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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맨
머리말 ♪호빵맨 행진곡 1장 애정과 성장 과정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2장 일과 운·불운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눈앞에 기회가 나타난다 3장 희망과 기쁨 -행복은 일상 속에 살며시 숨어 있다 4장 정의와 선악 -호빵맨은 무찌르기보다 도와주는 영웅 5장 어린이와 개성 -힘이 부족하면, 천천히 달리면 된다 6장 생명과 삶의 자세 -인생에서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야나세 다카시의 일 ① 『태양을 향해 손바닥을』 ② 『머나먼 자장가』 ③ 『시와 메르헨』 ④ 호빵맨 시리즈 ⑤ 고멘생강사탕 칼럼 ① 부모님에 대한 추억 ② ‘천재’ 데즈카 오사무와의 인연 ③ 생명에 대한 고집 ④ 전쟁으로 알게 된 정의의 참뜻 ⑤ 기라성 같은 교우록 야나세 다카시의 간단 연보 참고자료 |
Takashi Yanase,やなせ たかし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오늘날까지 제법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오래도록 노력하는 것도 그다지 힘들지 않다. 즐기는 사이, 무언가를 붙잡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서, 온 생애에 걸쳐 해나가길 바란다. 찾을 수 없다는 말은 접어두고, 죽을힘을 다해 찾아보자. 분명히 무언가 하나는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1장 ‘애정과 성장 과정」중에서 한편 쉰 살은 실제로 내가 호빵맨을 그리기 시작한 나이다. 이 작품은 1973년에 이르러 《호빵맨(あんぱんまん)》이라는 그림책이 된다. 당시 평가가 상당히 혹독했기 때문에 수십 년 넘게 이어지는 시리즈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화가로서 독립한 후, 무대 연출을 시작으로 시 잡지의 편집, 그림책 제작, TV 출연 등 들어온 일은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해왔다. 대표작이라고 내놓을 만한 만화 한 편 없이 수많은 선후배의 활약을 쓸쓸한 눈으로 좇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만화가로 살아갈 것을 단념하지 않았다. 꽉꽉 들어찬 만원 버스와 같이, 실력자들로 북적거리는 만화계에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줄곧 서 있었다. 그러자 어느 날 눈앞에 있던 자리가 비었다. 칠십 세가 되기 직전, 호빵맨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 「2장 ‘일과 운·불운」중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인생 가운데 절반 이상을 실의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았다. 이따금 눈앞에 거대한 벽이 나타나, 그 어디에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유명한 선배에게 “잘 그리는데! 선이 정말 좋아. 나는 도저히 이렇게 못 그리겠다” 하고 칭찬을 받을 때면 하늘이라도 날 듯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어렴풋하게나마 희망을 발견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선배는 누구에게나 “잘 그리는데! 나는 도저히 이렇게 못 그리겠다”라고 말하고 다녔다나 뭐라나. --- 「3장 ‘희망과 기쁨」중에서 호빵맨을 새롭게 어린이 그림책으로 내놓을 때, 꼭 담고자 한 장면이 있었다.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자신 역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각오와 헌신 없이 정의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메시지였다. 정의를 위해, 굶주린 사람이 있는 곳까지 날아가 자신의 얼굴을 떼어내 먹인다. 얼굴이 없어져버리면 힘이 빠져 점점 속도를 잃는다. 이렇듯 볼품없는 정의의 아군을 그리고 싶었다. 호빵맨은 이런 생각에서 탄생했다. --- 「4장 ‘정의와 선악」중에서 나는 유감스럽게도 천재가 아닌, 99퍼센트에 속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매일 쉬지 않고 열심히 만화를 그리는 사이, 그런대로 발전이 있었다. 옛날에 그린 그림을 보면 정말이지 어설프다.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도 어느 정도의 수준 에는 도달할 수 있다는 표본일지도 모르겠다. --- 「5장 ‘어린이와 개성」중에서 “이제 나이도 지긋하시니 엉뚱한 일일랑 그만두세요.” 이런 세상의 상식에는 따를 생각이 없다. 활기를 빼앗고,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우는 말을 따르기에는 모처럼 주어진 장수가 아깝다. ‘노인은 노인답게’라는 말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으니 ‘답게’라는 하나의 가치관으로 묶일 필요가 없다. ‘지긋한 나이’인 만큼 더더욱 하고 싶은 일을 하자. 노인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게, 마음 편히, 무엇을 해도 용서받는 시기가 아닌가.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인생의 종반을 살아가고 싶다. --- 「6장 ‘생명과 삶의 자세」중에서 |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았던 야나세 다카시가 전하는 희망 메시지 야나세 다카시는 서른넷에 만화가로 독립했지만, 만화 일이 잘 들어오지 않아 대표작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삽화를 그리고 라디오 각본을 쓰기도 하고, 틈틈이 적어둔 시를 묶어 시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렇게 때로는 만화가의 일로, 때로는 만화가가 아닌 일로 생활을 이어가다 쉰 살에 처음 호빵맨 캐릭터를 그리기 시작했고, 몇 년 후 그림책 『호빵맨』을 출간했다. 배고픈 사람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떼어내 먹이는 호빵맨은 처음에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서서히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호빵맨』은 항상 ‘대출 중’이었고, 새 책은 금방 너덜너덜해졌다. 특히 서너 살 정도의 어린아이는 『호빵맨』의 가장 열렬한 독자층이었다. 호빵맨의 인기는 들불 번지듯 퍼져나갔고 그가 일흔 줄에 들어설 무렵, 호빵맨은 드디어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야나세 다카시는 자칭 ‘소기만성형’ 만화가다. 전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애니메이션 [호빵맨] 원작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마흔에도 우왕좌왕했다』에는 그가 ‘소기만성형’ 만화가를 자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아주 솔직한 심정으로 담겨 있다. 그는 오직 한 우물만 판 것도 아니고, 이른 나이에 실력을 인정받아 빛을 본 천재는 더더욱 아니다. 누군가는 아주 정확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되기도 하지만, 야나세는 조금 느슨하고 무던한 성격 덕분에 국민 만화가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에게는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꾸준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나처럼 그다지 재능이 없는 사람은 천천히 달리면 됩니다.”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삶의 중요성 야나세 다카시는 어렸을 때 공부와 운동까지 잘했던 남동생 지히로에게, 그리고 만화가가 된 후 대표작을 턱턱 내놓는 선후배들에게 열등감을 느꼈고, 전쟁을 경험하며 굶주림이 주는 비참함을 경험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열등감을 느낀 후에 ‘열등감은 쓸데없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독했던 굶주림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머리를 떼어내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이는 호빵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기나긴 인생길에서 한두 번쯤은 지옥을 통과하는 것이 오히려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누구보다 행복한 인생의 종반을 보낸 그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야나세는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 마라톤 같은 인생을 느긋하게 달렸다. 묘하게 낙천적이고 느긋한 심성은 그를 어떻게든 위기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잘 팔리는 만화가가 되고 싶고, 이름을 날리고 싶고, 이성에게 관심도 받고 싶은’ 욕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그의 이야기는 더없이 솔직하다. 마흔이라는 나이뿐 아니라 쉰, 예순의 나이에도 인생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다. 그는 이 책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며 살아가는 삶과 자신의 속도대로 인생을 천천히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라도 적당한 때는 없고, 그 ‘때’라는 것은 각자가 찾아야 한다. 그것을 찾는 순간 일상 속에 살며시 숨어 있는 행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