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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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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오르한 파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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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다음 날, 때로는 다음 해 혹은 오 년 후에 가끔 일기장을 뒤적이고, 빈 면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즐거웠다. 이곳은 나에게 속한 세상이다. 비밀스러워서가 아니라 내가 가장 자유로운 느낌으로 글과 그림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무의식 중에 종이에 서명을 하는 사람처럼 내 손은 저절로 풍경화를 그린다. 모든 것의 시작은 풍경이다.
---p.27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은 글쓰기다. 이와 같은 열정으로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면 다른 사람이 되었으리란 걸 이제 깨달았다. ---p.32 매일매일이 의미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는 순간을 살고, 시간은 흐르고,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꿈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배가 출항한다. 배를 보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꿈을 꾸자. 내가 파도라면. 그렇다. ---p.73 글을 쓰지 않고 소설을 쓰지 않은 이 석 달 동안 나는 내가 진정 소설가임을 깨달았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나에게-그림이 보여 주는 것보다 세상을 더 깊이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p.88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은 마치 성욕과도 같아서 내 마음속에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다가 갑자기 솟구쳐 오르고, 그러면 당장에 연필과 물감을 잡고 그림을 그린다. ---p.106 나는 쉬지 않고 일한다. 이상하다. 마치 뭔가 증명해야 할 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내가 머릿속에 담고 있는 소설을 좋아하고, 그것들을 써야 한다. 사람들이 그 소설에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 ---p.107 바람에 시끄럽게 바스락거리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로 단어들과 글자들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한참을 기다렸다. ---p.127 그림 위에 글을 쓰거나 글과 그림을 동시에 생각하는 작가 중 가장 위대한 거장은 물론 윌리엄 블레이크다. 나도 그처럼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처럼 평생 글과 그림을 같은 페이지에서 생각하고 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p.130 가장 큰 행복은 소설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이다. 항상 등장인물들과 함께 사는 것. 나는 내 소설에 매우 만족한다. ---p.138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수영을 했다. 바다의 빛깔, 해변, 포효가 아름다웠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사진을 찍었다. 오랫동안 그림을 안 그렸는데 다시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p.164 제3세계인이며 서구에 사는 작가들은 제 나라, 국민, 일상 문화를 비판해야 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렵다. 나는 아미타브를 좋아하고, 과격한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 ---p.172 한밤중에 일어나서 새 소설 메블루트 이야기를 생각한다. 새 소설이 만족스럽다. 세상에서 누구도 말하지 않은 1000만 명이 사는 거대한 도시 이야기……. 도시에 새로 이주한 사람들, 노점상, 무허가촌, 전기 요금 사기, 무허가촌 전쟁 등등……. ---p.181 집 근처에 거대하고 인상적인 바니안나무가 있다. 그 옆을 지날 때면 어느 노현자처럼 나무에 존경심을 느낀다. 튀르키예에서 아주 크고 오래된 무화과나무를 볼 때 느끼는 경외감과 같다. 하지만 바니안나무는 반듯하고 멋진 나무가 아니다. 위축되어 있고, 분노하며, 고민이 많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노인이다. ---p.186 작은 일에도 행복하고 종일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일하는 것. 이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소설을 쓰는 동안 내 머릿속 한편은 책상까지 들려오는 소리, 새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 등으로 분주하다. 초록색, 주황색, 노란색 빛, 멀리 보이는 바다 색깔을 좋아하고, 그 존재를 더 많이 느끼고 있다. 나는 메블루트를 아주 좋아한다……. 그를 보호하고,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p.188 이 공책은 나에게 끊임없이 쓸 수 있는, 살면서 느꼈던 모든 것에 대해 글을 쓰는-나는 그러고 싶다-행복을 선사한다. ---p.193 나는 이 낭만적인 갈망과 풍경의 설렘을 내 영혼 가장 깊은 곳에서 느낀다.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겠다. 바위, 안개, 바다가 뒤섞인 아래 풍경을 바라보면 내 마음속의 두려움, 사람과 세상의 사악한 면들을 잊는다. 풍경을 바라보면 나는 행복해진다. ---p.225 |
“나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고, 매우 부끄러웠다.
아무도 내 그림을 보지 않았으면 해서 공책에 그렸다.” 내 안의 화가를 다시 깨워 낸 무구한 시간, 풍경에의 골몰 튀르키예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많은 소설이 6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도 꾸준히 장편 소설을 발표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오르한 파묵. 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를 꿈꿨지만 22세에 자기 안의 화가를 죽이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50대 중반을 넘은 2008년, 그는 충동적으로 상점에 들어가 두려움과 즐거움을 품고 연필과 붓을 잔뜩 산 다음 작은 화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몰스킨 공책에 매일 한 면 이상 글과 그림을 기록했다. 그는 풍경에 대해 이렇게 쓴다. “풍경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을 잊고 순식간에 다른 사람이 된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이 광활한 풍경처럼 개방적이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아름다운 풍경은, 이 장면은 나에게 세상과 우주를 존중하도록 만든다.” “풍경은 또한 삶과 상상으로의 초대다…….” 그에게 풍경은 신비로운 미지의 공간이자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다. 이 책의 제목 속 ‘먼 산’은 지한기르에 있는 그의 집 발코니에서 바라다보이는, 아무리 바라봐도 지루하지 않은 섬이다. 그는 먼 산을 보며 섬에서 보낸 행복한 시절을 떠올리거나 그곳에 무엇이 있을까 상상한다. “저 멀리 또 다른 삶과 세계가 있다는 상상, 멀고 거친 풍경이 암시하는 다른 삶에 대한 생각은 나의 모든 삶을 정의하고 항상 나를 사로잡았다.” 이것이 파묵이 그림과 문학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글을 쓰고, 풍경을 바라보고,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 이는 상상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소설 『페스트의 밤』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 작품을 쓰며 “소설은 산을 보면서 파노라마, 풍경, 그리고 민족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들어가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오르한 파묵에게 “산다는 것은 보는 것”이다. 그는 “인생은 일련의 그림으로 구성”된다고, 그래서 “사람은 그림 뒤에 오는 그림을 궁금해한다.”는 말을 전한다. “이곳은 나에게 속한 세상이다. 비밀스러워서가 아니라 내가 가장 자유로운 느낌으로 글과 그림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작은 공책 속에서 피어나는 오롯한 사생활과 창작에 대한 깊은 고뇌 “나는 이 공책에 모든 것을 작게 작게 적는다. 마치 세상을 이 안에 숨기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이 페이지에서 살려고 하는 것 같다.”는 파묵의 말처럼 그는 자신의 물리적인 세상은 물론 머릿속의 세상 전부를 공책에 담아낸다. 아담한 작업실의 풍경, 종일 소설을 쓰고 나서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든 자기 자신, 그리고 꿈에서 본 풍경……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대가의 아우라에 가려졌던 한 작가의 소박한 사생활을 만나게 된다. “오후 2시에 페리데, 젬과 아파트 9호에서 만나 재단-박물관-비용-지불에 대해 논의했다. 결국 내 돈이니 집중해야 하지만 이 주제는 너무 지루하다.” “아침 8시에 일어났다. 온 세상이 죽은 듯이 고요했다. 수영복을 입고 해변으로 걸어갔다. 밖은 여전히 시원하다. 바다는 잔잔했다.” “너무 피곤했다. 이스탄불에서 지난 며칠 동안 대여섯 시간의 수면으로 버티고 있다.” 그 속에서 하루 열두 시간씩 내리 소설을 쓰며 등장인물에게 흠뻑 빠져 있는 소설가를 만나기도 한다. “소설 속으로 들어가 다른 세상을 잊고 메블루트(『내 마음의 낯섦』의 주인공)가 되면 기분이 좋다.” “어서, 메블루트. 너는 지금부터 몇 페이지 안에 쉴레이만과 함께 라이하를 납치해야 해. 반면 몇 달간 전혀 쓰지 못해 겪는 고통이 생생히 전해져 오는 페이지도 있다. “소설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작가가 얼마나 절망적인지 잊고 있었다.” 이 책은 이 시대의 세계적인 소설가가 문학과 예술을 잉태하는 생생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한국에도 소개된 『순수 박물관』, 『빨강 머리 여인』, 『내 마음의 낯섦』, 『페스트의 밤』 등의 집필 과정에서 작가가 어디에서 어떤 조건 아래 있었는지,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지금 예술, 문화, 격렬한 정치적 흐름 등 세계 문학에서 중요한 목소리 중 하나를 형성한 위대한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어 보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창작의 내밀한 과정을 함께 하는 즐거움이, 오르한 파묵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화가로서의 면모까지 만날 수 있는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아침 6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너무나 멋졌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풍경, 짙푸른 산과 암석들을 보며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던지!” |
그의 삶과 작품을 엿볼 수 있는 친밀한 책. 그는 글쓰기를 위해 미술을 포기했지만,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랬듯이 둘을 결합하는 데 여전히 즐거움을 느낀다. 분홍, 녹색, 노란색으로 빛나는 일부 삽화는 마티스를 떠올리게 한다. 파묵은 검은색과 회색의 선으로 바다 풍경의 어두운 신비를 포착하고, 다른 그림에서는 꿈의 질을 전달하려고 한다. 서정적인 조명 회고록. -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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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광기에는 천재성이 있다. - 움베르토 에코 (교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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