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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그녀의 야윈 뺨 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 테라스에 앉은 조라 카프카를 읽는 밤 편지 읽는 여자 당신의 바다는 빈 가을에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노을 목신의 오후 |
저구효서
具孝書
<모자를 벗을 기회가 오면 벗어야 하기 때문에 모자를 쓴다> 토마스 만을 읽다가 밑줄을 친다. <이봐, 다이너. 넌 남자와 관계할때 음낭이 밖에 있는 건지 스틱과 함께 질 안으로 들어가는 건지 아니?> 캐리 피셔를 읽다가 밑줄을 친다. 읽던 책 여기 저기에, 검거나 혹은 푸른 밑줄을 그으며 여름(1992년)을 맞았다. <맥아더가 나더러 항복하라고 요구했다던데, 우리에겐 그런 습성이 없다구> ; 김일성. <난 여느 사람처럼 모든 것을 내 무지 탓으로 얼버부렸다. 그 시절에는 무지라는 것이 유행이었다> ; 귄터 그라스 등등. 무엇가를 하염없이 읽었나 보다. 2백개도 넘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데 난 아직 그 부분을 다시 읽지 않았다. 다시 읽다니 아마 그럴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 p.11 |
<모자를 벗을 기회가 오면 벗어야 하기 때문에 모자를 쓴다> 토마스 만을 읽다가 밑줄을 친다. <이봐, 다이너. 넌 남자와 관계할때 음낭이 밖에 있는 건지 스틱과 함께 질 안으로 들어가는 건지 아니?> 캐리 피셔를 읽다가 밑줄을 친다. 읽던 책 여기 저기에, 검거나 혹은 푸른 밑줄을 그으며 여름(1992년)을 맞았다. <맥아더가 나더러 항복하라고 요구했다던데, 우리에겐 그런 습성이 없다구> ; 김일성. <난 여느 사람처럼 모든 것을 내 무지 탓으로 얼버부렸다. 그 시절에는 무지라는 것이 유행이었다> ; 귄터 그라스 등등. 무엇가를 하염없이 읽었나 보다. 2백개도 넘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데 난 아직 그 부분을 다시 읽지 않았다. 다시 읽다니 아마 그럴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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