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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김재혁
이제 너는 시냇가에 앉아
너의 낭랑한 피리로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멋진 노래를 들려주어라. 기쁨이야 점차 사라지지만, 고통은 변함이 없으니 이제 지난날의 행복을 새롭게 노래 불러라. 꽃들은 여전히 피어나고, 냇물도 여전히 졸졸대고, 사랑스런 태양도 첫날처럼 여전히 환하게 빛나고 있네. 화창한 아침 햇살에 유리창들은 반짝이고, 거기 유리창 뒤에는 내 사랑이 앉아 있다네. ---p. 78 |
독일 가곡을 정상에 올려놓은 슈베르트가 없었다면 빌헬름 뮐러의 시는 오늘날처럼 커다란 찬사를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천재 음악가 슈베르트와 뮐러의 시와의 우연한 만남은 독일 음악사를 바꾸어 놓은 커다란 사건이 되었다. 한 친구의 집을 찾아간 슈베르트가 그의 책상에 놓여 있는 뮐러의 시집을 무심코 읽던 중 너무나 감명을 받은 나머지 그 시집을 주인의 허락도 없이 자신의 집으로 들고 와 그중 몇 편을 곧장 노래로 만들었다는, '겨울 나그네'의 유명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입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음악의 거장을 자극시킨 그의시 매력은 무엇일까? 슈베르트의 혼을 흔든 것은 바로 뮐러의 시에 존재하는 대중적인 소박함, 즉 꾸미지 않은 단순함과 풍부한 감성의 영상이었다.
뮐러의 시에서 느껴지는 단아한 음악성은 독일의 소박한 민요로 연결된다. 예술을 통해 '자연어'를 정화, 순화시키는 민요가 바로 뮐러의 미학적 이상이었다. 감정의 과잉으로 현실에서 멀어지고 있던 당대의 낭만주의를 거부하고 서민들의 삶에서 모티브를 찾음으로써 삶의 직접성을 표현하는 그의 시는 늘 대중에게 귀착된다. 그의 예술가적 기질은 아들에게도 전해졌으며 아들 막스밀리안(1823~1900)은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독일인의 사랑』의 작가로 유명하다. 윌러는 현실에서 벗어나 방랑하는 아웃사이더로서 나그네의 모습을 그리는 가운데 그 시대 인간들의 실존적 현실을 가림 없이 보여준다. 뮐러의 생각에 따르면 예술이 갖는 역할 중의 하나는 대중에게 많은 호소력을 지님으로써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있으며, 방랑의 민요시 『겨울 나그네』가 바로 이러한 예술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독일의 대중적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 시인 빌헬름 뮐러. 대중을 향한 그의 문학은 지금까지도 전세계인들로부터 아낌없는 칭송을 받아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