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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작가의 말 1. 벌써 2년 2. 우리 엄마, 풀빵엄마 3. 주말 가족 4. 진주의 기도 5. 우울한 크리스마스 6. 빈칸 아빠 7. 깜짝 선물 8. 마지막 풀빵 9. 재롱 잔치 10. 집으로 11. 이별 12. 답장 이야기를 마치며 추천의 말 |
글노경희
그림김령하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은 엄마가 1년 중 가장 좋아하던 때였다. 찬바람이 불고 날이 추워야 장사가 잘됐기 때문이다. 엄마는 거리에서 풀빵을 만들어 팔았다. 새하얀 김과 함께 달콤한 냄새가 폴폴 새어 나오던 엄마의 포장마차. 그 풍경을 떠올리니 어느새 입 안 가득 침이 고였다. 엄마의 풀빵은 국화꽃 모양으로, 묽은 밀가루 반죽을 빵틀에 붓고 그 위에 단팥을 얹은 후 다시 밀가루 반죽을 끼얹어서 만들어 냈다. 빵틀에서 갓 꺼낸 풀빵은 겉은 바삭하고, 한 입 베어 물면 따뜻하고 달콤한 속이 그렇게 맛날 수가 없었다. 엄마의 풀빵은 인기가 꽤 좋아서, 자주 들르는 단골손님도 많았다. (……중략……)
엄마의 포장마차에 갈 때면 진주는 풀빵을 몇 개씩이나 먹곤 했다. 그러나 늘 맛있어서 먹은 것만은 아니었다. 엄마는 언제나 풀빵이 다 팔려야 장사를 끝냈다. 아침에 준비해 온 반죽을 그날 다 만들어 팔지 못하면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손님이 많아 이른 저녁에 장사를 마치기도 했지만 어떤 날은 밤 10시가 되도록 팔지 못했다. 그런 날이면 엄마도, 진주도, 인우도 모두 밤늦게까지 포장마차를 지켜야 했다. ‘내가 몇 개라도 더 먹으면 장사가 더 빨리 끝나지 않을까.’ 진주는 한없이 초조한 마음에 풀빵을 몇 개씩 집어먹곤 했다. --- 2장. 「우리 엄마, 풀빵엄마」 중에서 "근데, 너희 크리스마스가 왜 일 년 중 가장 추운 12월에 있는지 알아" "왜요?" "추우니까. 12월이 제일 춥고 제일 쓸쓸하니까. 생각해 봐. 크리스마스가 있으니까 아무리 추워도 12월이 기다려지고, 기대되고 그렇잖아?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고." "맞아. 엄마, 나 선물 사 줄 거지요"? "그럼. 그러니까 인우, 누나 너무 힘들게 하지 말고, 속상한 일 있어도 아무데서나 큰 소리 내서 울지도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하고 잘 놀다가 금요일에 만나는 거야, 알았지? 힘들어도 참으면 좋은 날이 오는 거야." "크리스마스처럼"? "그래, 그런 게 희망이야." 엄마 얘기에 인우 목소리가 들뜨고, 가만히 듣고 있던 진주의 마음도 따뜻해졌다. 월요일마다 생이별이 벌써 2년째. 늘 씩씩하게 인우에게 어린이집에 가자고 했지만 진주도 어린이집이 가까워지고 엄마와 헤어질 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약해지곤 했다. 엄마의 말에 힘이 났다. 진주는 엄마만 있으면, 힘들어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주에게는 엄마가 크리스마스고 희망이었다. --- 4장. 「진주의 기도」 중에서 |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3학년인 진주가 엄마와 보낸 마지막 6개월여의 시간을 회상한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병마에 신음하던 엄마는 아직 어린 진주와 인우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병과 싸워 이겨 내고자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순간은 더없이 불안해하며, 어떤 순간은 간절한 기도를 올리며, 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며……. 그러면서 엄마는 진주가 모르게 한 편씩 한 편씩 영상 편지를 준비해 둡니다. 그것은 혹시 찾아올지도 모를 그날 이후에도 진주가 너무 아프지 않게 이별의 강을 건너갈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사랑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릴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 진주의 회상을 따라가며 엄마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알아차렸을지 모르지만 이 책은 ‘MBC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 중 한 편으로 방송됐던 〈풀빵엄마〉를 바탕으로 쓴 동화입니다. 50분짜리 다큐멘터리에 다 담을 수 없었던 아이들과 풀빵엄마의 사랑을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어 그려봤습니다. - 노경희 작가, 작가의 말 중에서 풀빵엄마 최정미 씨를 만나고, 〈풀빵엄마〉를 촬영하고, 〈풀빵엄마〉를 방송하면서 한시도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생각은 ‘가족 사랑의 소중함’이었습니다. 싱글맘이자 장애인 그리고 말기 위암 환자인 한 여성이 항암 치료로 피폐해진 몸을 이끌고 새벽부터 풀빵 반죽을 준비하고, 밤 9시까지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풀빵 장사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어린 딸과 아들, 그녀의 가족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돌보고 살피는 것보다 딸과 아들을 챙기는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자신이 아파 쓰러지는 순간에도 아이들 걱정이 더 컸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다 내어 주면서도 가족이라는 끈만은 끝까지 붙잡았던 그녀의 모습에 우리는 가슴 아파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가족사랑, 그것은 공통된 인류의 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하기에 〈풀빵엄마〉는 국경을 넘어선 감동의 방송이 되었고, 한국 방송사상 처음으로 국제 에미상이라는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풀빵엄마 최정미 씨를 만나고, 촬영하면서 PD의 입장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받았던 수많은 감동을 한 시간짜리 방송을 통해서 전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방송은 ‘스치고 지나가는’ 속성을 갖는 매체이기에 그 감동의 온기를 곁에 붙들어 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동화로 만드는 작업이 결정되었습니다. 너무나 반갑고 감사한 일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어린이들이 읽을 동화라는 사실이 더욱 제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유해진 PD, 서문 중에서 |
세계인을 울린 'MBC 휴먼다큐 사랑' 최고의 감동 실화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국내 최초 수상작! “슬픔을 넘어서는 위대한 사랑 이야기”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아직 기회가 있을 때 더 많이, 더 간절하게, 더 넓은 마음으로 가족, 친지, 이웃을 배려하는 사랑의 사람들이 되라고, 사소한 것에도 감동할 줄 아는 감사의 사람들이 되라고, 기도의 눈물로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 이해인(수녀, 시인) 저는 믿습니다. 남겨진 아이들은 풀빵 속에 든 단팥처럼 뜨거웠던 엄마의 인생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으리란 것을……. ― 허수경(방송인) 세계를 감동시킨 풀빵엄마의 아름다운 사랑 2010년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은 ‘Red Bean Cake’였다. 바로 'MBC 휴먼다큐 사랑' 시리즈 중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풀빵엄마'다. 이 작품은 위암말기 환자이자, 두 아이의 싱글맘이었던 최정미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아이들과 함께 보낸 마지막 6개월을 담담히 기록하고 있다. 국제 에미상 수상은 한국 작품으로는 '풀빵엄마'가 최초인데, 숭고한 모성애가 인류 보편의 감성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세계를 울린 '풀빵엄마'가 어린이를 위한 장편동화(『풀빵엄마』동아일보사 간, 2011년)로 새롭게 재탄생되었다. 풀빵엄마의 두 주역인 유해진 PD와 노경희 작가는 아이들에게 풀빵엄마의 사랑과 가족애의 소중함을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동화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50분짜리의 다큐멘터리로는 미처 담아낼 수 없었던 풀빵엄마의 크나큰 사랑이 작가적 상상력과 만나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이 작품을 읽은 이해인 수녀는 “슬픔을 넘어서는 위대한 사랑 이야기”라고 평했고, 다큐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방송인 허수경 씨는 “아이들은 풀빵 속의 단팥처럼 뜨거웠던 엄마의 인생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풀빵엄마』의 출간을 반겼다. * 허수경 씨 인터뷰 동영상 : http://img.imbc.com/imbc/artimage/2009/05/07/ccu_lov_09/movie01.swf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알려주는 동화 시한부 삶이라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어떤 드라마의 주인공보다 멋진 용기와 사랑을 보여준 풀빵엄마는, 우리에게 사랑이란 거창한 결심이나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작은 실천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두 아이를 남겨두고 이별을 준비해 나가는 풀빵엄마의 애절한 사랑을 통해 만남과 이별의 소중한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이 책 『풀빵엄마』는 삭막해져만 가는 이 시대 독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를 깊은 감동과 함께 일깨워 준다. “엄마에게 살고 싶다는 것은 한낱 소원이나 희망 같은 게 아니었어. 엄마로서 내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이자 책임. 그래, 나는 엄마니까…….” - 본문 중 '엄마의 편지' 중에서. 풀빵엄마의 두 자녀들은 동화 속에서처럼 이모와 이모부를 엄마와 아빠라 부르며 살아가고 있다. 방송을 보고 감동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남은 두 아이들을 걱정하며 후속 취재를 요청했지만, 이모부 내외는 아이들이 더 이상 언론에 노출되지 않게끔 도와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두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다. 삶은 동화와는 다르겠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크나큰 사랑을 받았던 기억만으로도 씩씩하게 잘 살아갈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아이들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에너지 저장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풀빵엄마』는 저작권자들의 의사에 따라 인세의 3%를 풀빵엄마의 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