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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자는 왜 넘어졌을까
나는 엄마딸? 바자회에 간 동생 언니가 예뻐 보인 날 외톨이는 모두 모여라 난 너보다 커, 그런데 |
저정란희
시간이 멈춰 오늘이 오지 않기를 바랐어요. 운동회날 말이예요.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신이 나서 뛰지만 우리 반을 찾아가는 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답니다. 나는 일학년 때부터 운동회 날이 되면 어디론가 숨고 싶었어요. 꼴찌로 달리는 내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유치원 다닐 때 발목을 다친 뒤로는 달리기에 자신이 없습니다. 내가 달리기를 못해 운동회 날이 싫다고 하면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그까짓 달리기 못해도 괜찮아. 공부만 잘하면 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달리기를 잘하고 싶지만 나는 일학년 때부터 삼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늘 꼴찌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꼴찌대장'이라고 놀립니다. 놀림 받았을 때의 속상한 기분은 아무도 모를 거예요. --- pp. 9 ~ 10 |
"난 다음 달부터 합주반 안 할래."
상수의 말에 진철이는 입 안에 있는 사탕을 와작 깨물었습니다. "여기 오기 싫어서?" 상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때 진철이의 눈에 한 아이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야, 쟤 좀 봐." 진철이의 말에 상수가 고개를 들어보니 목발을 짚고 작은 북을 두른 한 남자 아이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한쪽 팔을 옆으로 심하게 흔드는 모양이 마치 허우적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쟤도 작은 북이다. 우리 가서 도와줄까?" 진철이의 말에 상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싫어!" --- pp. 108 ~ 109 |
"난 다음 달부터 합주반 안 할래."
상수의 말에 진철이는 입 안에 있는 사탕을 와작 깨물었습니다. "여기 오기 싫어서?" 상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때 진철이의 눈에 한 아이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야, 쟤 좀 봐." 진철이의 말에 상수가 고개를 들어보니 목발을 짚고 작은 북을 두른 한 남자 아이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한쪽 팔을 옆으로 심하게 흔드는 모양이 마치 허우적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쟤도 작은 북이다. 우리 가서 도와줄까?" 진철이의 말에 상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싫어!" --- pp. 108 ~ 109 |
세상을 향해, 마음 주머니를 키워라!
<난 너보다 커, 그런데…>는 '우리 이모는 4학년'으로 200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 정란희 씨의 두 번째 작품집입니다. 어린이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맛깔스럽게 재구성해 내는 작가의 능력이 더욱 돋보이는 동화입니다. 그저 감각적인 것에만 치중해,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드문 요즈음, <난 너보다 커, 그런데…>는 읽는 재미는 물론,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입니다. <왕이 된 소금장수 을불이>로 이미 독특한 그림 세계를 알린 김용선 씨의 독특하면서도 감칠맛나는 그림도 자칫 담담하고 무거울 수 있는 작품과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