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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는 마을
여우들의 습격 아버지와 여우왕 깡통 귀신 전쟁은 끝나고 |
인간의 탐욕에 경종을 울리는,
‘자연과 생명’에 관한 메시지! 우봉규 작가의 신작 《여우왕》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인간의 멈출 줄 모르는 탐욕과 지나친 착취에 경종을 울리는 장편동화입니다. 동시에 여우 떼들의 습격, 인간과 여우와의 싸움 등 흔히 볼 수 없는 소재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로, 박진감 넘치는 서사와 재미 또한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감각적이고 가벼운 소재들로 가득한 동화 시장에서 《여우왕》은 독특한 자기만의 빛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연과 생명의 존중’이라는 확고하면서도 기본적인 가치들을 뚝심 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우왕》은 이처럼 자연과 생명에 관한 메시지를 판타지로 풀어내는 웅숭깊음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옛이야기를 기반으로 해서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에 친밀하게 접근한 점과, 한국적 판타지라 할 만한 독특한 표현 양식을 통해 이야기의 주제를 탁월하게 표현한 수작입니다. 인간과 여우와의 잔혹한 전쟁, 그 속에서 피어나는 슬픈 감동! 평화롭던 오봉산 고개마을, 백 년 묵은 여우왕의 지휘 아래 여우 떼가 무자비하게 습격해 옵니다. 여우들은 닥치는 대로 가축들을 먹어 치우고는 산과 들의 풀뿌리 하나, 곡식 한 톨 남기지 않더니, 급기야 마을 사람들까지 차례차례 해치기 시작합니다. 마을 사람들도 힘을 모아 대적을 해보지만, 사람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홀리는 여우왕은 당해 낼 수가 없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나가고, 이제 오봉산 고개마을에는 바람이네 가족만 남았습니다. 사냥꾼인 아버지와 바람이 그리고 앞 못 보는 누나 꽃님이는 가족과 고향을 지키기 위해 여우들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왜 여우왕은 인간들을 이처럼 무자비하게 해치려 하는 것일까요? 여우왕의 슬프고도 잔혹한 복수의 이면에는 인간을 향한 날선 비판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여우 떼들의 습격으로 점점 사람 없는 마을로 바뀌어 가는 오봉산 고개마을의 모습은, 실상 인간들이 자연과 동물들에게 자행해 온 폭력과 살생, 파괴의 모습을 거꾸로 들여다본 거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보다 조금 뛰어난 꾀 하나만을 믿고 오직 자기들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동물이 바로 인간이지. 하지만 그런 날은 오래지 않을 거다. 우리 여우뿐만 아니라 호랑이, 늑대를 비롯해서 심지어 땅 밑을 기는 개미까지 인간에게 복수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어. 너도 사냥꾼으로 많은 동물들을 죽였으니 이제 순순히 죽어 주는 것이 하늘의 도리가 아닐까?”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살생이 여우왕의 슬프고도 잔혹한 복수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어둡고 무거운 주제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의 면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족의 따뜻함과, 역경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주인공 바람이의 굳은 의지를 비롯해 생명에 대한 소중함 등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깨닫게 해 줍니다. 이처럼 《여우왕》은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빠르고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보여 주고 있어, 인간과 여우와의 전쟁 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서사와 묵직한 감동이 함께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 《여우왕》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우, 귀신, 도깨비 등은 기괴하고 신비롭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표현되는데, 이런 각각의 캐릭터가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어 이야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캐릭터들은 우리 옛이야기 속에서 가지고 온 야차, 도깨비, 두루뭉수리 등을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덧입혀 전혀 새로운 캐릭터로 재창조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졌으며, 재미와 극적인 효과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형진 그림 작가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 주는 캐릭터의 표현을 “이야기는 황량하고 어둡지만, 주인공 바람이는 매우 씩씩하고 따뜻합니다. 그래서 그림의 전체 분위기를 어둡고 으스스하게” 표현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뿐만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도, 황량하고 어두운 배경을 뚫고 나오는 듯한 캐릭터의 따뜻함과 씩씩함을 잘 녹여 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