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해일을 일컫는 일본어 용어 쓰나미(津波 tsunami). 그렇다, 쓰나미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쓰나미처럼 세계경제를 덮쳤다. 그 위기의 원인에 대해 다수의 기존경제학자들이 학리적인 설명을 시도했다. 서브프라임대출, 부채증권담보부채권(CDO), 신용부도스왑(CDS), 투자은행, 미국연방준비이사회(FRB) … 그들은, 이 용어들을 잘 조합하면 그 원인을 학리적으로 올바르게 설명할 수 있고 자신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믿고 있다.
금융버블이 폭렬하면, 본원화폐계수는 공황심리에 의해 곧바로 아주 높은 수준[이를테면 ↑↑h]을 향해 급속히 상승한다! 그래서, 정책당국이 손을 놓는다면, 유동자산총액은 증발하다시피하면서 급감하고, 그에 따라 대공황 때처럼 파국이 올 수 있다. 반면, 정책당국이 본원화폐총액을 대폭 증가시킨다면, 우선 유동자산총액이 어느 수준에서 감소를 멈추는 한편, 민간부문의 심리가 차츰 안정되면서 전기한 계수가 어느 수준에서 상승을 멈춘다. 이후 그 계수는 서서히 평소의 수준을 향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 접어들고 나면, 실물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더블딥은 오지 않는다. 저자가 2008년 10월 “위기가 대공황 때처럼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예견하고 2009년 5월 “더블딥은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견했던 것은 이 점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그 계수가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평소의 수준에 근접한다면, 본원화폐총액이 이미 대폭 증가해 있으므로, ‘금융버블의 재팽창’이 일어날 수도 있다! 출구전략이 필요한 것은 이 점 때문이다.---p.14 주요내용 요약
그 믿음의 적부(適否)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논의하기로 하고, 그 위기의 경과를 보기로 하자. 그 위기에 임하여, 주요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예금자보호의 확대, 공적 자금의 투입, 확장적 통화신용정책 및 재정정잭의 추진 … 등의 대책들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기존경제학자들 중 상당수는 "금번의 위기는 대공황에 버금가는 초대형위기로 진행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나머지 인사들도 다수가 "어쨌든 세계경제는 아주 긴 기간 동안 암울한 침체국면에 있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그 후 세계경제는 어떻게 되었는가? 처음의 몇 개월 사이에 일단 안정을 되찾았고, 후속하는 몇 개월 사이에는 어느새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0년 7월 현재, 한국과 중국 등 몇몇 나라의 경제는 이미 출구전략이 강구되어야 하는 단계에 진입해 있다. 활황을 정상으로 여기는 분들의 견해야 다르겠지만, 냉정(冷靜)한 시각으로 볼 때, 지금의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국면의 중간지점이 가까이 보이는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국통화 약세의 덕을 많이 본 한국이나 중국과는 반대의 입장에 놓이게 된 것 등의 이유로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미국이나 일본의 상황만을 놓고 보더라도, 그것이 ‘암울한 침체국면’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다행스럽게도, 대다수 기존경제학자들의 예상은 빗나갔다!---p.26, 서문 중에서
기존이론은 아래와 같이 인식하고 있다. “경제의 내부에는 다음과 같은 힘, 즉. 화폐공급과 화폐수요가 괴리하고 있을 때에는 양자를 일치시키려 하며, 양자가 일치하고 있을 때에는 그 상태를 지속시키려 하는 힘이 존재한다. 그리하여, 양자가 일치하는 상태, 즉, ‘화폐시장의 균형상태’는 성질상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얼마든지 실현 및 유지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내지 그 틀]은 기존이론의 중추적 패러다임들 가운데 하나인바, 저자는 이를 ‘고전적 화폐수급패러다임’이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기존이론의 이상과 같은 인식은 지금까지 70년을 전후한 장구한 세월 동안 줄곧 부동(不動)의 정설(定說)로서의 권위를 누려 왔다. 그러나, 저자는 바로 지금부터 독자제위께 반복적으로 다음과 같은 화두(話頭)를 제시하고자 한다:
기존이론의 그 같은 인식은 과연 옳은 것일까?
본장의 논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위의 화두에 대한 해답이 제시될 때, 독자제위께서는 아마도 커다란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해답에 따르면, 기존이론이 ‘화폐시장의 균형상태’라고 말하는 상태는 현실적으로는 물론 논리적으로 조차 결단코 실현될 수 없는 하나의 환영(幻影; illusion)에 불과한 상태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pp.368-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