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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에게 :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하며
옮긴이의 말 : 진정한 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리아드 제1부 길리아드 제2부 작품해설 : 길리아드,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 |
저메릴린 로빈슨
Marilynne Robinson
역공경희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은혜로운 삶의 지혜서
마릴린 로빈슨이 1981년 출간한 첫 소설 「하우스키핑」 이후 24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작품. '서간체 양식'을 선보이는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에임스 목사가 어린 아들에게 쓰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삶과 사랑, 슬픔과 아름다움, 좌절과 희망, 인간에 대한 믿음과 용서 등을 신앙의 차원에서 깊이 있게 담아내고 있다. 일흔에 얻은 일곱 살짜리 아들의 성장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있기에, 자신의 인생을 직접 들려주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아들이기에, 노목사는 모든 것을 편지에 남기기로 마음 먹는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쓰는,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게 쓰는 편지이자, 인생과 세상에 함께 들어있는 편지에서 목사는 인생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제44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 그가 첫손에 꼽은 책, 『길리아드 Gilead』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거룩한지를 보여주는 책을 좋아한다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아마존(amazon.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5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마릴린 로빈슨의 소설 Gilead를 최근 읽은 가장 감명 깊은 책으로 소개한 바 있다. “I just finished Marilynne Robinson's Gilead, a wonderful book.” (아마존과의 인터뷰 중에서) 『길리아드Gilead』는 1956년 미국 아이오와 주 길리아드를 배경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노목사가 7살짜리 어린 아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미국의 역사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이 소설에는 인종문제, 종교문제, 세대간 갈등 등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배경이 되는 미국의 역사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이 소설이 바로 자신의 이야기인 동시에, 상처받고 분열된 미국사회를 위한 치유의 메시지로 읽어낸 것이다.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 마릴린 로빈슨의 퓰리처상 수상작 Gilead 는 경박하고 저속한 엔터테인먼트 소설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 표피문화의 시대에 진지하고 심도 있는 순수소설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준 높은 소설이다. 놀랍도록 아름답고 세련된 문체로 쓰인 이 소설은 부자간의 갈등과 화해와 교류, 사랑과 죽음, 만남과 이별, 종교의 의미, 그리고 인종문제 같은 절실한 인간사를 겨울밤 화롯가 이야기처럼 담담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펼쳐나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독자들은 미국역사와 맞물려 진행되는 삼대에 걸친 한 가문의 흥망성쇠를 목격하게 된다.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남북전쟁, 스페인독감, 경제공황, 그리고 두 번의 세계대전이고, 지리적 배경은 미국 중부 아이오아 주의 길리아드라는 마을이며,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적 배경은 미국이 보수주의로 기울던 1950년대다. 그래서 이 작품은 근대 미국역사를 조감하는 일종의 역사소설이며, 작품의 배경인 시골 마을 길리아드는 미국의 축소판이자, 아메리카를 상징하는 소우주의 역할을 하고 있다. 화자의 가문이 삼대에 걸친 목사 가문이라는 설정 또한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미국사회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급속도로 종교적 신념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존 에임스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중 하나는 자기 할아버지에 대한 것이다. 그는 목사였던 자신의 할아버지가 남북전쟁을 전후해 노예제폐지론자들과 같이 돌아다니며 정치적 활동에 적극 참여해 투쟁했고, 그것 때문에 역시 목사였던 자신의 아버지와 늘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회상한다. 노예제에 반대했던 할아버지는 흑인 도망노예들을 숨겨주었고, 유명한 노예폐지론자 존 브라운과 어울려 다녔으며, 도망노예들을 잡으러온 병사를 총으로 쏘기까지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심지어 넣어놓은 빨래를 훔치거나, 교회 헌금접시까지 몰래 가져가 도망노예들을 위해 사용했고, 피 묻은 옷을 입고 허리에 총을 찬 채 교회에서 설교하기도 했다. 존 에임스는 할아버지의 현실참여 행위에 대해 가치판단을 유보한다. 그러나 할아버지에 대한 회상은 곧 미국 역사의 어두운 과거인 인종차별 문제와 연관되며, 더 나아가 종교적 믿음과 그 실천의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또 다른 주제는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충돌과 화해다. 화자는 다음 선거에 아이젠하워를 찍겠다고 말하는데, 이로 미루어 보면 존 에임스 목사는 보수주의적이다. 1956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아이젠하워와 민주당의 애들라이 스티븐슨의 운명적인 경합으로 유명하다. 당시 스티븐슨은 소외계층에 대한 편견타파와 경제적 지원을 역설했던 자유주의의 ?수로서 크게 각광받고 있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와 안정을 원했던 당시 미국인들은 끝내 공화당의 아이젠하워를 선택했다. 스티븐슨은 벤저민 프랭클린 식의 근면 성실을 통한 성공주의를 비판하고, 소수의 부유층 뒤에는 다수의 빈곤층이 있다고 지적하며 민중들을 위한 개혁을 주장했으나 패배했고, 이후 미국은 극심한 실업률과 불경기를 겪었다. 그러나 존 에임스 목사는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인 절친한 동료목사의 아들 존 에임스 보턴을 통해 자유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 그는 가난한 어린 여자아이를 유혹해 아이까지 가진 존 에임스 보턴을 비판하며, 그가 자기 가족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또 그는 보턴이 젊었을 때 장난으로 훔친 자동차로 인해 인근 마을 사람들 전체가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도 분노한다. 그러나 나중에 에임스 목사는 그가 흑인 여자와 결혼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차츰 그를 이해하게 된다. 보턴은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로서 보수주의자들이 비판하는 짓들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진보주의적 방랑아로 묘사되는데, 존 에임스 목사는 죽기 전 그를 받아들임으로써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화해 가능성을 탐색하고 추구하게 된다. 1981년 처녀장편 『하우스키핑』을 출간한 후, 24년만의 침묵을 깨고 나온 『길리아드』는 진정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고, 우리 모두에게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감동적이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다. 인종 문제나 질병 문제, 또는 이념 문제나 전쟁은 우리의 삶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련을 통해 우리의 정신세계를 더욱 풍요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한 문제들은 비단 미국의 문제만은 아니고, 오늘날 전지구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어떤 메시지를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 모두가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만 할 것이다. 『길리아드』는 독자들로 하여금 바로 그런 문제를 성찰하게 해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작품에 퓰리처상이 수여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김성곤의 「작품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