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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들뢰즈, 바디우와 함께하는 도시의 정신분석 3
사건 도시
장용순
이학사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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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론

1부 욕망, 변화, 복잡계: 들뢰즈 vs 바디우

1장 충만한 욕망, 결여된 욕망
스피노자-쇼펜하우어-니체, 데카르트-헤겔-라캉
2장 들뢰즈의 발생과 바디우의 사건
변화와 질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장 복잡계과학과 사건 이론
자기조직화, 창발, 특이점, 혼돈의 가장자리
4장 도시는 왜 분산되지 않고 집중되는가?
엔트로피/네겐트로피, 도시, 생명, 규모의 한계

2부 증상, 공황, 사건

1장 증상: 내 안의 내가 아닌 것, 〈적과의 동침〉
트라우마, 〈에일리언〉, 대타자의 결여
2장 공황: 자본주의는 고장나면서만 작동한다
고착, 증상, 사회 기계, 뉴딜 정책, 전쟁
3장 사건, 공백, 괴델, 예외 상태
증상, 호모 사케르, 아브젝시옹, 희생양, 이질성
4장 헤테로토피아, 전염병, 도시의 증상
비정상, 카오스, 도시의 확장과 파국

3부 실재의 귀환과 방어

1장 저주받은 몫, 에로티즘, 카오스모스
바타유, 과잉, 소모, 죽음충동, 〈매트릭스〉
2장 현대도시의 끔찍한 아름다움
숭고, 거대함, 아키줌, 리오타르, 비릴리오, 거스키
3장 실재는 어떻게 도래하는가?
기관 없는 신체, 〈신세기 에반게리온〉, 인류 보완 계획
4장 실재에 대한 방어로서의 문명
범람의 지연, 리좀, 무규정적 공간

결론

도시의 정신분석을 마치며: 인간 다음의 도시

미주
참고 문헌
찾아보기
1권 『과잉 도시』의 차례
2권 『환상 도시』의 차례

저자 소개1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파리 베르사유 건축대학교를 졸업한 뒤 자크 리포 설계 사무실과 건축사사무소 기오헌에서 건축 실무를 익히고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사(DPLG) 자격을 취득했다. 파리8대학 생드니 철학과에서 알랭 바디우의 지도로 「현대 건축과 도시론의 철학적 토대」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설계와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공간의 위상학』,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등이 있으며, 세운상가 공공 공간 활성화 프로젝트와 국민은행 청춘마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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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40*210*12mm
ISBN13
9788961474689

책 속으로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욕망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이런 질문들은 운동이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철학적인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p.17

프랑스의 도시 배치는 우리나라의 도시 배치와 상당히 비슷하다. 수도 파리는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고 인구도 집중되어 있다. 부산의 위치에 해당하는 마르세유는 지중해와 면한 중요한 항구도시이고, 대구의 위치에 해당하는 리옹은 동남권의 중심 도시이다. 프랑스와 우리나라는 공통적으로 서남 지역이 곡창 지대이면서 도시개발이 덜 되어 있고, 프랑스에는 광주의 위치에 보르도가 있다.
---p.70

바타유에 따르면 쓸모없는 것, 낮은 것, 더러운 것은 역사를 움직이는 주요한 원동력으로서 응축된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푸코가 말한 헤테로토피아는 공간적 소모의 대표적인 예이다. 묘지와 공원은 기능적으로 별 용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도한 에너지가 응축되는 것을 막아준다. 광장처럼 다양한 쓰임새를 갖는 공간이나 강변이나 교량 하부 같은 유휴 공간들도 도시의 과도한 흐름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p.137

현대도시는 더이상 ‘아름다움’이라는 고전적인 범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들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 공항에 도착하여 도심으로 이동할 때까지 보게 되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대형 매장, 창고, 주유소, 저소득층 아파트는 도심의 낭만적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삭막하고 개성 없이 반복되는 도시 주변부는 세계적으로 점점 면적이 늘어나고 있고, 도시나 국가를 막론하고 비슷비슷하다. … 이런 도시의 풍경들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21세기 현대도시의 진실이다.
---pp.145-147

한번 형성된 자아는 스스로를 방어하려 하고, 인간은 누구나 사적 영역을 갖고 싶어 한다. 주택-자동차-카페-편의점-PC방-핸드폰 모두 자신의 사적 영역과 자아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라캉은 미국의 자아 심리학이 자아를 지키는 데에만 집중한다고 비판한다. 라캉의 실재 심리학은 자아의 상상계를 깨고 실재의 진실을 맞닥뜨리는 데에 집중한다. 그 진실이 끔찍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마주한 주체는 환상을 가로지르고 새로운 주체로 태어난다.

---p.189

출판사 리뷰

문명의 탄생, 자연의 저항
“무한을 유한 안에 담으려는 것에서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무한한 자연의 흐름으로부터 유한한 문명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최초의 도시는 물의 흐름이 있는 해안가나 강가에서 형성되었다. 자연에너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서 문명이 생겨난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이집트의 나일강은 비옥한 삼각주의 땅에 물을 공급해주었다. 이렇게 무규정적 흐름을 통제하고 이용하면서 도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서 로마에서는 도로를 내고 수도교를 만들어 상수도를 보급하였고, 중국에서는 운하를 파고 성벽을 쌓았다. 인간은 자연의 힘을 채집하여 기계를 사용하기도 했다. 수력을 이용해 물레방아를 돌렸고, 풍력을 이용해 풍차를 돌렸다.

하지만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인간의 무분별한 팽창은 오늘날 자연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가뭄, 산불 같은 자연재해와 팬데믹이 자연의 응답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간은 지구라는 신체에 홈을 파고, 상처를 만드는 병적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자본주의사회와 도시가 직면한 이러한 과잉생산과 과잉 축적의 위기를 정신분석과 철학의 관점에서 살피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즉 인류가 오늘날까지 문명을 만들면서 행한 자연과 무의식에 대한 무분별한 정복이 팬데믹, 기후변화, 경제공황 같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보고, 이 총체적 위기의 상황에서 도시, 사회, 경제, 철학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성찰을 시도하는 것이다.

근대의 신경증적 시설, 현대의 정신병적 시설
“모든 것이 쇼핑이 된다.”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학교, 공장, 감옥은 대표적인 근대의 시설이다. 이러한 근대의 시설은 무한한 세계를 유한 안에 재현하고, 시공간을 분절하고, 규율을 만드는 통제 시설이며, 정신 병리의 관점에서 보면 강박증과 히스테리의 성격을 갖는 신경증적 시설이다.

그러면 현대의 시설은 어떨까? 현대에 우리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은행에서 업무를 본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몰에서 물건을 산다.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탄다. 너무나 익숙한 현대 도시인의 삶의 방식이다. 편의점, 지하철역, 은행, 패스트푸드점, 쇼핑몰, 터미널, 공항은 모두 매우 실용적이지만 특별히 기억되지도 않고 고유한 정체성도 없는 장소다. 즉 ‘장소’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비장소non-place다. 비장소의 대표적인 예인 쇼핑 공간은 정크푸드를 소비하는 것처럼 손쉽게 소비되고 의미 없이 잊히는 공간이라는 뜻에서 ‘정크 스페이스junkspace’라고 불리기도 한다. 무빙워크와 에스컬레이터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정크 스페이스의 핵심은 바로 연속성이다. 그런데 오늘날 주변을 관찰해보면 공연장도, 학교도, 관공서도 심지어 교회까지 모두 쇼핑몰처럼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대의 현상에 대해 네덜란드의 건축가 렘 콜하스는 “모든 것이 쇼핑이 된다”고 평한다. 쇼핑 공간은 언제나 새롭게 물건들이 교체되고, 어딘가에서 봤던 것처럼 점점 정체성이 사라진다. 도시 전체가 비장소나 정크 스페이스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 책은 무한히 확장되는 격자 도로망, 서로 얽혀 있는 고속도로와 고가도로, 공항, 호텔, 쇼핑몰, 주차장을 특징으로 하는 로스앤젤레스나 애틀랜타를 비장소의 예로 들고 있다.

이렇게 무한한 세계를 무한 속에 배열하고, 시공간과 흐름을 연결하는 과도한 흐름 속에서 현대 도시는 정신병의 성격을 갖는다. 자본주의를 가속화하는 시설들에 둘러싸여 현대인들은 지나친 잉여 향유의 흐름 안에서 우울증과 소진 증후군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점은 어디인가? 과연 자본주의 다음의 사회는 어떤 체계일까? 이 책은 라캉, 들뢰즈, 바디우의 철학을 통해 흐름과 통제 사이, 혼돈과 질서 사이, 실재와 상징계 사이 어딘가에 있는 유연한 질서를 새로운 사회의 대안으로서 찾아내려 한다.

과잉 도시, 환상 도시, 사건 도시

이 책은 “어떻게 무한한 혼돈(chaos)으로부터 유한한 질서(cosmos)가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질서가 먼저 있었던 것이 아니고, 혼돈이 질서보다 더 근본적인 상태라는 생각은 19세기 말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다. 니체는 진리가 관점에 따라서 달라지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고, 맑스는 사회질서가 경제적 하부구조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이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의식이 무의식의 일부분임을 밝혀냈다. 라캉은 무한한 에너지와 혼돈의 상태에 ‘실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들뢰즈는 동일성에 앞서는 차이와 잠재성에 대해 평생 탐구했다. 이런 사유들은 영원불변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개념, 진리, 의식이 사실은 혼돈을 억압해서 일시적으로 고정시킨 것이라는 견해를 공유한다. 즉 혼돈이 가지는 무규정적인 흐름을 한시적으로 고착화한 것이 정신, 도시, 사회, 문명이라는 것이 이 책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된다. 1권 ‘과잉 도시’는 무한과 유한, 흐름과 물질대사를 다루며, 정신, 사회, 도시를 작동하게 하는 공통적인 요소로 흐름을 제시한다. 여기서는 무한의 흐름이 어떻게 절단되어 유한의 체계 안에 담겼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도시와 사회가 발생했는지를 세계사와 정신분석을 연결 지어 알아본다. 2권 ‘환상 도시’는 정신, 사회, 도시에 작용하는 환상에 대해 논한다. 이 환상은 이야기, 신화, 종교, 이데올로기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자본주의의 화폐, 가치, 물신 모두 환상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책은 환상이 우리를 어떤 식으로 지배하는지 살피고 그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모색한다. 3권 ‘사건 도시’는 혼돈과 실재를 다룬다. 인간은 무한의 흐름을 유한의 체계 안에 포착하려 하지만 모든 것을 포착할 수는 없다. 포착되지 않은 혼돈의 에너지, 즉 바디우가 말하는 ‘사건’이 어떻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과잉 축적의 현대사회와 도시에서도 무한의 실재가 도래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탐구한다.

인간 다음의 도시, 생명체로서의 도시

1960년대부터 유행한 사이버펑크는 SF처럼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블레이드 러너], [아키라], [총몽], [공각기동대], [트랜센던스], [채피], [업그레이드] 같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인간 신체와 기계의 융합을 상상하게 만들었으며,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은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다.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의 결론에서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인간은 바닷가에 그려진 그림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중심주의의 종말 이후 포스트인간주의(Post-humanism), 트랜스인간주의(Trans-humanism)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도시도 인공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서 생명-도시를 향해가고 있다.

물류가 인공지능과 기계에 의해서 생산되고 이동하는 자동화 도시, 인간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도로에서 사라지게 되는 도시가 다가온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은 기계의 생명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도시도 기계의 모습으로부터 정신을 가진 거대한 생명체로 발전하고 있다. 과연 인간 다음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자연과 인간, 사회와 도시를 생태적 흐름과 물질대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 책은 자본과 에너지의 순환을 원활하게 조절하는 자본주의 다음의 도시, 생명체로서의 도시를 제시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도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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