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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6X3
제2장 1/64 제3장 10X5+5+1 제4장 몰 콘 제5장 무토타토 제6장 신의 물 히든 트랙 1. 류타 이야기 : 방화범을 찾아라! 히든 트랙 2. 류타 이야기 : 유령이 건 전화 작품해설 옮긴이의 말 참고 |
저히가시노 게이고
관심작가 알림신청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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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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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정말 최악이다.”
이 말에 많은 애들이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몇몇 아이들은 부루퉁한 얼굴로 고개를 돌릴 뿐이다. 근성부터 썩은 녀석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 그야 당연하다. 옛날부터 저런 애들이 있었다. 그걸 교정하지 못해서 지금 멍청한 어른들만 존재하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녀석들은 그 어른들을 보며 흉내를 내고 있을 뿐이다. 어른들의 사회에 편견과 차별이라는 괴롭힘이 있는 한 아이들의 괴롭힘도 사라지지 않는다. --- p.31 에토 형사도, 모리모토 선생의 어머니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만 떨구고 있을 뿐이었다. 시모무라 아야카의 이야기가 신호라도 된 듯 아이들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란다. 선생님도 인간이야. 나도 약하고, 너희들도 약해. 약한 사람끼리 도우며 살지 않으면 아무도 행복해질 수 없어.” --- p.109 “사람이란 말이야. 당연히 누군가를 좋아하고 싫어해.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사람을 좋아해서 얻는 건 많지만 싫어해서 얻는 건 거의 없다는 사실이야. 그렇다면 굳이 사람을 미워할 필요가 없지.” --- p.141 사실 9월부터 이 학교에서 비상근 교사로 일하기로 했을 때 살짝 우울했다. 건방진 꼬맹이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데, 운동회 같은 행사 때 아이들이 내 말을 듣도록 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 그 힘든 과정을 생각하니 절로 진저리가 났다. 게다가 맡아야 하는 학생이 6학년이라는 사실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6학년은 운동회가 끝나면 바로 수학여행을 간다. 외박이 포함된 여행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이 얌전하게 있을 리 없다. --- p.146 “사람들은 다들 금방 잊어버린단다. 그런데도 머리 싸매고 도망칠 고민만 하고 있다니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니? 무조건 피하려 들면 안 돼. 도망쳐서 해결될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어. 알겠니?” --- p.173 “그 페트병 말입니다.” 가사이 형사가 병원으로 가는 경찰차 안에서 입을 열었다. “뭐가 들어 있었나요?” 내 질문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소…….” 내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비소라면 살인에 자주 사용되는 독극물 아닌가. --- p.182 “생명을 돌보려면 책임을 져야 해. 아이에게 밥만 주면 되지 더 필요한 게 뭐가 있겠냐고 하는 어른이 있다면 무책임하게 느껴지겠지?” “근데 그런 부모는 많은데요.” “그래서 세상이 이 모양이란다.” --- p.210 다음 날 학교에서 부재중 메시지 이야기를 야마시타에게 들려줬다. 야마시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너네 집에도 카레 만들었다는 전화가 왔어?! 우리집에도 왔는데. 우리 집은 부재중 메시지를 엄마가 들어서 너네 집 같은 일은 생기지 않았지만.” “너네 엄마는 뭐라고 하셔?” “잘못 걸려 온 전화라고…….” “흠, 그런가? 근데 너무 이상하지 않아? 우리 집만 그런 거면 모를까, 같은 사람이 너네 집에도 똑같이 전화를 잘못 건다고?” --- p.238 |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추리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문제작!
“『비정근』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모든 변화구를 결정구로 장착한 괴물 투수가 되었다!”-호소야 마사미쓰(평론가) 비정규직 교사로 부임한 학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커다란 비극… 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색 미스터리! 주인공은 직전 골든위크 때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전임교사 모리모토를 대신해 미쓰바 초등학교 5학년 3반에 부임한 비상근 담임 교사다. 모리모토는 자신이 맡은 학급 창문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자살로 추정되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에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주인공에게 수사 협조를 구하는데, 죽기 전날 모리모토가 쇼핑을 했던 것이나 칠판에 적혀 있던 ‘5X10+5+1’이라는 수식, 반 아이들의 석연찮은 행동… 사건을 파헤칠수록 주인공은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청춘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받는 『비정근』은, 그 전까지 추리소설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던 히가시노 게이고를 ‘모든 변화구(장르)를 결정구로 장착한 괴물 투수(작가)’로 만들어준 결정구 같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살인 사건’으로 첫 사건의 포문을 열면서 배경이 초등학교라 안심하고 있던 독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또,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놀랍도록 섬세하며 기발하여 ‘역시 미스터리 장인!’이라는 평을 하게끔 한다. 이 작품은 총 6장의 메인 에피소드와 2장의 히든 트랙으로 이뤄져 있는데, 제목처럼 비정한 현실에 대해 관찰자의 시점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마지막에는 묵직한 울림까지 준다. 데뷔 초 정제되지 않은 6개의 단편들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식 추리의 단초와 세계상에 대한 그만의 시각을 느낄 수 있어, 그의 추리 세계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우리는 모두 나약해. 약한 인간끼리 서로 돕고 살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어.” 히가시노 게이고가 비정한 작금의 현실에 던지는 돌직구 작품의 원제인 비정근(非情勤)의 뜻은 ‘감정 없이 일하는 비상근 교사’라는 뜻이다. 학교에 속하지 않은 임시직이기 때문에 ‘(마음을 두지 않고)비정하게 일한다’라는 뜻인데, 그러한 비정한 주인공의 시선이 때로 아이들이 가장 절실한 시점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설령 대상이 아이들이더라도 믿지 않는다고 솔직히 말하는 게 의미 없이 믿는 척하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정신 건강에도.” 주인공은 임시직에 불과한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책상 위쪽은 잠시 빌려 쓸 수 있으나, 책상 아래쪽은 허락되지 않은’ 외부인이라고 표현하는데, 수사를 위해 주인공에게 접근한 경관조차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외부인이기 때문에 되레 수사에 도움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 소설은 주인공이 외부인, 즉 관찰자의 시점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개로 이어진다. 그러한 그의 시선은 비정하지만 객관적이다. 동시애 냉정하게 느껴지지만, 그 이면은 그렇지 않다. ‘제4장 〈몰 콘〉’에서는 아이들이 동급생에게 저지른 악질적인 장난 속에 숨겨져 있는 나약함을 발견하고 “나약한 인간끼리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부분은 우리의 시대상과 작가의 생각이 맞닿아 있는 부분으로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어떤 소재를 다루던 인간의 선의에 대한 믿음에 기반 했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다.” 의도하지 않은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때도 있다. 이 책을 번역한 민경욱 번역가는 “아이들이 기에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이 사건을 뒤틀고 복잡하게 만든다”고 표현하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건의 열쇠가 ‘아이들’에 있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이 작품의 중심에는 어른들의 사회를 꼭 빼닮은 ‘아이들만의 리그’가 있다. 여섯 개의 사건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선함과 악함에는 저마다의 설득력이 담겨 있다. 때로 잘못이 잘못인 줄도 모르고 저지르는 아이들에게 주인공은 말한다. 아무리 어려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있다고. 그러니 차라리 용서를 빌 수 있는 것은 행운인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살인, 도박, 갈취, 괴롭힘, 따돌림, 협박, 자살 기도 등 추리 소설에 나오는 온갖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임에도 대단하고 거대한 음모는 없다. 초등학교가 배경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천진한’ 아이들이 낸 결과를 알고 있기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독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이중 삼중으로 놀라움을 선사한 히가시노 게이고 식 반전과 묵직함 울림은 히든 트랙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며, 차원이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미스터리를 완성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