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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치유와 힐링의 문화유산 인문여행
1부. 달빛에 서린 전설은 천년을 가고 01 흰 우윳빛 피의 진실, 이차돈의 순교 16 02 천년의 미소, 마애불의 신비 25 03 남산 칠불암 가는 길 34 04 황룡사 목탑은 왜 9층으로 세웠을까? 42 05 삼국통일의 영주, 문무왕의 유언 51 06 정말 문두루 비법으로 당군을 물리쳤을까? 58 07 신묘한 피리의 전설, 만파식적 66 08 성령 선원가람 황복사지 불상의 모델 74 09 석굴암 천개석의 미스터리 83 10 불국사에는 왜 서로 다른 석탑이 서 있을까? 89 11 김유신은 천관녀를 정말 사랑했을까? 98 12 얼굴무늬 수막새, 그 미소의 의미 109 13 마음을 쉬고 도를 즐길 만한 신령스러운 땅, 무장사지 118 14 경주 포석정은 정말 향락의 장소였을까? 127 2부. 전설과 역사의 변주곡 01 무령왕릉의 비밀, 왕비의 은팔찌 138 02 중국 황제의 연호로 이름을 지은 사찰, 대통사 146 03 백제의 익산 천도설, 왕궁리 유적의 미스터리 155 04 전설과 역사의 변주곡,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 164 05 탑신에 새긴 망국의 설움,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 174 06 백마강, 이름에 얽힌 슬픈 사연 182 07 낙화암, 백제의 우수(憂愁) 187 08 고란사의 새벽 종소리 194 09 백제 의자왕이 일본에 전해준 선물 201 10 백제 의자왕은 왜 바둑판을 일본에 전했을까? 207 3부. 그림자도 쉬어가는 식영정 마루에 앉아 01 정약용, 젊은 날의 초상 218 02 운길산 수종사의 추억 224 03 팔마비와 계일정 230 04 식영정, 그림자도 쉬어가는 마루에 앉아 236 05 주인 잃은 선비의 거문고, 탁영금 242 06 이경석의 궤장과 수이강 249 07 대재각, 지통재심 일모도원 255 08 꿈을 꾸다 죽어간 늙은이, 매월당 김시습 261 09 아름다운 군신 관계의 파라곤 268 10 창덕궁 낙선재, 왕조의 쓸쓸한 뒤안길 274 11 서화가와 요릿집 사장이 합심하여 280 12 사대부들의 동창회, 독서당계회도 289 13 어떤 삶이 행복할까, 삼공불환도 295 14 수복강녕의 삶, 곽분양행락도 304 참고문헌 311 |
저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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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터는 늪지와 물웅덩이가 있는 대지이다. 신라인들은 그 일대에 용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삼국유사에는 용궁의 남쪽에 황룡사를 짓고 북쪽에 분황사를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그 일대에 용궁이 있었다는 말이다. 용궁 근처의 늪지대에 용이 살고 있다고 믿었던 시기에 황룡사 창건 설화에 황룡이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서사일 수 있다. 실제로 진흥왕은 전륜성왕을 자처했고 진흥왕순수비 등 금석문에서는 제왕(帝王)이라 표기하고 있다. 평범한 군주가 아니라 천하를 호령하는 제왕이란 뜻이다.
주역의 건괘 다섯 번째 효(爻)는 구오(九五)이다. 구오는 ‘비룡재천 이견대인(飛龍在天 利見大人)’이라 한다. 또 주역 계사 상편에 ‘왕자, 거구오부귀지위(王者, 居九五富貴之位)’라 했다. 풀이하면 ‘용이 하늘에 오르니 이로워 대인(영웅)을 볼 것이다.’, ‘왕은 구오에 거하니 부귀한 자리이다.’라는 뜻으로 구오는 천자의 자리를 의미한다. 진흥왕이 늪지대에 궁궐을 짓다가 황룡의 전설을 만들어 사찰로 바꾼 진짜 속내는 왕태후의 섭정에서 벗어나 친정을 하는 시기에 자신이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이란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04 황룡사 목탑은 왜 9층으로 세웠을까?」중에서 천개석은 지름이 3m고 두께가 1m로 알려져 있다. 질 좋은 화강석인데 무게가 20t이다. 가벼운 돌이 아니다. 돔 천장을 자세히 보면 천개석이 가운데 꼭짓점을 누르고 있는 형국이며 전체적으로 연꽃 모양을 하고 있다. 부처님의 머리를 덮는 천 개니 연꽃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원형의 중심부 씨방 안에는 돋을새김을 한 34개의 연과(蓮顆)가 흩어져 있고 씨방의 테두리를 따라 역시 돋을새김으로 깨알 같은 것들이 오톨도톨하게 열을 짓고 있는데 모두 360여 개이다. 그만큼 천개석은 공을 들여 만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깨져 금이 갔으니 김대성이 얼마나 낙담했을까. 그렇다면, 깨진 천개석에 대해 설명이 필요했을 것이다. 마침 김대성은 졸다가 꿈을 꾸었고 천신이 현몽하여 자신이 천개석을 올린 것으로 주체를 바꿔버림으로써 깨진 것을 무마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늘을 상징하는 돌이 깨졌다면 이를 봉합할 수 있는 것도 천신뿐이다. 그래서 천신을 등장시켜 설화를 만들었고 금이 간 천개석은 그대로 두어도 말이 되었을 것이다. 김대성이 얼마나 안도했으면 남쪽 고개에서 향공(香供) 하는 퍼포먼스까지 했을까. ---「09 석굴암 천개석의 미스터리」중에서 서동 설화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설화의 성립 시기이다. 설화는 설화대로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귀중한 자산일 수 있다. 다만, 구전되어 오다가 후대 어느 시점에 기록되었을 것이기에 가감과 윤색이 되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서동 설화는 언제, 어느 시기에 원형이 만들어졌을까 하는 점이다. 설화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 후미에 미륵사 창건에 신라의 진평왕이 장인을 보내 도왔다는 내용이 있다. 즉, 거대 사찰 미륵사는 백제와 신라의 합작품 또는 협력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은연중 내비친 것이다. 미륵사가 백제를 대표하는 국찰이라면 황룡사는 신라를 대표하는 국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14년(645년)에 황룡사 9층 목탑을 건립할 때, 신라에는 이를 감당할 기술자가 없어서 백제의 아비지 명장을 데려와 탑을 세울 정도로 사찰 건축 기술에서는 백제가 신라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그런데 황룡사 9층 목탑보다 먼저 지었던 미륵사 건축(639년)에 신라가 장인을 보내 도왔다는 말은 앞뒤 정합성이 떨어진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을 도운 격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을 고려하면 서동 설화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익산 지역에 설화가 유행한 시기는 신라의 통일 이후가 아닐까 한다. 아마, 통일 후 어느 때에 백제계 사람들을 위무하고 민심을 수습할 필요성이 있어서 신라와 백제 양국의 가장 평화로운 시절의 교류 관계를 만들어 유포한 것이 서동 설화가 아닐까? 왜냐하면, 서동 설화는 백제의 왕자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04 전설과 역사의 변주곡,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중에서 |
지식 중심의 관점에서 통찰과 안목 관점으로
저자는 문화유산에 대한 교감과 공감을 통해 치유와 힐링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럼, 힐링의 수준까지 가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저자는 그 방법론을 [사유안목론]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한다. 이것은 문화유산을 지식 중심으로 보는 관점이다. 지식이 축적된다고 해도 통찰과 안목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문화유산을 볼 때는 사유(思惟)해야 하며, 사유가 깊을수록 문화유산에 대한 통찰과 안목이 깊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사유를 통해 문화유산을 창조한 그 시대와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당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 치유와 힐링의 문화유산 인문여행 가이드 이 책은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에서 특별히 38편을 선정하여 이를 인문적으로 풀어낸 것으로 저자가 말한 치유와 힐링의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책의 내용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달빛에 서린 전설은 천년을 가고’로, 경주 지역의 신라 시대 문화유산과 역사를 다룬 내용이다. 내용에는, 황룡사 9층 목탑의 건립에는 주역의 원리가 적용되었다는 것과 석굴암 석굴의 지붕돌은 창건 시 천장을 덮다가 깨진 것으로, 이것을 천신의 소행으로 돌려 책임을 모면하게 했다는 것, 그리고 경주 포석정은 신라 멸망의 책임을 경순왕 대신 경애왕에게 돌려 망국의 표징이란 프레임을 씌웠다는 내용 등 흥미 있는 주장이 담겨 있다. 2부에서는‘전설과 역사의 변주곡’이란 주제로, 백제 시대 문화유산 10편을 다루고 있다. 내용 중에는 무령왕릉 왕비의 은팔찌 비밀,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의 실체, 백제 의자왕이 일본에 바둑판을 선물로 준 이유 등이 들어있다. 3부는‘그림자도 쉬어가는 식영정 마루에 앉아’라는 주제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애환과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담았다. 시대의 아픔을 견디며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살다 간 이석형, 정약용, 이경석, 임억령, 이경여, 김시습, 김인후 등의 인생을 유산을 통해 들여다봄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성찰과 지혜와 통찰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 낯선 세상과 낯선 사람을 만나 나누는 진지한 이야기 필자는 역사학을 전공하였고, 문화유산 분야 연구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이다. 또한, 오랫동안 문화유산 정책 현장에 종사하여 내공을 축적하였다. 이러한 경험과 학문 연구성과를 융합하여 문화유산을 통찰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함으로써 문화유산의 가치를 한층 높이는데 글의 역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심신이 피로할 때, 각박한 현실의 시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쳐 과거 시간 속으로 낭만 여행을 떠나보자. 그곳에서 낯선 세상과 낯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라. 시름이 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