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나라에서도 비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난 만큼 외식 문화가 보편화되었고, 무엇보다 패스트푸드에 점령당한 어린이들에게서 소아 비만과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피자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는 대부분 주문만 하면 곧바로 나오는 고 칼로리 고 지방 식품. 그런 패스트푸드로 빠르고 간편하게, 별 생각 없이 식사를 대신해 온 탓에 마침내 비만이 부르는 무서운 질병을 걱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책 『밥상에 오른 과학』은 과학의 눈으로 패스트푸드의 실체와 함정을 들여다 본 책이다. 또한 과학의 눈으로 패스트푸드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구체적으로 우리 몸에 어떤 영양을 미치는지 다채로운 과학 실험과 사례를 들어가며 분석한 책이기도 하다. 나아가 오랜 세월 동안 먹어 온 전통 음식들과 꼼꼼하게 비교해 보면서 겨레의 슬기와 과학성에 대해 밝은 눈을 뜨도록 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주식인 밥을 비롯해 김치, 콩과 된장, 갖가지 발효 음식들, 그리고 겨울 밥상에 오르는 나물과 옹기에 이르기까지 전통 음식에 숨은 겨레 과학 이야기가 알차게 담겼다.

이 책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 읽힐 수 있도록 두 가지 구성 요소를 두었다. 먼저, 꼭지마다 나오는 ‘대결, 과학 한 판!’이라는 코너가 눈길을 끌만하다. 패스트푸드와 전통 음식의 칼로리 대결, 쌀과 밀가루의 지방 흡수율 비교, 김치와 기무치의 유산균 비교, 나물과 샐러드의 영양소 대결 등 나라 안팎에서 진행된 실험 결과를 토대로 모두 7개의 흥미로운 과학 대결이 벌어진다. 결과는 전통 음식의 7전 전승. 어떤 과학의 잣대로 들여다보고 비교해 보든 패스트푸드는 우리 전통 음식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다른 하나는 과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생활 동화 형식을 취함으로써 보다 현실감 있고 재미있게 읽히도록 했다는 점이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배불뚝이 아빠’와 ‘외식 엄마’, 그리고 ‘우량아’라는 별명을 가진 한 가족이 패스트푸드와의 결별을 선언, 밥상 혁명을 이뤄 가는 과정을 통해 ‘식구(食口)’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모습이 흥미롭게 펼쳐진다.