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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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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349g | 131*187*20mm
ISBN13 9788973810512
ISBN10 89738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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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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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슈 에지마
1976년생. 평소에는 온라인 마케팅 지원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미스터리, 호러, SF 등을 폭넓게 읽어왔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비일상적인 스케일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형태로든 독자에게 ‘재미있다’라는 말을 듣는 스토리 창작에 힘을 기울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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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시경 마약반의 브라이언 요시다는 참혹한 살인 현장 앞에서 저도 모르게 우두커니 서버렸다. 로스앤젤레스 시경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고 마약반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강력반에서 꽤 오랫동안 일했지만 이토록 처참한 사건 현장은 본 적이 없다. 피와 사체도 엄청나지만 살해 당시의 광경을 상상하니 오싹 한기가 돌았다. 범인은 예리한 칼 같은 것으로 여러 명의 사람을 토막 낸 것이다. 이건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훨씬 더 체력이 필요한 일이다. 결코 충동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여기저기 흔하게 널린 원한에 의한 사건과 비교해도 이건 광기의 차원이 다르다.
브라이언 형사는 자신이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프리카 계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의 갈색 피부에 써늘한 땀방울이 흘렀다.
하필 이런 시기에 이 집에서 사건이 터지다니. 최악의 기분이다.
널찍한 거실은 이미 사건 현장으로 확보되어 여러 명의 형사와 경관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브라이언의 발치에는 파란 점프슈트를 입은 과학수사관이 쪼그리고 앉아 피 웅덩이 안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고 있었다.
“이건 뭐지?”
과학수사관 한 명이 파트너에게 살덩어리 하나를 들어 보였다. 그것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등심 정도의 크기로, 피에 젖은 탓에 인체의 어느 부분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곁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파트너는 그쪽을 바라보더니 감정이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허벅지야, 어린애 다리의. 어디 봐, 이건 대퇴골이지. 여기 굵은 동맥이 있잖아.”
처음 질문한 수사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작은 플라스틱판에 뭔가 써넣기 시작했다. 그것은 연속 번호의 숫자와 사체 부위명을 조합한 것이었다.

대퇴 13번.

13번?
그 숫자에 브라이언은 가벼운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살덩어리의 수를 가리키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 이상으로 사체가 토막 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저 넘버를 최종적으로 몇까지 헤아리게 될까?
--- pp. 20~21

현역에서 은퇴한 지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워터먼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시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사무실에 나타난 젊은 남자는 스코티와 체격이 매우 비슷해서 그자가 자신에게 바짝 다가와 대구경大口徑 리볼버를 옆구리에 들이댈 때까지 워터먼은 자신의 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이봐, 스코티, 웬 장난질이야, 라면서 껄껄 웃은 순간에 그자는 말했다.
“나는 스코티가 아냐, 이 깜둥이야.”
이어서 몇 명의 남자가 사무실 안으로 뛰어들었다. 위험을 좀 더 빨리 눈치챘더라면 책상 뒤에 숨겨둔 짤막한 개조 산탄총을 꺼내 도주를 시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바닥에서 20년 넘게 뒷골목 사회의 심부름꾼 노릇을 해왔으니 그 정도 통법은 굴릴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저항할 틈도 없이 의자 쪽으로 떠밀려 쓰러졌고, 사람의 힘으로는 결코 끊을 수 없는 굵은 수지 밧줄에 몸의 자유를 빼앗겼다. 워터먼의 젊은 파트너, 항상 놀랄 만큼 대량의 소다수를 마셔대는 스코티는 훨씬 비참했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반동을 넣어 내리친 경봉이 그를 덮쳤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스코티는 기절했다.
옆으로 쓰러진 스코티를 꽁꽁 묶더니 침입자들은 워터먼 주위를 에워쌌다. 옷차림은 제각각이었지만 이렇게 한곳에 모이고 보니 어딘가의 정규 집단이 일반 시민으로 위장했다는 게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중에서 키가 크고 마른 남자가 워터먼 앞으로 나섰다. 그는 몸에 달라붙는 바지에 검은 재킷, 그리고 검은 타이를 매고 있었다.
“너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 이 깡패 끄나풀 새끼.”
워터먼을 향해 그렇게 내뱉은 남자는 병적일 만큼 하얀 피부여서 색소 결핍증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마찬가지로 색이 옅은 금발을 올백으로 깨끗이 빗어 넘긴 모습이었다. 웃으면 색깔이 좋지 않은 잇몸이 내보였다.
“당신, 누구야?”
“나? 찰스야. 찰스 I. 앤드루스.”
워터먼은 그것이 CIA와 이니셜이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준 낮은 말장난이어서 그게 가짜 이름이라는 건 확실했다. 워터먼은 남자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관찰했다. 입에 올리는 말과는 전혀 딴판으로 그들이 나름대로 고도의 훈련을 받은 대원들이라는 건 분명했다. 사무실을 점거한 이자들은 틀림없이 법 집행기관에 소속된 요원일 터였다.
--- pp. 51~52

저도 모르게 절규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뭔가 고속으로 귓가를 스치는 기척이 있었다. 총알이 공기를 찢는다는, 바로 그것이다. 부치는 반사적으로 짧은 비명을 올리며 주저앉았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끼며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부치를 향해 총질하는 자는 없었다.
사방에서 무수한 사신이 높직한 웃음소리를 내며 춤추는 것만 같았다. 주위에 온통 죽음의 냄새가 가득해서 슬쩍 스치기만 해도 목숨을 앗아가버릴 터였다. 다리가 움츠러들고 식은땀이 솟구쳤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바로 가까운 곳에 총알이 퍽퍽 박힌다. 자신의 관에 못질하는 소리 같았다.
--- p. 106

“부치, 빨리!”
몬도가 짧게 말했다. 부치는 재빨리 기타 케이스를 잡고 힘껏 끌어내렸다. 그 충격으로 케이스가 벌컥 열렸다. 그 안에서 부치는 기타가 아닌 검을 발견했다.
“움직이지 마!”
이번에는 큰 소리로 외치며 금발의 남자가 오른손을 재킷 안주머니에 넣었다. 그 손이 무엇을 꺼낼지는 굳이 확인할 것도 없었다.
몬도의 몸이 낮게 가라앉는 것과 동시에 뭔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울렸다.
그것은 참으로 한 줄기 바람 같았다.
금발의 남자는 눈에 잡히지 않는 속도로 총을 뽑았다. 너무도 빨라서 부치에게는 잠깐의 섬광처럼 보였다. 실제로 은색 총구가 햇빛을 반사하여 번쩍 빛났다. 이어서 부치는 그 총구가 자신의 이마를 겨누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의 동작이었다. 부치는 어떻게도 대응해볼 도리가 없었다.
죽음 직전의 주마등.
자신을 겨눈 총구가 불을 뿜는다고 깨달은 순간, 문득 그 총이 힘없이 낙하했다.
남자의 손목과 함께.
무시무시한 속도로 칼집을 빠져나온 몬도의 검이 소리도 없이 남자의 손목을 잘라 떨어뜨린 것이다. 너무도 급작스러운 일에 부치도 남자도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몬도는 킬킬거리는 비웃음을 날렸다.
“너무 늦어.”
짤칵 소리와 함께 검은 다시 칼집 안으로 들어갔다.
--- pp. 106~10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새로운 삶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마약 운반책을 자처한 일본인 여성 부치는 데스밸리 사막 한가운데에서 기타 케이스를 등에 멘 소년을 만난다. 빠른 손, 날카로운 눈빛, 담대한 말투 등 소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부치는 의문을 품는데…….
사라진 500만 달러의 코카인과,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긴 채 발견된 일가족의 시체로 혼란에 빠진 로스앤젤레스. 그곳을 방랑하는 귀신같은 칼솜씨의 소년, 필사적으로 삶의 돌파구를 찾는 부치, 각자의 가치관으로 서로 충돌하는 수사기관.
운명, 받아들일 것인가, 개척할 것인가?
밑바닥을 북북 기는 인간일지라도 미래는 선택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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