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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박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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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시금치를 먹자니 맛이 없고,
안 먹으면 악당에 맞서지 못할 텐데 한번 시작된 선택의 딜레마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후안을 따라온다. 힘이 세지려면 시금치를 먹어야 한다는 아빠의 말에도, 코딱지 맛이 나는 사블레와 사블레 맛이 나는 코딱지 중에 골라 보라는 과자점 아저씨의 말에도, 사나워 보이는 강아지와 함께 걷던 아주머니의 “우리 강아지 예쁘지?”라는 말에도 후안은 꼭 맞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맛있게 먹던 사탕을 바닥에 떨어뜨린 순간, 후안이 좋아하는 친구 이사벨이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다. 이 사탕을 주워 먹어야 하나? 아니면 모른 척하고 그냥 가야 하나? 중요한 선택의 순간은 대문 접지의 형태로 제시되어 독자에게 넘어간다. “너라면 어떡할래?” 그냥 주워서 먹기로 했다면 왼쪽 페이지를, 그대로 지나가기로 결정했다면 오른쪽 페이지를 열어 보시길. 가로 230mm 세로 230mm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작가 박연철의 무한한 상상과 실험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그림책 작가 박연철의 세계는 독특한 이야깃거리와 실험적인 스타일, 서사와 이미지 사이의 맥락을 연결하는 자신만의 위트, 상징으로 이루어진다. 『모르는 게 없던 척척박사 후안에게 닥친 끝없는 시련과 고난에 대하여』의 각 장면은 나무판에 낱낱의 요소를 그려 자르고, 채색, 건조를 거친 뒤 화면 위에 구성하는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재료에서 오는 독특한 감각과 조명으로 인한 그림자를 활용해 마치 게임 말처럼 움직이는 몸의 느낌과 심리적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룰렛, 카드, 주사위, 도미노, 펜로즈 계단 등 적재적소에 사용된 상징들은 이야기에 활력을 더한다. 최초의 아이디어를 완결된 작품으로 끌어가기 위한 작가의 부단하고도 집요한 모색을 통해 우리는 한 권의 그림책을 입체적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을 펼까 말까 고민하고 있나요? 그럼 당신도, 끝없는 딜레마의 세계에 들어설 준비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인간의 하루는 수많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생은 어쩌면 선택 그 자체로 이루어진 게 아닐까. 느닷없이 맞닥뜨린 상황에서 후안이 갈등했던 것은 자신으로 인해 생길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상처를 걱정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일지 모른다. 이제 막 껍질을 찢고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선택은 성공이냐 실패냐의 결과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용기이다. 『모르는 게 없던 척척박사 후안에게 닥친 끝없는 시련과 고난에 대하여』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작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책을 펼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당신의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