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다리미가 있는 풍경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타일랜드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벌꿀파이 옮긴이의 말 |
저무라카미 하루키
관심작가 알림신청Haruki Murakami,むらかみ はるき,村上春樹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상품
역김유곤
관심작가 알림신청
아내는 야마가타현 출신으로 고무라가 아는 한, 고베 근교에는 친척이나 친지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도 아침부터 밤중까지 텔레비전 앞을 떠날 줄을 몰랐다. 적어도 그가 보고 있는 앞에서는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다. 화장실도 가지 않았다.
---p.13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중에서 “내 생각이지만 지금 고무라 씨에게 필요한 건, 기분을 말끔히 전환해서 좀 더 솔직하게 인생을 즐기는 거라고 생각해” 하고 시마오 양이 말했다. “왜냐면 말이야, 어쩌면 내일 지진이 일어날지도 몰라. 우주인에게 끌려갈지도 모르고. 곰한테 잡아먹힐지도 몰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런 걸 누가 알겠어.” ---p.37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중에서 이 여행자는 사실 죽음을 바라고 있다. 그것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결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력을 다해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살아남는 것을 목적으로 압도적인 것을 상대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준코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흔들어놓은 것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그런 근원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순성이었다. ---p.50 「다리미가 있는 풍경」 중에서 “내가 어떤 식으로 죽으면 좋을까 하는 건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그런 걸 어떻게 미리 생각해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아직 전혀 감이 안 잡히는걸요.” 미야케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죽는 방식에서 거꾸로 사는 방식을 이끌어낼 수도 있지 않겠어?” ---p.69 「다리미가 있는 풍경」 중에서 우리의 마음은 돌이 아닙니다. 돌은 언젠가 무너져 내릴지 모릅니다. 모습과 형태를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음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형태가 없는 것을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디까지고 서로 전할 수 있습니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추는 겁니다. ---p.107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중에서 그녀는 그 아이를 지우고, 바닥이 없는 우물에 던져 넣어버렸다. 그리고 한 남자를 30년에 걸쳐 증오해왔다. 남자가 몹시 괴로워하면서 죽기를 바랐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늘 지진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원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 지진을 일으킨 것은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내 마음을 돌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p.136 「타일랜드」 중에서 “당신이 그 지진을 저지하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하고 개구리 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내가 가타기리 씨와 함께 도쿄안전신용금고 신주쿠지점 지하로 내려가서, 거기에 있는 지렁이 군을 상대로 싸우는 겁니다.” ---p.150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중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설을 쓰자, 하고 준페이는 생각한다. 날이 새어 주위가 밝아지고, 그 빛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꼭 껴안고, 누군가가 꿈꾸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소설을. 하지만 지금은 우선 여기에 있으면서 두 여자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 설사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해도, 대지가 소리를 내며 갈라진다 해도. ---p.224 「벌꿀파이」 중에서 |
심연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여섯 개의 묵시록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닷새 동안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고베 지진 뉴스만을 정신없이 보던 아내는 돌연 행방을 감춘다. 남편과 텅 빈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고 친정으로 영영 돌아가버린 아내를 찾을 생각도 없이 주인공 고무라는 아내의 이혼 신청을 받아들이고 만다. 회사 동료의 부탁으로 그의 여동생에게 ‘텅 빈 상자’를 구시로에 가서 전달하는 고무라. 그 여동생과 함께 온 친구 시마오 양과 러브호텔에서 성관계를 맺으려고 하나, 발기 불능으로 실패하고 만다. 고무라의 머릿속에는 참혹한 지진의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되어 떨쳐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고요.”라는 시마오 양의 불가사의한 주문과 같은 격려의 말과 함께 소설은 끝나고, 다음 작품으로 인계된다. 다리미가 있는 풍경 미야케라는 중년 화가와, 여고 때 학교가 싫어 가출해 게이스케라는 청년과 동거하고 있는 준코가 모닥불 앞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미야케는 아내와 아들이 지진이 일어난 고베에 살고 있다는 말을 살짝 비치지만,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는다. 미야케는 자신이 최근에 그린 그림 「다리미가 있는 풍경」의 다리미는 다리미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주인공 요시야는 나이차가 열여덟 살밖에 안 나는 미혼모인 어머니와 살고 있다. 어머니는 자살 직전에 한 신흥종교 간부인 다바다가 구원의 길로 이끌어 광적인 신도가 된다. 요시야는 어머니가 여고 시절 세 번째 피임이 실패해 태어난 아들이었다. 완벽한 피임을 했는데도 임신을 했다는 사실은 요시야가 ‘신’의 아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느 날 모친은 요시야의 출생의 비밀을 말해주면서, 산부인과 의사인 그 부친의 오른쪽 귓불이 개에게 물어뜯겨져 나갔다고 말해준다. 요시야는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오른쪽 귓불이 없는 사람을 만나 그를 미행하게 되는데……. 타일랜드 여의사 사쓰키는 그 남자가 지진으로 파괴된 집더미에 묻혀 죽었으면 하고 소원한다. 그 이유는 자신을 버리고 뱃속의 아이를 지우게 한 데 대한 죗값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세미나 겸 휴가차 온 태국에서 안내인인 니밋의 소개로 점쟁이 노파를 찾아간다. 노파는 사쓰키의 마음속에 도사린 돌을 삭이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고 말한다. 사쓰키는 자신의 비밀을 니밋에게 말하려 하나, 니밋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 남자 역시 수수께끼로 남겨진 채 모든 건 불명의 어둠 속에 묻히고 만다.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길이 2미터나 되는 거대한 개구리가 신용금고 회사에서 빚 추심 일을 맡고 있는 40대 독신남자 가타기리에게 찾아와, 도쿄 지하에 사는 지렁이 군이 도쿄에도 괴멸적인 대지진을 일으키려 한다고 한다. 개구리 군은 지하의 지렁이 군과 맞서 싸워야 하는데, 가타기리에게 뒤에서 응원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가타기리가 사양하는데도 개구리 군은 한사코 그를 설득하고, 마침내 개구리 군의 싸움에 동참하기로 하는데……. 벌꿀파이 인기 작가 준페이는 대학 시절 친구로 지내던 다카쓰키와 결혼한 여자 친구 사요코를 잊지 못하고 늘 그리워한다. 결혼 후 사요코는 바람을 피우는 남편과 헤어지고 준페이와 가족처럼 지내며 자주 접촉한다. 사요코의 딸 사라는 고베 지진 보도에 영향을 받아, 밤마다 지진 아저씨가 나타나는 악몽에 시달린다. 다카쓰키는 준페이에게 자기 아내와 결혼할 것을 권하나 준페이는 이를 거절한다. 어느 날 준페이와 사요코는 깊은 관계를 맺게 되는데 사라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하루키 철학의 본격화
이 연작소설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들은 모두 지진 현장과 크게 관계없는 지역과 사람들을 등장시키며, 지진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도 거의 없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지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지진이 구심점을 이루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떤 상실감을 경험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인간의 의지나 정황과는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엄습하는 재앙으로 불행을 겪게 된 사람들, 그들이 받은 충격과 아픔과 상실감을 어떻게 내면화하고 극복하는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비참한 재앙 속에서 인간이 찾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의 공통 테마로 등장하는 고베 대지진은 주인공들이 아닌 타인들에게 일어난 재해다. 그러나 그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 같은 멀리 떨어져 있는 주인공들에게도 그 재해에 따른 고통은 일정한 영향을 끼치며 영혼을 잠식해 들어간다.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는 것, 혹은 그것에 민감해지는 것은 곧 고립과 단절을 의미하는 ‘부재의 현존’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현실 저 너머,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그 무엇이 현실을 조종하고 현실의 틀을 바꾸는 힘으로 작용한다. 하루키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은 비록 서로 고립되어 있지만 사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따라서 타인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
“종전과는 색다른 하루키 소설의 매혹을 보여준다. ‘텅 빈 것’과 ‘가벼움’의 미학을 실현하고 있는 문체 속에 내장된 동시대성을 꿰뚫어 보는 통찰과 깊이, 그리고 현대적 삶의 이면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징후들을 포착해내는 솜씨도 더욱 원숙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 장석주 (시인, 문학평론가)
|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0년대의 출발점을 그은 책인 동시에 20세기 말의 최후를 그은 책이다.” - 스즈무라 가즈나리 (문예평론가)
|
“현실과 초현실이 합쳐지고 겹쳐지고, 꿈과 현실의 악몽을 구분할 수 없는 환각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 미치코 가쿠타니 (문학비평가, 서평가)
|
“불가사의하고 부조리한 일상에 강림하는 신의 은총과 구원 가능성에 대한 하루키의 초혼가는 놀랍고 감동적이다.” - <오프라 매거진>
|
“인간과 비인간이 만나는 깊고 신비로운 지점에서 비롯된 작품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오늘날 가장 선구적인 작가 중 한 명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 아마존닷컴
|
“진원지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이들에게 미친 대지진의 미묘한 영향을 탐구한 예측 불가의 이야기들. 그 여운에서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 <북리스트>
|
“신비로우면서도 어쩐지 친숙한 이야기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
“이 책의 보편성은 독자들로 하여금 고베 대지진에 대해, 그리고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어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는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한 상상력을 집중하기 쉽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작품집이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징표이기도 하다.” - 도요사키 유미 (작가, 서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