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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Walking By Flashlight 장마철이 독서의 계절, 책에서 음악까지 읽는다 감상하는 순간 모든 게 바뀐다 추상화와 재즈가 만난 날 순수를 의심하는 순간 꿈을 잃는다 뉴욕에서 온 그녀 일부러 꺼내지 않으면 상실되어 가는 것 《좁은 문》과 《전원교향곡》 세르쥬 갱스부르 007 영화의 음악들 어느 날의 레퀴엠 재즈와 닮은 《고우영 삼국지》 음악을 듣다가 음악을 그린다 대리기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대한민국 재즈의 스승 이판근 별이 되다 AI가 재즈 연주까지 할 수 있을까 라이브 클럽 ‘원스인어블루문’의 추억 60년 전 재즈를 다시 들어본다 -셜리 스콧과 스탠리 터렌타인, 《SOUL SHOUTIN’》 -벤 웹스터, 《SEE YOU AT THE FAIR》 -그라찬 몽쿠르 3세, 《EVOLUTION》 -존 콜트레인, 《LIVE AT BIRDLAND》 -빌 에반스, 《HOW MY HEART SINGS》 -행크 모블리, 《NO ROOM FOR SQUARES》 -아치 셉, 《FOUR FOR TRANE》 -아트 블래키 재즈 메신저스, 《THE FREEDOM RIDER》 -허비 행콕, 《EMPYREAN ISLES》 -유세프 라티프, 《EASTERN SOUNDS》 재즈바 가우초에서 -감바스와 어울리는 재즈 -블루 크리스마스도 나쁘지 않다 -추억의 재즈를 소환하다 음악전문가들의 나쁜 영향력 The Masquerade Is Over 삼성리 우동집 블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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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재즈는 미간에 힘을 주고 듣는 음악이 아닙니다. 산책길에 따라나서는 친구이고 무료한 하루를 달래주는 이야기꾼입니다. 이미 오래된 친구인데도 여전히 신선한 농담으로 웃음 짓게 합니다.
---「프롤로그」중에서 그런데 길을 걷다 보면 간혹 세상에 혼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운 얼굴들도 생각나고 오래전 추억으로 실없이 웃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움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얼버무려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로움까지 떨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 주머니 속에 챙겨온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습니다. 말초신경계를 타고 온몸에 퍼지는 리듬이 다시 상쾌한 공기를 부릅니다. 그게 음악의 힘인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중에서 상자를 여는 순간 고양이가 살거나 죽거나 결정된다는 그것은 ‘관측하는 순간 확정된다’ 또는 ‘관측하는 순간 변화한다’는 것이고 관측하지 않을 때는 5대 5의 확률로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재즈라는 음악은 ‘감상하는 순간 모든 게 바뀐다’고 말하고 싶다. 재즈의 즉흥성은 다른 음악처럼 정해져 있는 줄거리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작곡자나 연주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음들의 파동 속에서 감상자들은 저마다의 상상을 펼친다. 이 즉흥의 순간 만들어지는 우연성에 긴장감이 있다. 그것을 관측하는 게 재즈 감상의 묘미다. ---「감상하는 순간 모든 게 바뀐다」중에서 추상화라는 게 그렇듯이 그림이라기보다는 어떤 모양 같기도 하고 무슨 형상인지 한참을 보게 된다. 색의 농담으로 찰나에 긴장과 이완을 만드는데 때로 화가 스스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어디까지가 의도된 것이고 어디서부터가 우연한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재즈를 들을 때도 그런 식이다. 재즈 감상이란 작곡이 된 부분과 즉흥연주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추상화와 재즈가 만난 날」중에서 음악 만화를 그리다 보니 제법 뮤지션의 얼굴이 닮았다는 평을 듣는다. 인물에 그럴듯한 성격 부여를 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건 내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마음속에 있는 그들의 인상이 손끝으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오랫동안 음악을 듣다 보면, 또 음악가를 열심히 좋아하다 보면, 인물에 대한 ‘느낌적인 느낌’이 생긴다. ---「음악을 듣다가 음악을 그린다」중에서 가끔 서울에서 양평까지 대리기사 신세를 진다. 가로등도 없이 달빛만 고요하고 산으로 둘러싸인 전원주택. 그래서 서울에서 대리기사를 부를 때면 역전까지만 가겠다고 하고 거기서부터는 지역 대리기사를 또 부르곤 했다. 서울에서 집 앞까지 한 번에 도착한 건 며칠 전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대리기사는 어떻게 돌아갔을까? 마지막 장면의 배경음악이 재즈라면 어떤 곡이었을까? 고전적인 분위기의 [He’s Gone Away]는 어땠을까? 흑백영화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로(미국민요) 백인 여가수 조 스태포드가 원조 격이다. 현대적인 재즈 버전으로 좋은 게 있다. 바로 기타 연주자 팻 매스니와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할리 헤이든의 듀엣녹음이다. ---「대리기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중에서 |
일상의 모든 순간이
‘스윙’이다 “사소한 많은 것들이 재즈와 연관되어 있다. 세르쥬 갱스부르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흉내 내다가 그의 재즈 넘버 〈Black Trombone〉을 알게 된 것처럼.” 재즈는 결코 특별한 음악이 아니다. 언제든 있고 어디에나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인 [라라 랜드], 루이 암스트롱이 주제곡을 부른 〈007시리즈〉 등 수많은 영화에서 재즈를 만날 수 있다. 책도 마찬가지. 청소년기의 방황과 고독을 그린 필독서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도 재즈가 등장한다. 주인공의 어린 여동생이 회전목마를 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Smoke Gets in Your Eyes〉는 아주 유명한 재즈 스탠더드이다. 하다못해 하이볼도 재즈와 연관이 있다. 하이볼은 재즈맨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행시켰는데, 그래서인지 재즈바에서 와인 다음으로 사랑받는 칵테일이 되었다. 재즈 평론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재즈를 이야기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언뜻 보면 재즈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모든 것에 재즈가 스며들어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딱히 재즈를 인식하지 않고 접어두더라도, 애써 공들여 찾고 분석하려 하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그 속에 재즈가 있었다. 음악을 듣다가 글로 쓰고 글로 쓴 음악을 만화로 그리다 “나는 글로 쓰던 음악 칼럼을 만화로도 그리는 작가다.” 《스윙 라이프》는 신문과 잡지 등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과 그림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업한 만화를 더한 모음집이다. 재즈 외에도 문학, 영화, 미술, 공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는 음악으로 연결되고 다시 재즈로 귀결된다. 《스윙 라이프》는 음악의 정보를 주로 만화로 전달했던 전작과는 달리 깊이 있는 사유와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글의 비중을 높여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음악, 특히 재즈에 관한 이야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은 글과 만화의 조화로운 전개로 시도되었다. 재즈에 대한 추억과 애정으로 가득한 이야기에 공감하며 우리는 재즈의 매력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