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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 보고, 찾고, 욕망하고, 획득하는 일 사각형의 얼룩 ― 브리오니 왕녀 록키 호러 픽처 쇼를 기억하는가 ― 피터 힌우드 수집가의 갈증 ― 에두아르 M. 수백 점의 골동품이 그날 내 눈앞을 지나갔다 ― 우 선생 우리가 선택하고 사랑하는 것들 ― 에릭 마르크 알부앵 움베르토와 나와 늙은 아르메니아인 남매 ― 움베르토 파스티 ‘빛과 그림자’가 나를 사로잡았다 ― 페드로 뒤트벨트 자신의 직업을 ‘조련사’라고 적은 장난스러운 사람 이야기 ― 엘리엇 호지킨 양들은 모두 세라믹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 지미 스톡웰 절망적일 정도로 무미건조한 ― 지슬랭 무레 천국으로 떠난 인형들의 의사 ― 자크 빅시오 현명한 컬렉터는 트렌드 밖에서 구한다 ― 알랭 W. 지하실을 좀 보여주게 ― 필리포 G. 루브르 박물관장의 개인 컬렉션 ― 피에르 R. 그녀를, 그 세련된 잡동사니를 생각한다 ― 롤랑드루이즈 드프티피에르 가난한 컬렉터의 운명 ― 나의 수집품들 내 친구의 집에서 ― 질 D. 모든 것의 사연 ― 보리스 코치노 어떤 기쁨 ― 자크 P. 물고기를 놓아주는 낚시꾼 ― 하워드 L. 에필로그 감사의 말 찾아보기 |
저피에르 르-탕
관심작가 알림신청Pierre Le-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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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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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들자 낡은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거운 커튼은 뜨거운 햇볕에 바래 누더기나 다름없었다. 그곳은 마치 버려진 곳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벽을 뒤덮고 있는 큼지막한 밝은색의 얼룩이었다. 마리루이즈Marie-Louise(그녀의 이름이다)는 나의 놀란 표정을 알아챘음에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 더는 수입이 없어서 자신과 남편이 가지고 있던 그림들을 한두 점씩 팔다 보니 벽이 그렇게 된 것이라고. 오랫동안 우리는 사각형 모양의 얼룩을 하나씩 바라보았다.
---「사각형의 얼룩」중에서 움베르토가 청소년 시절부터 모아놓은 컬렉션을 내가 발견한 곳은 그가 패션 디자이너 스테판 잰슨Stephan Janson과 함께 살았던 밀라노 아파트였다. 남미의 깃털 장식과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파편들에서부터 우리 두 사람 모두가 관심을 가졌던 시대의 작품들, 이를테면 이탈리아 화가 필리포 데피시스Filippo de Pisis(1896-1956)와 필리프 쥘리앙, 러시아 화가 첼리체프Tchelitchew(1898-1957)의 데생, 그리고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티앙 베라르Christian Beard(1902-1949)와 러시아 화가 베르망Berman 형제의 그림까지…. 그리고 나의 집처럼 그의 빌라에도 책들이 사방에 넘쳐났다. ---「움베르토와 나와 늙은 아르메니아인 남매」중에서 부르주아적이고 특징 없는 가구들을 지나 내 눈길이 멈춘 곳은 벽 대부분을 뒤덮고 있는 선반이었다. 조명이 어두워서 처음에는 선반 위에 놓인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이 예의 바르고 겸손한 사람이 구겨진 종이를 체계적으로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가 구겨진 종이를 이렇게 열심히 수집하는 이유를 직접 설명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는 ‘빛과 그림자’가 자신을 사로잡았다는 말만 내게 했을 뿐이다. ---「‘빛과 그림자’가 나를 사로잡았다」중에서 갑자기 반대쪽 벽이 환해지면서 인간의 머리가 놓여 있는 선반이 드러났다. 거기에는 죽은 범죄자들의 얼굴 모양에 그들의 실제 머리카락까지 붙여놓은 밀랍 모형이 놓여 있었다. 모형은 놀랍도록 사실적이었다. 필리포는 우리 옆에 앉아서 이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죽음도 그들의 얼굴에서 악을 지우지는 못했다. ---「지하실을 좀 보여주게」중에서 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의 전직 관장이자 17세기 회화 전문가이며, 아카데미프랑세즈의 회원이기도 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왜냐하면 피에르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위대한 거장들만큼이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언제나 경계를 풀지 않는 듯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이 남자의 컬렉션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화가 필리프 드샹페뉴Philippe de Champaigne(1602-1674)의 작품 옆에 마르그리트 뷔르나프로뱅Marguerite Burnat-Provins(1872-1952)이나 앙드레 드방베Andre Devambez(1867-1944)처럼 예술의 중요한 일면을 보지 못하는 ‘주류’ 컬렉터들이 경시하는 여러 예술가의 작품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장의 개인 컬렉션」중에서 나는 그저 수천 개의 물건을 소유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수많은 물건 중 대부분은 이제 한갓 추억으로만 남아 있지만, 나는 지금도 계속해서 찾고 발견하고 획득한다. 획득은 노름꾼이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같은 신비한 이유로 가장 중요한 행위다. 나는 컬렉션으로 투기를 한다거나, ‘장식’을 하겠다는 생각을 결코 해본 적이 없다. 나에게 수집은 필요불가결한 동시에 완전히 무용한 일이다. ---「가난한 컬렉터의 운명」중에서 나이 든 그의 몸은 힘들게 움직이는 듯 보였고,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이 은신처의 모든 것이 이 전설적인 인물의 삶을 상기시켰다. 오랜 시간 풍부하게 쌓아 온 경력의 흔적까지 동시에 모아 놓은 질서정연한 잡동사니, 위대한 애호가의 눈으로 선택하고 획득한 수집품들. 먼지와 황폐함도 이 귀한 보물의 광채를 앗아가지는 못했다. ---「모든 것의 사연」중에서 그의 집에 갈 때면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에게 있는 많은 것들이 한때는 나의 소유였고, 심지어 그곳에는 내가 디자인한 가구도 있었다. … 그의 그림이 내게 낙찰되었을 때 너무나도 놀라웠다. 이러한 유형의 구매는, 미처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번지 점프와 같은 흥분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그림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획득과 소유의 전율은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이제 그 그림은 내 좋은 친구 자크의 집 벽에 안전하게 걸려 있고, 나는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어떤 기쁨」중에서 |
나만의 즐거움을 위한 고집과 사치,
그 못 말리고, 집요하며, 놀랍도록 사적인 세계 속으로 피에르 르탕은 ‘20세기 일러스트레이션의 마스터’로 칭송받는 아티스트이자, 수많은 예술 애호가들의 취향을 사로잡은 컬렉터이다. 평생 흥미로운 물건을 보고, 찾고, 욕망하고, 획득하는 열정적인 수집가로 살았던 르탕을 향해 티파니앤코의 최고예술경영자 리드 크라코프는 “초현실주의, 낭만주의, 장식 예술의 세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멋진 세계를 창조한 지칠 줄 모르는 수집가였다.”라고 칭송했다. 『파리의 수집가들』은 컬렉션이란 “내가 매료되었으나 경험할 수는 없었던 시대와 나를 이어주는 살아 있는 연결고리”라고 했던 그가 그토록 아름답고 고집스러웠던 ‘수집하는 마음’을 기록한 유일한 회고록이자, 그가 직접 그리고 쓴 마지막 책이다. 한 세계의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들의 은밀한 이야기 전 루브르 박물관장인 피에르 로젠베르그, 샤넬의 조향사와 디자이너, 파산한 귀족… 펜과 잉크로 정교하게 그린 70점의 일러스트와, 나만의 즐거움을 위한 한 세계의 끝까지 집요하고 고집스럽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뭉클하게 펼쳐진다. 전 루브르 박물관장인 피에르 로젠베르그와 같은 저명인사를 비롯해 애장품의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는 파산한 귀족, 영화와 패션계의 거장, 샤넬의 가장 인기 있는 향수를 만든 조향사, 카를 라거펠트와 십 년 넘게 일한 샤넬의 디자이너, 유랑하는 댄디, 집착에 가까운 수집벽의 괴짜 등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르탕은 가장 빛나는 한 장을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 넣는다. 피카소의 담배꽁초 케이스에서 구겨진 종이의 빛과 그림자까지 피카소가 친구들에게 손수 만들어준 담배꽁초 케이스 등 알려지지 않은 예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한 시대를 여행하는가 하면, 한 사람의 가장 사적인 세계를 엿보고, 노트르담 성당 맞은편 부두 근처의 부티크를 방문하며, 파리의 유서 깊은 경매장을 서성인다. 구겨진 종이의 빛과 그림자에 매료된, 어쩌면 세상의 흐름에서 조금은 옆으로 비켜선 사람들의 시선과 취향이 각별하다. 파리, 런던, 뉴욕, 모로코… 시공간을 초월해 탐험하듯 펼쳐지는 기묘한 이야기는 피에르 르탕 특유의 크로스해칭으로 그려진 세밀한 그림 곁에서 조용하게 빛난다. 수집하는 마음과 우리의 유한한 생에 관한 놀랍고도 따뜻한 시선 오래도록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던 순간의 환희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허망까지, 책은 수집하는 마음을 차분하게 탐구하며 우리의 유한한 생에서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소유하는 것의 의미를 성찰한다. 「르피가로」가 “과거를 고백하는 남자”로 르탕을 추억했듯, 책은 그의 오래된 기억을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따뜻하고도 묘한 감정의 여운을 남긴다. “꼭 읽어야 할 그림과 꼭 봐야 할 단어, 이것이 피에르 르탕의 작품 세계다.”라고 찬사를 보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말처럼, 르탕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감수성이 짙게 배어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
“이상한 흡인력에 빠져들었다. 나만의 즐거움을 위해 미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한 세계의 마지막까지 걷는 자, 컬렉터는 저 끝에 당도하기를 욕망하는 사람이다. 뭔가를 수집하는 이들에겐 모두 자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 윤광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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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여운이다. 이 책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대단한 컬렉션이나 컬렉터를 소개하는 이야기에서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색채와 깊이가 있다. 컬렉터의 삶으로 사유하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 같다.” -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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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할 그림과 꼭 봐야 할 단어, 이것이 피에르 르탕의 작품 세계다.” - 파트릭 모디아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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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탕은 자신의 삶과 마찬가지로 책에서도 정중한 태도와 조용한 말투를 보여주었다.” - 르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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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명의 강박적인 수집가들과 그들의 비범한 수집품에 대한 이야기가 섬세하게 코믹하고 쓸쓸하게 펼쳐진다.” -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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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를 치르더라도 끊임없이 획득하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기발하고 가슴 뭉클하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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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들의 기이함에 대한 찬가! 대담하고 매력적이다.” - 스티븐 헬러 (Steven Heller, 전 「뉴욕타임스」 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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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고, 유쾌하게 사악한 괴짜 수집가들의 세계!” - 마이클 핀들리 (Michael Findlay, 『The Value of Art』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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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치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세계의 문을 여는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 - 아마존 독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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