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글그림강경수
관심작가 알림신청강경수의 다른 상품
어느 도시 변두리의 집. ‘커다란 손’이 아기를 돌보며 키운다. 아이는 자라면서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커다란 손’은 바깥은 위험하다며 막는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아이는 결국 ‘커다란 손’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는데…….
|
『꽃을 선물할게』 『눈보라』를 잇는 감동, 『세상』
삶의 본질을 묻는 철학 그림책 3부작의 완성 재치 있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인간의 본성을 파고드는 작품들을 선보여 온 작가 강경수의 신작 『세상』이 출간되었다. 강경수 작가는 그림책, 동화, 동시, 그래픽노블,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선의의 작동 방식(『꽃을 선물할게』), 타인을 향한 이중적인 태도(『눈보라』)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던 작가는 이번 작품으로 ‘철학 그림책 3부작’을 완성해 선보인다. 『세상』은 한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며, 세상 속 자신의 존재를 정립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집에서부터 출발해 우주까지 확장되는 큰 스케일과 극적인 연출, 박진감 있는 전개가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주인공 아이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 감동을 선사한다. 안온한 세상을 깨고 더 넓은 세상으로 진짜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나는 아이에게 어느 도시 변두리의 집에 한 아기가 태어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쇠창살 달린 창문이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곳인 집에서 ‘커다란 손’이 아기를 돌본다. 침대, 책, 장난감 등 모든 것이 갖추어진 집에서 둘은 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창밖으로 사슴이 늑대에게 쫓기는 모습을 목격한 아이가 바깥세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세상』은 언젠가 집을 떠나 사회로 나가는 순간을 맞이할 모든 아이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작품이다. 실제 세상은 때로 위험하고 우리는 종종 상처받겠지만, 그 모든 일을 직접 겪는 과정 자체가 곧 삶이라는 사실을 뭉클하게 전한다. 강경수 작가는 사슴이 죽은 자리에서 소녀가 나타나는 모습을 통해 세상에 생사, 호오, 미추가 공존하는 모습을 그린다. 아이가 이 낯선 풍경을 목격하며 처음으로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열망을 갖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다.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진짜 친구, 진짜 세상을 찾아 나서는 아이는 어느덧 훌쩍 성장해 있다.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의 경이로움 앞으로 아이가 만들어 갈 빛나는 우주 아이는 바깥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면서 세상으로 나갈 결심을 하게 된다. 아이는 벽의 틈으로 집 안과 밖을 드나드는 생쥐를 보고, 창가에서 ‘손’ 외에 처음 본 타인인 ‘소녀’를 만난다. 작품 속에서 ‘틈’은 아이와 ‘손’ 사이의 관계에 생긴 균열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작은 틈새로 빛이 통과하듯 모든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기’였다가 ‘아이’로 자라고 ‘소년’이 된 주인공은 자신이 속할 곳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자아를 확립하게 된다. 소년은 자신이 세상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손’을 안심시키며 인사를 건넨다. 이는 아이의 독립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양육자들에게 전하는 위로이기도 하다. 『세상』은 독립의 과정을 함께 통과할 아이와 양육자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집 밖으로 나온 아이 앞에 넓은 하늘과 함께 펼쳐진 끝없는 길은 앞으로의 인생길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우주에서 노란 별 하나가 반짝이는 결말은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인 아이가 앞으로 만들어 갈 빛나는 세계를 기대하게 한다. 안과 밖, 빛과 어둠을 표현한 그림 강경수 작가는 작품마다 이야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화풍을 시도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개체의 선 위주로 표현하면서 세부적인 디테일을 살린 묘사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가 점이나 선을 겹쳐서 표현한 그림자는 독특한 입체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빛의 존재를 드러내 보인다. 무채색 사이에서 유일하게 사용된 노란색이 화면을 환하게 밝힌다. 한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장치로는 프레임을 들 수 있다. 창문의 프레임을 활용하여 집 안과 밖의 공간감을 부각하는 화면 연출이 탁월하며 이를 통해 독자는 공간의 바깥을 상상하게 된다. 독자는 ‘자신을 가로막는 벽’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한계와 가능성에 관한 사유로 감상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집 안에서 창 너머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가 있다. 사방이 막힌 아이의 세상은 안전하지만, 무엇인가를 탐험할 기회는 박탈당한다. 아이가 자랄수록 작아진 집은 다른 이의 목소리로 가득 차 아이는 자기 목소리를 찾을 수 없다. 아무리 바깥이 무섭고 위험하다고 해도 직접 겪어야 진짜 세상이 시작된다. 상처가 벌어진 틈새로 나온 아이는 그제야 온전한 세상을 마주 본다. 아이가 깨부순 세상에 남겨진 우리는 강경수 작가가 비추는 노란빛을 따라 우주에 도착한다. 드넓은 우주에서 오롯이 반짝이는 아이의 세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내주었던 당신과 한때 아이였던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이시내 (김포 가현초 교사,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동화책 200』 저자)
|
기어이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와야 하는 것은 성장의 필수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어른과 아이들은 종종 실수하고 갈등하게 된다. 그림책 『세상』은 아이를 사랑해서 보호하고만 싶은 ‘손’과,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와 어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언젠가 세상에 나아갈 아이와 이미 세상에 나온 어른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아이와 양육자가 마주 앉아서 이야기 나누며 읽어도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답답한 마음을 공감받는 시간이 될 테고, 누군가에게는 상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 될 테니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의 ‘세상’은 한 뼘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 최유라 (충북 감물초 교사, 『그림책으로 마주하는 아이 마음』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