넬로페는 깊디깊게 한숨을 내쉬며 이제 막 완성한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분명히 엉망진창이라며 이상하다고 했을 터였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미묘하기는 해도 나름대로 꽤 근사해 보였다. 명작은 아닐지 몰라도, 어딘가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어떤 일이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저마다의 방식에 따라 굴러가는 것이다…….
(99~101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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