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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5
제1장 1996년 8월 11 제2장 1996년 10월 27 제3장 1997년 5월 75 제4장 1998년 6월 117 제5장 1998년 9월 217 제6장 1999년 2월 323 제7장 2000년 3월 421 |
저가쿠타 미쓰요
Mistuyo Kakuta,かくた みつよ,角田 光代
역권인옥
역김경림
히토미는 아이를 자유롭고 느긋하게 키우고 싶었다. 고타로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스스로 이야기할 때까지 무리해서 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동네엄마들과 만나는 기회가 줄면 주는 대로 역시 뭔가 배우게 하는 게 상식일까 싶어 불안해졌다. --- p.51
중요한 것은 학력과 이력이 아니라 구김살 없이 자라는 것, 사랑받으며 자라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히토미도 치카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쩌면 틀린 게 아닐까. 임신한 후 요코는 마치 홀리기라도 하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 p.159 닥치는 대로 사 온 이 책들에 쓰인 내용은 하나하나가 놀라움이었고 그렇게 놀랄 때마다 히토미는 어렴풋한 죄책감을 느꼈다. 나는 아이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태평한 엄마라니, 적어도 우리 유치원에는 나밖에 없는 것 아닐까. --- p.267 이 아이에게는 내가 지금까지 받아 왔던 모든 좋은 것을, 받지 못했던 모든 좋은 것을 남김없이 주고자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아이와 함께, 어둡고 축축한 불쾌한 장소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든다.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아니,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문득 생각이 든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잘못한 누군가가 내가 있는 곳에 끼어든 것이다’라고. --- p.407 이 아이가 사라진다. 그러면 끝난다. 이 아이만 없다면 그 아이는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다. 이 아이만 없다면 우리가 이제 만날 일도 없어진다. 이 아이만 없다면. 그 아이만 없다면. 나만 없다면. 또다시 그녀의 사고는 갈피를 못 잡고 끝없이 흩어졌다. 끝난다. 끝난다. 끝난다. 끝난다. 이제 곧 끝난다. --- p.418 |
가장 주목받는 일본 여성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수작
가쿠다 미쓰요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현재 일본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작가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 후보로 선정된 데 이어, 나오키상·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등 권위 있는 일본 문학상을 석권하며 문단 내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국 서점 직원들이 뽑은 가장 팔고 싶은 책”인 서점대상 후보로 선정되어 대중성도 입증된 작가다. 『공중 정원』 등 다수가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높은 완성도를 증명하기도 했다. 횡령 사건을 다룬 『종이달』, 유괴를 다룬 『8번째 매미』에 이어, 『숲속에 잠든 물고기』는 한 주부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이 어떻게 위험한 범죄에 빠져드는지를 숨 막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아이 엄마’의 일상과 숨겨진 내면을 드러내다 1999년 일본 도쿄, 한 주부가 2살 여자 어린아이를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교육열에 휩쓸려 발생한 극단적인 사건이라고 치부할 수만도 없다. 국내에서도 최근 ‘사립 유치원 비리 사건’, ‘어린이집 유아 폭행 사건’ 등 어두운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그러나 정작 육아의 현장에서 분투하는 엄마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험 살인’으로 불리는 1999년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숲속에 잠든 물고기』는 어린아이의 육아와 교육을 전담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작품 발표 이후, “엄마의 심리 묘사가 너무 생생해서 무섭다”, “내 주변의 이야기 같아 섬뜩하다”, “엄마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잘 포착했다” 등 일본 독자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독박 육아’로 대변되는 척박한 육아 환경에서 젊은 엄마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한국의 독자에게도 큰 인상을 남기며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의 마음에 살의가 스며든 이유 젊은 계약직 여성(『종이달』), 독신 여성(『대안의 그녀』) 등 다양한 여성의 삶과 심리를 묘사하는 데 탁월하다는 호평을 꾸준히 받아 온 가쿠다 미쓰요가 『숲속에 잠든 물고기』에서는 아이를 기르는 ‘전업 주부’를 다뤘다. 아이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랐던 평범한 엄마가 서서히 교육열에 빠져들다 결국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리고 마는 과정을 드러내 섬뜩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친해진 엄마들에게 양육에 대해 조언을 얻으며 의지하고 싶던 마음이 의심과 시기로 물든다. 안온했던 관계에 다른 아이가 내 아이보다 더 앞서나가는 것만 같은 불안, 혹시 엄마들 사이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서서히 뒤얽힌다. 30여 년 동안 왕성하게 활동하며 ‘어느 하나 버릴 작품이 없는 작가’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가쿠다 미쓰요는 ‘맘친’ 간의 미묘한 내면을 감각적으로 포착했다. 담담한 묘사임에도 숨을 죽이고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게 만드는 미쓰요만의 문장이 독자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축축하고 불쾌한 숲속에 갇힌 엄마들의 이야기 도쿄에서 만난 다섯 명의 엄마.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맘친’이 된다. 그러나 관계가 점차 깊어지면서 의지했던 마음에 미묘한 균열이 발생한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갈등의 골은 점차 깊어가고 결국, 공격적인 감정이 불쑥 떠오르고 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