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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발문
최규석 오프닝 만화 류시은 지옥 뽑기 박서련 묘수 조예은 불경한 자들의 빵 최미래 새끼 사자 함윤이 산사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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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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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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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강가에 휘발유 냄새가 퍼진다. 고은은 눈을 감지도 뜨지도 못한 채 로은이 남자의 몸에 기름을 들이붓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옷을 차려입어 흡사 지옥사자 같은 모습을.”
---「류시은_ 지옥 뽑기」중에서 “고지라는 게 언제 올지 모르고 고지가 와도 시연이 언제일지는 모르는 거잖아, 그쵸? 이 부적의 원리는요, 신의 눈에 빨리 띄게끔 하는 거야. 우리 손님, 게임 좋아하시나? 게임에서 가끔 몸 주변에 특이한 색깔 아우라가 나오는 몬스터 같은 게 있죠. 표적은 신의 눈에 그렇게 보이게 되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먼저 잡히겠죠, 다른 몬스터보다? ” ---「박서련_ 묘수」중에서 “이건 혐오가 등한시하는 진실이에요. 목소리들, 기억들, 아무리 죄를 덧씌우려 해도 순결하게, 꼿꼿이 존재하는 개인 개인의 진심이요. 그것들은 여전히 여기 있어요.” ---「조예은_ 불경한 자들의 빵」중에서 “사람들이 혼란에 떨든 말든 이곳은 견고했다. 박정자의 시연 이후 사자 싸움은 크게 성행했다. 고지나 시연에 대한 화제성 때문일까. 지극히 원초적인 경기 방식 때문일까. 경마장이나 각종 불법 도박을 하던 사람들도 지하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더 많은 시연자가 나타날수록, 그래서 지상의 세계가 흔들릴수록 지하는 깊고 또 넓어졌다.” ---「최미래_ 새끼 사자」중에서 “그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바치겠다는 기도였다. 신부님은 두 손을 높이 쳐든 채 말했다.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주소서. 당시 그는 의미도 전혀 모른 채 그 문장을 따라해보았다. (……) 손바닥이 토해내는 불길을 바라보며 그는 다시금 그 기도문을 되새겼다.” ---「함윤이, 산사태」중에서 |
“이제부터 지옥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새로운 세상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류시은 〈지옥 뽑기〉는 ‘30초 뒤 시연을 당한다’는 고지를 받은 고은의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정확히 30초 뒤 시연을 당하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끔한 상태로 눈을 뜨고 출근한다. 고은은 자신이 꾼 것이 실은 예지몽이 아닐까 생각하다 문득 동생을 사지로 몰았던 가해자가 부활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자신이 죽기 전에 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한편 박서련 〈묘수〉는 복역을 끝내고 출소한 사기범이 고지를 앞당겨주는 부적을 써주며 떼돈을 버는 무당 명왕선녀로 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예견된 죽음을 의미하는 고지와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부활. 그 둘을 가로지르는 서사는 세계관 속 ‘고지’와 ‘부활’의 의미를 새롭게 재정립한다. 조예은 〈불경한 자들의 빵〉은 크리스마스이브 새벽에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고지를 받은 칠십대 노인, 수임의 이야기다. 고지를 받은 후에도 수임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 평소처럼 빵을 굽고, 팔고, 가게 앞에 쌓인 눈을 치우고 문을 닫는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은 변하고 만다. 온라인을 떠도는 수임의 고지 영상을 두고 루머가 나돌고, 죽음을 앞둔 그의 빵집은 기간 한정 맛집이 된다. 수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은, 한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이 과연 지옥사자인지 인간인지 되짚어보게 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에게 고지는 더 이상 사형 선고가 아니다. 대충 형량을 채우다 운 좋으면 출소하는 개념이거나, 특별 사면의 희망이 있는 미지의 징역살이쯤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_류시은 〈지옥 뽑기〉 중에서 “시연 중계 채널이었어요. (……) 중계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어요. 역시, 저 같은 건 없어도 아무 지장 없더군요. 저는 눈발 사이로 공포에 질린 거대한 얼굴을 마주 봤어요. 똑바로 보기 위해 노력했고, 곧 궁금해졌어요. 타인의 저런 얼굴을…… 사람들이 정말 보고 싶어 한다고? 그럴 리 없는데. 아무리 세상이 망가졌다고 해도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_조예은 〈불경한 자들의 빵〉 중에서 최미래 〈새끼 사자〉는 지옥사자를 이루는 입자들이 부서지고 흩어지고 다시 뭉쳐지는 과정에서 한때는 인간이었던, 김지환의 기억을 무질서적으로 소환한다. 잿가루 형태로 불안정하게 부유하는 그의 기억은, 거듭되는 어지러움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인간이었던 과거를 반추한다. 함윤이 〈산사태〉는 수산나로부터 ‘결딴’을 내자는 결투 신청 문자를 받은 에스더가 그를 만나기 위해 봉오산에 찾아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결투를 위해 마주 본 에스더와 수산나 위로 갑작스런 산사태가 덮치고, 병원에서 눈을 뜬 두 사람은 그들을 봉오산에서 만나게 한 비밀을 마주한다. 삶의 일부를 과거에 묶어둔 채, 어쩌면 그 과거를 평생 짊어진 채 현재를 떠안고 떠돌아야 하는 존재들의 이야기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김지환의 요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 그것들은 벌떼보다 잿가루와 비슷했다. 김지환을 이루던 영혼, 기억, 감정, 땀, 살과 피였던 것이지 않을까. 김지환은 평소 잿가루와 비슷한 부스러기가 되어 흩어져 지냈다. 기억을 넘나들며 시공간을 헤맸다. 그러다 부름이 오면 뭉쳐졌다. 어쩌면 나는 응어리에 가까운 것일까. 이건 나의 일인가. 저주인가. 업보인가.” _최미래 〈새끼 사자〉 중에서 “그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바치겠다는 기도였다. 신부님은 두 손을 높이 쳐든 채 말했다.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주소서. 당시 그는 의미도 전혀 모른 채 그 문장을 따라해보았다. (……) 손바닥이 토해내는 불길을 바라보며 그는 다시금 그 기도문을 되새겼다.” _함윤이 〈산사태〉 중에서 거대한 무의미에서 드러낼 수 있는 인간다움에 대한 감각 고지와 시연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 불시에 고지를 받고, 시연을 당하고,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을 덮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끔찍한 몰골로 시연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산 속 깊숙이 숨어버리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세상이 위에서 내려다봐야 하는 것이라면, 삶은 모름지기 그 안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 《지옥 : 신의 실수》에 실린 다섯 편의 소설은 ‘지옥’이라는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무궁무진한 이야기로 펼쳐놓는다. 그 지옥의 틈바구니가 정말로 현실이라면, 그 안에서도 ‘삶’은 지속되어야 하므로. |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탄탄한 세계관이 깊은 뿌리가 되어, 흥미롭고 발칙한 다섯 개의 가지를 뻗어나게 했다. 더욱 풍성해진 이파리와 함께. [지옥] 세계관을 사랑한다면 꼭 읽어야 할 다섯 편의 소설들. 당신이 여전히 목말라 있다면, 이 작품들은 더할 나위 없는 스핀오프가 될 것이다. - 문근영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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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그린 [지옥]이란 밑그림에 소설가 류시은, 박서련, 조예은, 최미래, 함윤이 작가가 사람과 사물과 이야기를 그려 넣었다. 그들이 그린 선들은 스스로 뻗어나가고 얽히다 절묘한 순간에 [지옥]의 어떤 장면들과 극적으로 조우하고, 은은하게 영향을 주고받던 이야기들은 어느 순간 벼락처럼 연결된다. [지옥]이라는 놀이터에 자신의 삶을 덧대어보고 싶은 분들, 벼락같이 누군가의 삶과 연결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김신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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