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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 소요유(逍遙遊) 2. 제물론(齊物論) 3. 양생주(養生主) 4. 인간세(人間世) 5. 덕충부(德充符) 6. 대종사(大宗師) 7. 응제왕(應帝王) 8. 변무(?拇) 9. 마제(馬蹄) 10. 거협(??) 11. 재유(在宥) 12. 천지(天地) 13. 천도(天道) 14. 천운(天運) 15. 각의(刻意) 16. 선성(繕性) 17. 추수(秋水) 18. 지락(至樂) 19. 달생(達生) 20. 산목(山木) 21. 전자방(田子方) 22. 지북유(知北遊) 23. 경상초(庚桑楚) 24. 서무귀(徐?鬼) 25. 즉양(則陽) 26. 외물(外物) 27. 우언(寓言) 28. 양왕(讓王) 29. 도척(盜?) 30. 설검(說劍) 31. 어부(漁父) 32. 열어구(列御寇) 33. 천하(天下) 부록 『장자』 주해(註解) 소개 |
장자가 산속을 가다가 잎과 가지가 무성한 거목(巨木)을 보았다. 그런데 나무꾼이 그 곁에 머문 채 나무를 베려 하지 않으므로 그 까닭을 물었더니 “쓸모가 없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장자가 말했다. “이 나무는 재목감이 안 되므로 쓸모가 없으니 그 천수(天壽)를 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장자가 산을 내려와 옛 친구 집에 머물렀다. 친구는 매우 반기며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거위를 잡아 대접하라고 일렀다. 아이가 “한 마리는 잘 울고 또 한 마리는 울지 못합니다. 어느 쪽을 잡을까요?” 하고 묻자 주인은 “울지 못하는 쪽을 잡아라”라고 했다. 다음 날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어제 산속의 나무는 쓸모가 없어서 그 천수를 다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 이 집 주인의 거위는 쓸모가 없어서 죽었습니다. 선생님은 대체 어느 입장에 머물겠습니까?” 장자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는 그 쓸모 있음과 없음의 중간에 머물고 싶다. 그러나 쓸모 있음과 없음의 중간이란 도와 비슷하면서도 실은 참된 도가 아니므로 화를 아주 면하지는 못한다. 만약 이런 쓸모 있음과 없음 따위를 초월한 자연의 도에 의거하여 세속 밖에서 유유히 노닌다면 그렇지 않게 된다. 즉, 영예(榮譽)도 비방(誹謗)도 없고, 용(龍)이 되었다가 뱀이 되듯이 신축자재(伸縮自在)이며 때의 움직임과 함께 변화하여 한 군데에 집착하지 않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남과 화합됨을 자기의 도량으로 삼는다. 마음을 만물의 근원인 도에 노닐게 하여 만물을 뜻대로 부리되 그 만물에 사로잡히지 않으니 어찌 화를 입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신농씨(神農氏) 황제(黃帝)가 법칙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릇 만물의 참모습이나 인간세상의 이치란 그렇지가 못하다. 만나면 헤어지고, 이루어지면 파괴되며, 모가 나면 깎이고, 신분이 높아지면 비방을 받으며, 무슨 일을 해놓으면 어딘가 결점이 생기고, 현명하면 모함을 받으며, 어리석으면 속으니 어찌 화를 면할 수가 있겠는가! 슬픈 일이다. 제자여, 이것을 명심하라. 다만 자연의 도덕의 경지에서 노니는 자만이 겨우 화를 면할 수 있다는 점을!” ---「산목山木」 중에서 |
인간 본래의 참모습에서 해답을 얻다!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 속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지 묻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엇 때문에 공부하고 무엇 때문에 일하고 무엇 때문에 사는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는 대답은 참으로 공허하다. 무엇이 행복한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장자는 명쾌한 해답을 준다. 인간 본래의 참모습이 바로 그 해답이다. 장자는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로운 삶을 살며,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였으니 어떻게 하랴? 찢어지게 가난했던 장자는 초(楚)왕이 제시한 상국(相國) 자리를 단호하게 거절하며, 모두가 떠받드는 거북이 껍질이 되느니 차라리 진흙탕에서 뒹구는 자유로운 거북으로 살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무위(無爲)’를 선택했고, 그 선택에 따른 가난과 쓸쓸함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늘과 땅의 참된 바탕에 올라타고, 여섯 가지 기운의 변화를 다스리며, 이로써 다함이 없는 끝없는 곳에서 노닐었던 것이다. 장자는 근엄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세속에 얽매이지 않으며 매우 현명했다. 때문에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가지가 굽은 커다란 나무를 본 목공은 그 나무가 쓸모없다고 여기고 베지 않았다. 큰 나무는 그렇게 베어지는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장자는 이 이야기를 인용해 ‘쓸모없음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째서 그 나무를 아무것도 없는 시골의 드넓은 들판에 심고 곁에서 하는 일 없이 거닐며 노닐다가 그늘에 누워 잠들지 않는 것인가?” 하늘과 사람은 하나라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이치를 깨닫는다면, 생로병사와 공명과 이익을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설천하 장자]는 [장자]의 내용 중 재미있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편(篇)과 장(章)을 정선해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처세술을 함께 서술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