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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척 혼담 거절(議婚辭婚)
제58척 나복과 익리의 이별(主僕分別) 제59척 흰 원숭이의 항복(遣將擒猿) 제60척 길을 트는 흰 원숭이(白猿開路) 제61척 불경과 모친(挑經挑母) 제62척 내하교를 건너는 유씨(過耐河橋) 제63척 흑송림의 시험(過黑松林) 제64척 승천문과 귀문관(過升天門) 제65척 선인들의 승천(善人升天) 제66척 한빙지의 고난(過寒?池) 제67척 화염산의 요괴(過火?山) 제68척 난사하의 싸움(過爛沙河) 제69척 사화상의 합류와 나복의 탈화(擒沙和尙) 제70척 부처님 참배(見佛團圓) 제71척 개장(開場) 제72척 세존의 가르침(師友講道) 제73척 조씨 댁의 원소절(曹258府元宵) 제74척 유씨와 금노의 재회 (主婢相逢) 제75척 목련의 좌선(目連坐禪) 제76척 첫 번째 보전(一殿尋母) 제77척 두 번째 보전(二殿尋母) 제78척 청명절 성묘(曹氏淸明) 제79척 단 공자의 소원(公子回家) 제80척 새영을 탐하는 단 공자(見女託媒) 제81척 세 번째 보전(三殿尋母) 제82척 계모의 핍박(求婚逼嫁) 제83척 새영의 삭발과 도피(曹氏剪髮) 제84척 네 번째 보전(四殿尋母) 제85척 새영의 암자행(曹氏逃難) 제86척 다섯 번째 보전(五殿尋母) 제87척 부처님을 다시 뵙다(二度見佛) 제88척 암자에 도착한 새영(曹氏到庵) 제89척 새영과 부친의 상봉(曹公見女) 제90척 목련과 모친의 상봉(六殿見母) 제91척 부상의 상소(傅相救妻) 제92척 일곱 번째 보전(七殿見佛) 제93척 예물 거절(曹氏却?) 제94척 괘등 의례(目連掛燈) 제95척 여덟 번째 보전(八殿尋母) 제96척 열 번째 보전(十殿尋母) 제97척 나귀로 변한 유가(益利見驢) 제98척 관음의 가르침(目連尋犬) 제99척 모친과의 재회(打獵見犬) 제100척 새영과의 상봉(犬入庵門) 제101척 목련의 귀가(目連到家) 제102척 우란대회에 가는 새영(曹氏赴會) 제103척 우란대회에 가는 십우(十友赴會) 제104척 우란대회(盂蘭大會) 해설: 목련의 모친 구조 이야기와 정지진의 『목련구모권선희문』 판본소개 정지진 연보 |
저정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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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우뚝하고 구름은 높고, 물결은 뒤집어지고 얼음은 눈처럼 희다네. 용이 똬리 틀고 범이 웅크리고 있는 곳에, 해마다 눈이 내려 흑산(黑山)의 꽃이 되고, 학이 원망하고 원숭이가 슬퍼하는 곳에, 밤마다 달이 청동 거울처럼 걸려 있네. 동쪽에 잠겨 있는 함곡관을 부러워할 것 없고, 살아서 들어가고자 한 옥문관을 한탄할 것 없네. 철갑옷을 걸친 장군이라 해도, 마음대로 지나가게 하지 않고, 푸른 소에 올라탄 노자(老子)도, 가벼이 건너가지 못했다네.
--- pp.102-103 백행(百行) 중에 효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오륜 가운데 부모보다 무거운 것이 무엇이랴. 모친을 구하고자 한다는데 지옥은 겹겹이 있어 금방 들어가기 어렵도다. 내가 이제 너에게 석장(錫杖) 한 자루와 짚신 한 켤레를 주노라. 이 석장으로 위로 천문을 가리키면 별이 옮겨 가고 북두성이 돌아갈 것이고, 아래로 지옥을 두드리면 자물쇠가 떨어져 문이 열릴 것이니라. 이 짚신을 신으면 발을 들어 구름을 타고 바로 구중 지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몸을 날려 안개를 몰아 만 리 천 산을 넘어감에 걱정이 없을 것이리라. 이제 바로 길을 떠나 더는 의심하거나 지체하지 말거라. --- p.205 사람들에게 권하노니 힘자랑하지 마시게, 힘자랑하고 기운 쓰다가는 절로 미쳐 버리게 된다네. 힘센 사람 위에 더 힘센 사람이 있으니, 힘센 사람을 만나면 어찌 당하겠는가. --- p.465 |
단테의 『신곡』을 연상시키는
중국 설화의 대표 걸작 『목련구모권선희문(目連救母勸善戱文)』은 동아시아 세계관을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목련구모 설화의 핵심 서사를 계승하면서도 세속, 서천, 천상, 지옥이라는 다층적인 무대를 구성하고 있는 대작이다. 생전에 벌인 악행으로 인해 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려고 아들인 목련이 불법을 닦아 모두를 구하게 된다는 목련구모 설화는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에서 짧게 목련구모 설화가 묘사된 이후 당송(唐宋) 시대에 크게 보강되어 「대목건련명간구모변문(大目?連冥間救母變文)」, 『불설대목련경(佛說大目連經)』, 「목련구모잡극(目連救母雜劇)」 등을 비롯한 텍스트들이 창작되었고, 원명 시대에는 여러 편의 보권(寶卷) 작품들이 쏟아져 나와 더욱 다양하게 확장되고 변이되면서 중요한 문화 현상을 형성했다. 정지진이 지은 『목련구모권선희문』은 이러한 여러 판본을 집대성했다고 할 만한 작품으로 해당 설화의 완성판이자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노래와 대사가 모두 섞여 있는 중국 고전 희곡의 특징을 잘 보여 주면서도 분량 면에서도 명대 희곡 중에서 가장 긴 작품에 해당한다. 기존의 설화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새로운 인물을 추가해 여러 세부 서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극의 전개 과정에서 각자에게 부여된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면서 유기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승과 천상을 막론하고 대거 추가된 인물들은 명대 사회의 생활상과 전통적 통치 집단의 위계질서가 직간접적으로 반영되어 있고, 유·불·도 삼교 합일의 가치 체계가 선명하게 드러나 동아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서구인과는 다른 동양인만의 독특한 내세관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동아시아판 단테의 『신곡』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승과 저승, 서천과 천상을 넘나드는 환상 문학의 정수 『목련구모권선희문』에는 당대의 욕망을 긍정하는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으며 오늘날의 세태에 비추어 보아도 통용될 만큼 선구적인 관점을 보인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러한 성격은 당시 은자(돈)를 추구하는 풍조에 대한 묘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저승에서 귀사가 죄를 지은 나복의 어머니 유씨를 데려가며 돈 ‘전(錢)’ 자는 앞 ‘전(前)’이라는 뜻으로 돈이 있으면 남들 앞에 있을 수 있고 없으면 뒤에 떨어져 있게 된다고 묘사하는 부분은 현대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귀사는 ‘전’이라는 글자가 쇠 금(金) 하나에 창 과(戈) 두 개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이롭다는 뜻의 황금과 해친다는 뜻의 창이 합쳐져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돈이 지닌 양면성을 설명한다. 이처럼 종교를 바탕으로 한 여느 작품들이 물질을 추구하는 욕망에 비판적인 데 반해, 『목련구모권선희문』은 단순히 도덕론을 설파하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다각적으로 사색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주인공이 세속에 있을 때는 돈에 대한 사람들의 지나친 열망을 비판하지만, 정작 저승으로 무대가 바뀐 뒤에는 선행을 많이 한 사람은 금이 쌓여 있는 금전산을, 착한 일을 조금 한 사람은 은전산을 지나가지만, 악행을 저지른 사람은 돈을 쓸 수 없는 파전산을 지나간다는 이야기로 바뀐다. 이처럼 재물을 추구하는 것을 무조건 죄로 추정하지 않는 모순적 의식은 당시 사회에서 부와 상업 윤리가 갖는 의미가 커졌음을 반영한다. 작품에 다채로운 지옥이 등장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단테가 『신곡』에서 여러 지옥을 돌아다닌 것처럼 『목련구모권선희문』에서는 화염산이나 범이 위협하는 호표관 같은 장소가 등장한다. 또한 단테가 위험에 빠질 때마다 베르길리우스와 베아트리체가 도움을 준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관음이 등장해 주인공의 여정을 돕는다. 효를 강조하는 유교적 사상을 이야기하면서도 주인공이 불교에 귀의해서 자신과 어머니를 구하고 나중에는 도교를 대표하는 신선이 된다는 설정은 이 작품이 지닌 작품의 복합적인 요소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효와 불효, 선업과 악업의 단순한 이분적 구성에서 벗어나 당대 관념을 대표하는 여러 등장인물이 등장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는 점에서 『목련구모권선희문』은 당시 주류와 비주류의 사상을 모두 아우르는 일종의 백과사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동아시아만의 복합적인 관념 세계를 잘 직조해 하나의 대서사시로 만든 이 작품은 고전이 왜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지를 잘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