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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황선미
黃善美
--- 김정희 (candy@yes24.com)
『빈 집에 온 손님』은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평단으로부터는 문학성을 인정 받는 동화작가 황선미 씨의 새로운 작품이다. 주로 힘 있는 주제로 글을 쓰는 황선미 씨는 이번 작품에서는 할머니 댁에 가신 부모님을 대신하여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금방울의 이야기를 통해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여우 가족 삼남매 중 맏이 금방울을 주인공으로 전개되고 있다. 어느날 엄마 아빠는 할머니 집에 가시느라 집을 비우시게 된다. 부모님은 맏이 금방울에게 “동생들을 잘 돌봐라. 감기 들지 않게 담요도 덮어 주고. 낯선 손님에게는 함부로 문을 열어 줘도 안 돼요”라고 당부한다.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하고 여우 삼남매는 집 난로가에 앉아 불을 쬔다. 그때 들리는 누군가가 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 두려움에 가슴이 콩닥거리는 맏이 금방울은 부모님의 당부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고 먼저 문틈으로 누가 왔는지 엿본다. 밖에 있는 것은 몸집이 엄청나게 큰 `덩치'다. 금방울은 살그머니 문을 잠그고 방 안으로 들어가 동생들을 재우려 한다. 하지만 막내는 잠이 들지 못하고 계속 칭얼거린다. 막내는 담요를 만지작거려야만 잠이 드는데 담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담요를 아까 낮에 여우 남매의 놀이터인 빈 집에다 두고 온 것 같다. 문두드리는 소리가 안 나는 것으로 보아 덩치도 밖에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길은 너무 무섭지만, 마침 문 두드리는 소리도 안 나는 것으로 보아 밖에 덩치도 없는 것 같아 금방울은 길을 나서 빈 집에 간다. 빈 집에 있는 것은 동생의 담요를 덮고 누워 있는 아까 그 덩치. 담요를 가지로 덩치에게로 다가가지만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 아무래도 덩치는 아픈 것 같다. 금방울은 담요를 덩치에게 빌려주기로 하고, 또 난로에 지필 마른 장작과 따뜻한 차도 갖다 준다. 다음 날 아침 비는 멈추고, 금방울은 어제 집에 찾아 온 손님이 오소리 아줌마와 아기오소리 였음을 알게 된다. 아기를 안고 있는 오소리 아줌마는 금방울을 다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빈 집에 온 손님』의 맏언니 금방울은 참 착하고 의젓하다. 부모님의 당부대로 낯선 사람이 문을 두드릴 때 함부로 문을 열어주지도 않고, 담요가 없어 칭얼대는 막내를 위해서라면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둔 밤길도 무섭지 않다. 그리고 금방울은 신음 소리를 내며 아파하는 덩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돕는다. 잠에 못 들어 칭얼대는 동생도 돌봐야 하지만 아픈 이웃을 돕는 마음이 예쁘다. 때문에 담요를 가져가지도 않고, 비가 오는 밤길을 걸어 장작과 음식도 갖다 준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는 맏이로서는 나름대로 큰 결단을 내린 셈이다. 『빈 집에 온 손님』은 부모가 집을 비운 하루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금방울이 경험하게 되는 두려움, 걱정, 기쁨, 주저함, 다급함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탄탄한 구성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먼 하늘에 피어오르는 먹구름,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여우의 미세한 털, 빗방울이 떨어지는 마을 풍경 등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
금방울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습니다.
"눈이 부리부리했어. 엄청나게 무서운 녀석일 거야!" 가슴이 쿵쿵 뛰었습니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수풀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뒤쫓아왔습니다. 집에 와서도 금방울은 마음이 온통 빈 집에 쏠렸습니다. "언니. 작은방울을 도저히 달랠 수가 없어!" "꿀물을 먹이자. 작은방울은 달콤한 걸 좋아하니까." 그러나 꿀물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 pp.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